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오싹 팬티!

오싹오싹 팬티

오싹오싹 팬티!

(원제 : Creepy Pair Of Underwear! )
애런 레이놀즈 | 그림 피터 브라운 | 옮김 홍연미 | 토토북
(발행 : 2018/07/02)


“호랑이 씨 숲으로 가다”, “오싹오싹 당근”, “선생님은 몬스터”의 작가 피터 브라운의 새 그림책이 오랜만에 나왔습니다. 2013년 칼데콧 명예상을 수상했던 “오싹오싹 당근”의 후속작 “오싹오싹 팬티”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애런 레이놀즈와의 합작입니다. ‘오싹오싹’이라는 제목처럼 과장스럽게 그려진 그림과 현란한 형광 초록색이 시선을 사로잡는 그림책이에요. 오싹오싹과 팬티의 조합이라니 제목만으로도 아이들의 기대에 찬 함성이 들려오는 듯합니다.

오싹오싹 팬티!

엄마랑 새 팬티를 사러간 재스퍼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소름 끼치는 으스스함’과 ‘무시무시한 편안함’을 갖춘 공포의 초록 팬티였어요. 이렇게 굉장한 팬티가 있다니! 좀 으스스해 보인다는 엄마의 말에 재스퍼는 이렇게 말했어요.

“저건 으스스한 게 아니에요!
멋진 거죠!
난 이제 아가가 아니라
다 큰 토끼라고요!”

오싹오싹 팬티!

멋진 새 팬티를 입은 재스퍼, 신나는 표정이 웃음을 자아냅니다. 새 팬티를 입은 재스퍼도 새 주인을 만난 팬티도 환하게 웃고 있어요. 잠자리에 들기 전 복도에 불을 켜 놓을지 묻는 아빠에게 재스퍼는 다시 한 번 말했어요.

“아빠! 난 이제 아가가 아니라
다 큰 토끼라고요!”

엄마 아빠에게 다 큰 토끼라고 말했지만 방문을 닫고 보니 뭔가 음산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캄캄한 방에서 재스퍼의 팬티만 빛나고 있었거든요. 그것도 유령처럼 으스스한 초록빛을 내면서……

오싹오싹 팬티!

두 눈을 질끈 감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베개로 얼굴을 덮어 보기도 했지만 으스스한 초록빛을 가릴 수 없었어요. 결국 새 팬티로 갈아입은 후 오싹오싹 팬티를 세탁 바구니에 쑤셔 넣고서야 잠들 수 있었죠. 하지만 재스퍼 상태를 보니 지쳐서 쓰러진 것 같아요. 세탁 바구니 맨 아래에 쑤셔 박힌 팬티는 여전히 초록빛을 내고 있고요.

이미 엄마 아빠에게 자신은 더 이상 아기가 아니라 다 큰 토끼라고 자신있게 말했던 재스퍼에게 오싹오싹 팬티는 자꾸만 난감한 상황을 가져옵니다. 쓰레기통에 버려도 멀리 중국으로 보내버려도 자꾸만 되돌아왔어요. 첫날 팬티와 함께 의기투합했던 표정은 어디로 사라지고 없고 팬티가 돌아올 때마다 재스퍼는 당황해 어쩔 줄 몰라하고 팬티는 몹시 즐거워 하고 있어요.

아빠가 무슨 일 있냐고 물었지만 재스퍼는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어요. 다 큰 토끼가 자기 팬티를 무서워한다는 건 창피한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겠죠.

오싹오싹 팬티!

결국 재스퍼가 생각해 낸 것은 깊은 구덩이 속에 팬티를 묻어 버리는 것! 가방을 메고 삽 한 자루 들고 열심히 자전거 패달을 밟고 있는 재스퍼가 달려가는 길에 전작 “오싹오싹 당근”을 가두었던 깡충폴짝 들판이 등장합니다. 당근들은 저 곳에서 여전히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네요. ^^

오싹오싹 팬티!

동글둥글 언덕 꼭대기에 깊은 구덩이를 파고 오싹오싹 팬티를 묻은 재스퍼는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 안 어디에도 오싹오싹 팬티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불을 껐어요. 간만에 편안하고 달콤한 잠에 들 수 있는 걸까요? 그런데…

오싹오싹 팬티!

어둠 속에서 재스퍼의 두 눈이 동그랗게 떠졌습니다. 아무래도 몹시 놀란 눈인 것 같은데, 무슨 일일까요? 주위에 초록빛도 보이지 않는데 말이에요.

오싹오싹 팬티가 사라지자 주위가 너무나 깜깜했어요. 아무리 다 큰 토끼라도 이렇게 깜깜한 방에선 혼자 잠들 수가 없죠. 재스퍼는 결심을 하고 다시 오싹오싹 팬티를 집으로 데리고 옵니다. 으스스한 초록 빛에 어느 새 적응한 걸까요? 아니면 정말 재스퍼가 다 큰 토끼가 된 걸까요?

오싹오싹 팬티!

물론 자기를 조금도 겁내지 않는 친구를 드디어 만나게 된 오싹오싹 팬티 역시 행복해 한 건 당연한 일이구요.

아무리 절친한 사이라도 속속들이 알고나면 그 친구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죠. 오싹오싹 팬티와 재스퍼가 그랬듯이요. 원하지 않는데도 자꾸만 재스퍼 앞에 나타나는 공포의 오싹오싹 팬티, 정작 팬티가 사라지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알고 그리워하는 재스퍼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냈습니다.

“오싹오싹 팬티!”는 재스퍼와 오싹오싹 팬티가 진정한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린 그림책입니다. 검은 배경 위에 형광 초록빛으로 빛나는 초록 팬티, 다양한 표정으로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팬티와 재스퍼가 이야기에 재미를 선사합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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