★ 오두방정 귀신 퇴치법
글/그림 김상균 | 책고래
(발행 : 2017/11/30)
★ 2017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귀신 이야기라면 자다가도 귀 쫑긋 세우고 눈 동그랗게 뜨고 달려드는 아이들, 무섭다고 이불을 반쯤 뒤집어쓰면서도 ‘그만할까?’하며 슬슬 애를 태우면 한사코 나머지 이야기 마저 들려달라고 매달리는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겠다 싶어 보자마자 함박웃음을 지었던 그림책 “오두방정 귀신 퇴치법”입니다.
귀신도 무서워하는 귀면방상씨, 귀신 부르는 금계, 불귀신 잡는 해태, 귀신 잡는 하늘 개 천구, 천상과 인간을 연결하는 삼두매, 잡귀 쫓는 도깨비, 벽사 수인 오두귀신, 노래와 춤으로 역귀 쫓는 처용, 귀신 먹는 호랑이, 잡귀를 없애 세상을 맑게 하는 호로, 귀신 부리는 비형랑, 악귀 악몽을 퇴치하는 불가사리, 귀신 물리치는 신물 사자, 귀신 쫓는 청룡까지 그림책에 다양한 신과 영물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전설이나 신화에 자주 등장해 낯익은 이름도 있고 생소한 이름도 있습니다. 낯설건 친근하건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민간신앙 속에서 우리와 함께 해온 존재라는 점, 그리고 각종 나쁜 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해 왔다는 점입니다.
불귀신 잡는 해태
해태는 온몸에 푸른 비늘이 돋아 있어요.
물에 살아서 불을 막는 데 명수예요.
귀신과 재앙을 물리치는 힘이 있답니다.
해태는 우리에게는 아주 친숙한 상상 속 동물입니다. 물에 살아서 불을 막는데 명수인 해태, 일렁이는 파도 위에서 이글이글 불타는 눈으로 사방을 살피고 있습니다. 행여나 불귀신이 불장난을 치면 당장에라도 해치우러 달려갈 것 같은 든든한 모습으로요.
색상을 입힌 커다란 그림으로 이야기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아보기 쉽게 배치했고 배경 그림에는 잡귀들의 장난을 흑백 그림으로 그려 넣어 이해를 돕고 있어요. 늠름한 해태 뒤쪽 배경 그림 속에도 잡귀들이 궁궐을 향해 불장난치고 있는 모습을 익살스럽게 보여주고 있어요. 그 앞에 돌로 만든 해태가 든든하게 궁궐을 지키고 있는 장면을 넣어 해태의 역할이 무엇인지 그림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페이지마다 먹색으로 그림틀을 그려 넣어 그림 한 장이 마치 한 장의 부적처럼 보이기도 해요.
머리 셋, 다리 하나인 삼두매가 이리저리 사방을 살피고 있습니다. 삼두매는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액과 잡귀를 찾아내면 세 개의 부리로 쪼아 없앤다고 해요. 삼두매가 하늘에 매섭게 등장하자 잡귀들이 놀라 줄행랑을 치는 장면이 웃음을 자아냅니다. 늠름한 삼두매와 달리 잡귀들의 모습은 익살스럽게 그려내 그림책 보는 재미를 선사하면서 우리 앞에 닥친 힘들고 어려운 일들도 마음먹기 따라 능히 해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자는 위엄과 용맹스러움의 상징이죠. 옛날부터 사람들이 사자탈을 쓰고 사자춤을 추는 것은 잡귀를 물리치고 액운을 막아주는 벽사의 의미가 들어있다고 합니다. 신명 나는 사자춤 한 판에 오들오들 떨며 다리야 날 살려라 줄행랑치고 있는 잡귀들.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귀신 잡는 귀신들 때문에 온갖 수난을 겪고 있네요.
부적이나 춤으로 또 어떤 형상이나 노래 등으로 사람들 사이에 오랜 시간 동안 전해 내려오는 상상의 동물들과 영물, 신령들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요?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고 늘 조심해서 살자는 의미도 있을 거예요. 또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도 반드시 해결할 방법이 있으니 실망하거나 낙담하지 말고 씩씩하게 살아가라는 의미도 담겨있을 것입니다.
나쁜 것들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착한 신들의 이야기 “오두방정 귀신 퇴치법”. 청적황백흑 다섯가지 오방색을 사용해 귀신 잡는 특별한 영물들의 이야기에 신비함을 더해주고 있는 이 그림책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그들이 우리 곁을 지키고 있기에 우리 삶이 든든하다고, 그러니 씩씩하게 행복하게 살아가라고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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