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만”이라는 똑같은 제목을 가진 그림책 두 권. 한 권은 공룡 그림책 시리즈로 잘 알려진 경혜원 작가의 그림책이고, 또 다른 그림책은 “손가락 아저씨”의 김선배 작가의 신간으로 ‘송정마을 그림책 시리즈’ 중 한 권입니다.

“한 입만”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저는 야식으로 ‘라면 몇 개 끓일까?’ 물어보면 안 먹겠다 해놓고서 막상 한 개만 끓여서 혼자 먹으려고 하면 옆에서 한 입 두 입 결국엔 다 먹어버리던 동생이 떠올라요. ^^

똑같은 제목의 두 권의 그림책 속에도 그런 인물이 등장해요. ‘한 입만, 한 입만!’ 하면서 졸졸 따라다니는 주인공들이 어쩐지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그 시절 얄미웠던 친구나 동생 같기도 합니다.


한 입만!
책표지 : Daum 책
한 입만!

글/그림 김선배 | 한울림어린이
(발행 : 2018/03/29)


한 입만!

학교 갔다 돌아와 보니 엄마가 밭에 간다며 떡 먹으면서 놀고 있으라 편지를 남겨 놓으셨어요. 하지만 혼자만 먹기 아까웠을까요, 아니면 혼자 놀기 너무 심심했을까요? 아이는 맛있는 냄새가 코끝까지 폴폴 나는 말랑말랑 달콤떡을 머리에 이고 엄마를 찾아 길을 나섭니다. 아이 얼굴에 해님처럼 밝은 미소가 번져있어요. 그런데…….

한 입만!

아이 앞에 누군가 자꾸만 나타나 도움을 요청해요. 그때마다 아이는 모른 척 지나치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건넵니다. 얼굴 없어 말 못 하는 달걀귀신에게는 눈 코 입을 그려주고 떡 한 입, 갈대숲에 무섭다 숨어있는 귀신도, 배고픈 힘 없이 누워있는 도깨비도, 심심하다고 같이 놀자는 물귀신에게도 아낌없이 떡 하나씩 나눠주었어요.

한 입만!

한 입만, 한 입만! 하고 자꾸자꾸 다가오는 귀신들에게 인심 좋게 떡 한 입씩 나눠주다 보니 결국은 텅 비어버린 광주리,

“어, 한 입도 없잖아!”

‘엄마아!’부르며 아이가 빈 광주리 옆에서 엉엉 울고 있어요. 이래저래 앞다투어 떡 먹느라 왁자지껄 정신없던 귀신들이 그 소리에 놀라 슬금슬금 아이 눈치를 보기 시작합니다.

한 입만!

아이도 울고 맑은 하늘의 하얀 구름도 울고, 터덜터덜 빈 광주리를 힘 없이 이고 가는 아이 모습을 지켜보던 귀신들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어요. 내가 슬퍼하고 있을 때, 내가 무섭다고 구석에 숨어 있을 때, 내가 배고픔을 못 이겨 누워있을 때 아낌없이 도움의 손길을 건네주었던 그 착하고 예쁜 아이가 저렇게 슬퍼하고 있는데 이대로 아무것도 못 본 척 아무것도 모른 척할 수야 있나요?

한 입만!

휙휙휙휙! 휙휙휙휙~ 맘씨 고운 아이를 위한 귀신들의 선물이 광주리를 향해 날아듭니다. 순하고 우직하고 같이 놀기 좋아하고 장난 좋아하고 사람과 친하게 지내려고 했던 우리 도깨비들 우리 귀신들, 은혜 갚기 좋아하는 우리 민족 특성을 꼭 닮은 그들의 마음이 텅 빈 바구니를 다시 가득 채웠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인심들이 오간 사랑의 광주리를 이고 아이는 다시 위풍당당 엄마를 찾아가겠죠. 발걸음도 가볍게~

송정마을 그림책 시리즈
1. 안녕, 야학당
2. 우리 마을이 좋아
3. 한 입만!

책표지 : Daum 책
한 입만

글/그림 경혜원| 한림출판사
(발행 : 2017/10/30)

2017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한 입만

배고픈 꼬마 티라노는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이렇게 부탁했어요.

나 한 입만!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던 트리케라톱스, 피자를 먹으려던 디메트로돈, 물고기를 잡은 플레시오사우루스, 나뭇잎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으려던 브라키오사우루스, 고기파이를 먹으려던 스피노사우루스는 ‘나 한 입만!’하는 꼬마 티라노를 모른척 할 수 없어 자신들이 먹으려던 것을 내줍니다.

