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생긴 너에게

동생이 생긴 너에게
책표지 : Daum 책
동생이 생긴 너에게

카사이 신페이 | 그림 이세 히데코 | 옮김 황진희 | 천개의바람
(발행 : 2018/01/31)


“동생이 생긴 너에게”는 동생이 태어나기를 기다렸던 아이가 동생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기까지 겪게 되는 다양한 감정들을 따스하게 그려낸 그림책이에요. 동생 하면 떠오르는 수많은 기억들이 녹아있는 그림책, 앞으로 동생을 맞이할 형아나 언니가 겪게 될 감정들이 그림책에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이세 히데코는 그 섬세한 감정들을 푸른 색감의 그림들 속에 맑고 투명하게 담아냈어요.

동생이 생긴 너에게

유치원에서 돌아오자마자 준이는 하늘이를 안고 오늘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하늘이도 오늘 집에서 있었던 일을 준이에게 이야기해주었어요. 아, 하늘이는 준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하늘색 코끼리 인형이에요. 더없이 포근하고 폭신폭신한 하늘이를 준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준이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준이는 오늘 유치원 친구들에게 형아가 될 거라고 말했어요. 다들 준이 곁에서 재잘거리며 동생 이야기를 하는데 유독 유나만 관심이 없어요. 유나 혼자 그네만 열심히 타고 있을 뿐. 그런 유나에게 준이가 다시 동생 이야기를 하자 내내 시큰둥하게 그네만 타던 유나가 이렇게 말하고는 달아나 버렸어요.

“이제 너네 엄마는 동생 엄마도 되겠네?
우리 엄마는 내 엄만데.”

달아나는 유나 등에 대고 ‘그래도 괜찮다’고 말했지만 무언가 준이의 뒷모습이 굉장히 쓸쓸해 보여요. 달아나는 유나 뒷모습은 뭔가 슬퍼 보이고요. 이제 내 엄마가 동생 엄마도 된다는 것! 그래도 정말 괜찮을까요?

동생이 생긴 너에게

멋진 형아가 되기 위해 혼자서 옷도 갈아입고 엄마의 무거운 짐도 들어 주고 쓰레기 버리는 것도 척척 돕는 준이, 아직은 좀 서툴지만 씩씩하고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

형아가 되는 건 뭘까?
쓰레기를 계속 잘 버리는 걸까?
청소를 깨끗이 잘 하는 걸까?

형아라면, 형아라서, 형아니까… 이런저런 형아 모습을 생각하며 준이는 하늘이를 데리고 날마다 형아 되기 연습을 하며 동생 맞을 준비를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준이는 드디어 진짜 형아가 되었어요.

동생이 생긴 너에게

그런데 어째 동생이 생긴 준이 모습이 쓸쓸해 보이네요. 저만치 아기와 함께 있는 가족들과의 거리가 준이가 지금 느끼고 있을 감정의 거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요. 혼자만 동떨어진 느낌, 소외된 느낌, 왠지 쉽사리 다가가지 못할 것 같은 그런 느낌으로요. 형아가 되기 위해 먼저 연습도 해보고 미리 상상도 해봤지만 실제와 상상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는 모양인가 봐요.

갓 태어난 동생 윤이를 보며 눈물을 훔치고 계시는 할머니, 아기 머리 맡에서 흐뭇하게 웃고 있는 할아버지, 동생에게 눈길을 떼지 못하는 엄마 아빠. 그런 모습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며 준이는 생각했어요. 기쁜 것 같기도 하고 조금 무서운 것 같기도 한, 이상한 기분이라고……

동생이 생긴 너에게

준이는 종일 엄마만 기다리는데 엄마는 언제나 동생만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유나 말대로 정말 엄마는 이제 동생의 엄마가 된 것일까요?

매일 같이 울고 자기만 했던 윤이가 언젠가부터 자꾸만 하늘이를 달라고 조르기 시작하자 준이는 더 이상 형아가 하기 싫어졌어요. 더 이상 엄마의 소중한 아이가 아닐지도 모른다며 속상해하는 준이에게 하늘이가 오래된 사진첩을 들고 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린 시절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인형 하늘이가 지금은 준이의 소중한 인형이 된 것이라는 하늘이 이야기는 엄마와 준이가 사랑으로 이어져 있음을 알려주었어요. 지금은 준이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없지만 사진 속에 남아있는 사랑의 흔적들은 준이도 변함없이 소중한 아이라는 것을 보여주었고요. 준이는 그제야 알게 되었어요.

아, 나도 윤이랑 똑같네.
똑같았구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하늘이 목소리가 꼭 엄마 목소리 같았어요.

동생이 생긴 너에게

다음날 준이는 윤이에게 소중한 하늘이를 맡기고 유치원에 갑니다. 그렇게 소중한 하늘이는 이제 윤이의 소중한 친구가 되었고 이제 준이는 하늘이 대신 친구들이랑 더 많이 뛰어놀았어요. 이제 준이에게는 더 이상 하늘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지만 준이는 ‘언제나 엄마의 소중한 아이’라는 사실만큼은 절대 변함없음을 알게 되었어요.

엄마와 준이 그리고 윤이를 이어주는 존재 하늘이, 엄마랑 하늘이의 목소리가 비슷한 이유를 생각해 보면서 싱긋 웃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엘모 인형 목소리가 제 목소리랑 비슷했거든요.^^)

기대감과 배신감, 사랑과 질투 등 수많은 감정을 경험하면서 가족 간의 사랑은 더욱 커지고 깊어지는 것이겠죠. 그렇게 우리는 날마다 자라고 자라왔을 테고요. 배경을 생략한 엷은 수채화 그림으로 형아가 된 준이의 상실감과 성장통을 아련하면서도 아름답게 들려주는 그림책 “동생이 생긴 너에게”, 영원히 사랑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어 하는 것은 어린 준이뿐 아니라 어른이 된 우리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습니다.


함께 읽어 보세요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