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집
책표지 : 인터파크
이상한 집

글/그림 이지현 | 이야기꽃
(발행 : 2018/03/19)


거꾸로 선 이상한 집, 제목에 ‘집’이란 글자도 거꾸로 서있어요. 글자도 집도 뭔가 이상해서 이상한 그림책 “이상한 집”, 표지 그림을 처음 마주했을 때 탁 떠오른 건 ‘오즈의 마법사’였어요. 이상한 집에 사는 이도 도로시처럼 집을 타고 엄청난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이상한 나라로 모험을 떠나게 된 게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위태위태하게 거꾸로 선 이 이상한 집에 사는 이는 누구일지, 별일 없는지 동그란 창문을 똑똑똑 두드리고 안부를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이상한 집

땅에서 솟아난 것처럼 집도 문도 너무나 길쭉한 집, 길쭉한 이 집을 보고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이런 집엔 누가 살지?’입니다. 그러게요, 이런 집엔 정말 누가 살까요?

이상한 집

그 집에서 키다리 피에로가 어기적어기적 걸어 나옵니다. 아하~ 그래서 길쭉한 집! ^^ 얼굴에 살포시 띈 미소가 ‘나일 줄 몰랐지?’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길쭉한 집 이웃집에는 납작한 집이 있어요. 길쭉한 집 옆에 있어서인지 납작해도 너무 납작해 보이는 이 집에 사는 이는 또 누구일까요?

하얀 여백 위에 덩그러니 놓인 집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집의 모습이 아니에요. 굉장히 길쭉하거나 너무  납작하거나 아주아주 커다랗거나 되게 되게 쪼끄만 집, 창문도 문도 엄청 높은 곳에 위치한 높다란 집, 가느다란 기둥 위에 서있어 아슬아슬해 보이는 위태로운 집… 이렇게 그림책 “이상한 집”속에는 다소 의아하고 이상해 보이는 다양한 집들이 등장합니다. 독특하게 생긴 집 외에 아무것도 없다 보니 책 속에 등장하는 집에 시선이 집중되고 그 집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런 집엔 누가 살까?’ 페이지를 넘기면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요. 길쭉한 집에서 나온 키다리 광대처럼 집과 꼭 닮은 집주인을 보면 ‘아하!’하면서 웃게 되죠. 그렇게 웃고 나면 또 옆에 놓인 저 집에는 누가 살고 있을지 궁금해지고요.

이상한 집

순록을 이끌고 나오는 산타 할아버지의 집은 굴뚝이 기다랗게 생겼어요. 굴뚝이 문이니 집에는 창문만 있을 뿐 문이 따로 없어요. 산타 할아버지 옆집은 물로 가득 찬 뭔가 굉장히 익숙하고 친근한 집입니다. 이 집에 누가 살고 있을지 혹시 짐작했나요? 이지현 작가 그림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아마도 반가운 마음에 이 장면을 보면서 ‘오호!’하고 웃을 것 같습니다.

표지에 있는 거꾸로 선 집에서는 물구나무를 한 사람이 밖으로 나와요. 뾰족뾰족 온통 가시투성이 집에서 나온 이의 가슴에는 커다란 반창고가 붙어있어요. 창문도 계단도 문도 굴뚝도 모두 똑같이 생긴 집 두 채에서는 똑같이 생긴 쌍둥이가 나란히 나오고요. 집 속에 집, 그 집 속에 또 집이 계속되는 끝없는 집에서는  마트료시카가 줄줄이 문밖으로 나옵니다. 마치 까꿍 놀이라도 하듯이 다음 페이지에 짠하고 등장하는 이상한 집에 사는 집주인들. 아기자기한 그림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집과 집에 사는 이들을 보다 보면 이렇게나 다양한 집과 그 집에 사는 이들을 연결한 작가의 참신함에 빙그레 웃게 됩니다.

이상한 집

재미난 마을

이상한 집들만 모여있는 이 마을은 이상한 마을이 아닌 재미난 마을입니다. 달라서 재미있고 이상해서 신기하고 다들 이상하니 이상한 것이 전혀 이상해 보이지 않는 다채롭고 신기하고 개성 있는 그래서 재미있는 마을입니다. ^^

그림책 속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재미난 마을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찾아보세요. 차가운 집에 살았던 더위 많이 타는 친구는 수영장 집을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고 뜨거운 집에 사는 추위 많이 타는 친구는 가시 돋친 집에 사는 상처받은 친구를 따뜻하게 위로해 주고 있어요. 재미난 마을 속에 그림책에 등장했던 친구들의 원래 집이 어디였는지도 연결해 찾아 보세요. 이지현 작가의 전작 “수영장”, “문”들을 연상시키는 장면들도 한 번 찾아보시구요. 글자는 거의 없지만 볼거리는 정말 많은 이상하고 재미난 그림책 “이상한 집”입니다. ^^

그동안 모두 똑같이 생긴 아파트에만 살아서 이웃들이 궁금하지 않았던 걸까요? 집이 조금만 독특해도 이런 집에는 누가 사는지 이렇게나 궁금해지는데 말이에요. 독특하게 생긴 집과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느새 우리는 그 집을 이해하고 그 집에 사는 사람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상한 집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마법이 펼쳐지게 되죠.^^

이지현 작가의 전작 “수영장”에서 소년의 상상의 문을 연 것은 파란 수영장 물이었어요. 파란 수영장 물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흑백의 세상이 사라지고 아름다운 색채로 물들인 세상이 열리기 시작했죠. “문”에서 상상의 문을 연 것은 낡은 문을 여는 열쇠였어요. 흑백의 세상에 살던 주인공이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색채로 가득한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서게 되죠. 색채로 가득한 세상은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마법 같은 세상입니다. “이상한 집”은 이상한 집들이 모여있는 마을 자체가 색채로 가득한 마법의 세상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 세상은 존재하지 않아요. 마음을 열고 바라보는 순간 상상의 문이 열리고 마법의 세상이 펼쳐진다는 의미에서는 세 작품이 모두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문’이라는 소재만 가지고 보면 각자 자신의 집 문을 열고 나와 생김새도 피부색도 모두 다른 이들과 만나 즐겁게 어울리는 모습에서 “문”“이상한 집”은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자 개성 있는 집에 사는 재미난 마을의 이상한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평화롭게 사는 멋진 세상을 그려낸 그림책 “이상한 집“, 집은 마음과 똑같아요. 문 닫고 들어가 나오지 않으면 그곳에 누가 사는지 아무도 알 수 없죠.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 세상은 환하고 재미있게 변신합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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