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루크를 찾는 가장 공정한 방법
책표지 : Daum 책
사라진 루크를 찾는 가장 공정한 방법

(원제 : S’unir c’est se mélanger)
글/그림 로랑 카르동 | 옮김 김지연 | 꿈터
(발행 : 2018/07/06)


흰색 닭과 붉은색 닭, 검은색 닭들 사이에 무슨 큰일이 생긴 모양이에요. 푸드덕 거리는 닭들의 요란한 날갯짓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좋지 못한 일이 발생한 듯 보입니다.

“사라진 루크를 찾는 가장 공정한 방법”, 그림책 제목을 보니 이 상황이 대략 짐작이 가네요. 루크의 실종 때문에 닭들 사이에 이 소동이 벌어졌나 봅니다. 사라진 루크의 행방을 찾아 광장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는 닭들, 이들은 루크를 무사히 찾을 수 있을까요?

사라진 루크를 찾는 가장 공정한 방법

감쪽같이 사라진 루크는 흰색 수탉입니다. 흰색 닭 무리 가운데 쓰러져 있는 암탉, 발견했나요? 그 닭이 바로 실종된 흰색 수탉 루크의 아내 올리브예요. 올리브는 자신의 남편 루크를 족제비가 데려갔다고 확신했어요. 그 말을 들은 다른 암탉은 어제 여우가 먹이를 찾아 헤매는 모습을 봤다며 여우를 범인으로 지목했어요.

루크의 실종 때문에 충격에 빠진 흰색 닭들 사이에 온갖 추측이 오가면서 혼란은 점점 가중됩니다. 루크의 실종 소식은 순식간에 퍼져나갔어요. 흰색 닭들의 소란에 불안해진 검은색 암탉들은 없어진 수탉이 있는지 번호를 불러가며 확인해 보았어요. 그때 붉은색 암탉들도 술렁이기 시작합니다. 붉은색 수탉 노아도 감쪽같이 사라져버렸거든요.

사라진 루크를 찾는 가장 공정한 방법

닭들은 황급히 이 일을 의논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여 ‘암탉들 의회’을 열었어요. 사라진 수탉을 찾기 위해 열린 암탉들 의회, 재미있는 것은 사라진 닭이 없음에도 검은색 닭들이 참석했다는 것입니다. 그저 남의 일이라고만 보지 않고 한마음 한뜻으로 회의에 참석한 검은색 닭들입니다.

“더는 안 되지!”
“해도 너무 했어!”
“이렇게 살 수는 없어!”
“해결책을 찾아야 해!”

그런데 여럿이 모여 의견이 오가다 보니 점점 흥분을 하면서 회의장이 난장판이 되고 말았어요. 각자 커다란 목소리로 날개를 펄럭이며 대책을 이야기합니다. 앞으로 더 이상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각자 자기 말만 떠들어 댔죠. 바로 그때 검은색 수탉이 앞으로 나와 이런 일이 일어날 때까지 넋 놓고 기다리지만 말고 부대를 만들어 상대를 먼저 공격해 버리자는 제안을 했어요.

사라진 루크를 찾는 가장 공정한 방법

흰색 부대, 붉은색 부대, 검은색 부대로 나누어 세 개의 부대를 만들자는 제안을 시작으로 닭들은 궁리를 거듭한 끝에 날개 색으로 나누어 뭉치지 말고 모두가 모인 하나의 큰 부대를 만들기로 합의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부대의 줄을 어떻게 세울지가 문제가 되었어요.

떠들썩한 토론과 기나긴 공방이 이어지면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고 결국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위해 질서 있게 투표를 하기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투표 역시 만족할 만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합니다. 올리브는 흰색 암탉이 바깥쪽에 서지 못한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했거든요.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 투표, 하지만 소수의 의견은 묵살되어 버리는 방법이 투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닭들은 그러지 않았어요. 사라진 루크의 아내 올리브의 의견에 귀 기울여 주었죠.

사라진 루크를 찾는 가장 공정한 방법

오랜 고민 끝에  닭들이 일렬종대로 공평하게 설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낸 올리브는 이렇게 말했어요.

“단합은 날개 색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야.
색과 상관없이, 무리와 상관없이 서로 합쳐지는 것이지!”

각각의 날개 색을 가진 닭들이 모여 하나의 큰 부대를 만드는 데까지 합의를 했지만 날개 색깔대로 줄을 서 각자 다른 집단으로 보였던 닭들, 투표를 통해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방법을 알게 되고 소수의 의견에도 귀 기울일 수 있는 마음을 배워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완벽한 하나의 집단으로 거듭나게 되었어요.

드디어 루크를 찾으러 가기 위한 모두의 마음이 하나로 뭉쳐졌습니다. 두 날개를 불끈 쥐고 커다란 함성을 지르며 닭들은 보무도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갑니다. 흰색 닭과 검은색 닭, 붉은색 닭의 목표는 오직 하나! 사라진 루크와 노아를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한마음 한뜻으로 전진할 뿐이죠. 앞으로, 앞으로…….

사라진 루크를 찾는 가장 공정한 방법

그런데 그렇게 씩씩하게 나아가던 닭들이 갑자기 멈춰 섰습니다. 멈칫하면서 몹시도 놀란 표정을 하고 있는 닭들, 도대체 이들 앞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오직 루크와 노아를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뭉쳤던 이들의 행진을 막은 것은 무엇일까요?

마지막 남은 반전에 그만 푸하하 커다랗게 웃고 마는 그림책 “사라진 루크를 찾는 가장 공정한 방법”, 마지막까지 긴장 늦추지 말고 보세요.

이 그림책은 투표는 가장 신속하고 명쾌한 방법이지만 이 방법에도 분명 오류가 있다는 점을 꼼꼼하게 챙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문제에 직면했을 때 모르는 척 슬그머니 꽁지를 빼는 이가 아무도 없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모두가 나의 일처럼 여기고 적극적으로 나설 때 우리 사회가 한 걸음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마지막 예기치 못한 반전에 모양새가 조금 우습게 끝나기는 하지만 이것이 닭들의 삶을 퇴보 시키지는 않을 거예요. 오늘 하루 수고한 덕분에 닭들은 진짜 큰 힘을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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