한 입만

하지만 티라노는 딱 한 입만! 먹겠다고 해놓고선 아주 커다랗게 한 입 베어먹었어요. 뭐……. 약속한 대로 한 입은 한 입이니까요.

애써 잡은 물고기 다섯 마리를 한입에 꿀꺽 먹어치우는 티라노를 보고 망연자실해있는 플레시오사우루스와 달리 티라노의 표정은 얄미움의 극치를 달리는군요. 잘 먹었어~하고 인사까지 하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플레시오사우루스, 마음 같아선 한 대 콩 쥐어박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한 입만

이것저것 실컷 뺏어 먹은 티라노 눈에 띈 것은 커다란 초콜릿 볼을 들고 있는 테리지노사우루스였어요. 후식으로 딱이라 생각한 티라노는 이번에도 염치 좋게 한 입만 달라고 졸랐죠. 그러자 테리지노사우루스 역시 선뜻 자신이 가진 것을 내어줍니다.

초콜릿 볼이라 생각한 티라노가 테리지노사우루스가 건넨 것을 한 입 베어 물자~

한 입만

초콜릿 볼이 이빨에 콱 박혀버렸어요. 알고 보니 초콜릿 볼의 정체는 바로 딱딱한 코코넛 열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코코넛 열매를 입에 문채 엉엉 울고 있는 티라노를 둘러싼 공룡친구들은 테리지노사우루스가 긴 손톱으로 뽕뽕뽕 뚫어준 구멍에 빨대를 끼워 넣고 쪼옥쪼옥 코코넛 주스를 마십니다. 아까와는 완전히 반대가 된 공룡들의 표정 보세요. ^^

다 마신 코코넛은 쪼개어 다들 한 입씩 나눠 먹었죠. 공룡 친구들은 코코넛을 굴러가지 않게 잘 잡아준 티라노를 위해 코코넛 조각을 한 입 남겨주었어요.

친구들이 남겨준 작은 코코넛 조각을 먹고 나서야 뭔가 깨달음을 얻은 꼬마 티라노, 활짝 웃는 얼굴로 사뿐사뿐 걸어가는 티라노가 남긴 말은 ‘오!’입니다. 티라노가 ‘오!’하고 말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 입만” 남은 이야기

한 입만!

말랑떡 대신 받은 맛난 과일이며 채소를 들고 무사히 엄마를 찾아간 아이, 엄마 한 입 나 한 입 맛있게 나눠먹고 있어요. 그 모습을 요기조기 몰래 숨어있는 귀신들이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

서로 돕고 어울려 살아가는 인간과 착한 귀신 이야기는 참 매력적인 소재인 것 같습니다.

위풍당당 엄마를 찾아 나섰지만 엄마를 찾아가는 길은 멀기만 해요. 혼자 언덕을 오르고 으스스한 갈대밭을 지나고 어두운 숲길을 헤치고 물가를 지나가는 동안 아이는 어쩌면 어른들이 들려주었던 무서운 이야기가 떠올랐을 거예요. 위축되고 오그라들고 그때마다 아이는 엄마가 만들어 주신 떡 한 입씩 먹으면서 용기를 냈겠죠. 어른들이 그러잖아요. 배가 든든하면 세상 무서울 것 없어진다고…… ^^

부드러운 선으로 시원시원하게 그린 그림과 리듬감 넘치는 문장으로 작은 먹거리 하나라도 나눠 먹는 인심 좋은 우리 민족 마음 씀씀이를 정감 가득하게 담아낸 그림책 “한 입만!”입니다.

한 입만

작은 코코넛 조각을 남겨준 공룡 친구들을 통해 나눔의 즐거움과 기쁨을 알게 된 꼬마 티라노, 이제 모두 힘을 합쳐 함께 코코넛을 땁니다. 키 큰 브라키오사우루스의 목말을 탄 티라노가 코코넛을 따면 친구들이 한데 모아요. 테리지노사우루스가 뽕뽕 구멍을 낸 코코넛을 모두 함께 둘러앉아 먹는 재미! 그럼요, 나 혼자만 먹으면 무슨 맛이 있겠어요. 나눠먹고 함께 먹고 같이 먹어야 제맛이죠.^^

무언가를 나누었을 때의 기쁨이 무엇인지 재미있게 그린 우리 그림책 두 권 “한 입만”, 받는 것보다 더 기쁜 것은 나누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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