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둘도 없는 반짝이 신발

세상에 둘도 없는 반짝이 신발

(원제 : Go Go and the Silver Shoes)
글 제인 고드윈 | 그림 안나 워커 | 옮김 신수진 | 모래알

(발행 : 2018/09/14)


위로 오빠만 셋인 라라에게는 온통 오빠들로부터 물려받은 옷들 투성이였어요. 큰 오빠가 입던 옷이 작아지면 작은 오빠가 입다 셋째 오빠에게 물려주고 셋째 오빠에게 작아진 옷은 라라에게로 돌아왔죠. 하지만 라라는 어떤 옷이든 재미나게 잘 입었어요. 그런 라라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아이들이 있긴 했지만요.

라라가 오빠들에게 물려받지 않는 것은 속옷과 신발뿐이었어요. 그러니 라라가 신발을 좋아할 수밖에요. 신발은 늘 새것이었으니까요.

“세상에 둘도 없는 반짝이 신발“은 제목 그대로 신발 이야기예요. 라라에게 있어 유일하게 오빠들로부터 물려받지 않은 새 신발, 그 신발이 가져오는 마법 같은 이야기입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반짝이 신발

어느 날, 라라는 세상 그 어떤 신발보다 멋진 신발을 만났어요.

노란색, 분홍색, 파란색, 주황색, 초록색 갖가지 모양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신발들이 저마다의 모습을 자랑하면서 진열대에 놓여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신발들 중 라라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 아닌 반짝이 신발이었어요. 온갖 신발들 중에서 반짝반짝 빛을 내며 자신을 기다리던 그 반짝이 신발을 홀린 듯 바라보고 있는 라라, 마음에 쏙 들어오는 무언가를 만났을 때 우리도 저런 모습이죠.

“누가 뭐래도 이건 세상에 둘도 없는 나만의 신발이야.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는 것 좀 봐!”

마치 한 몸이 된 듯 어디를 가든 라라와 함께하는 반짝이 신발! 가족과 소풍 갔던 그날도 역시 그랬어요.

세상에 둘도 없는 반짝이 신발

그런데…… 오빠들을 따라 돌다리를 건너다 한 쪽 신발을 그만 시냇물에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라라의 신발은 무심하게 시냇물을 따라 흘러가 버렸어요. 반짝이는 은빛 물고기처럼……

한 짝만 남은 신발을 어디에 쓸 수 있을까요? 오빠들은 화분이나 연필꽂이 따위로 쓰라며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라라는 소중한 신발을 그렇게 버려둘 수 없었어요. 라라에겐 세상에 둘도 없는 반짝이 신발인걸요.

한쪽발엔 남은 반짝이 신발, 다른 쪽 발엔 예전에 신던 신발을 신고 다니는 라라를 보고 친구들이 짝짝이 신발이라 놀렸지만 라라는 상관하지 않았어요. 짝짝이 신발을 신고도 라라는 여전히 당당하고 씩씩했죠.세상에 둘도 없는 반짝이 신발

시냇물을 따라 무정하게도 흘러가던 라라의 반짝이 신발 한 짝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한쪽 신발을 잃어버린 라라가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남은 신발을 사랑하고 있는 동안 반짝이 신발의 나머지 한 짝은 시냇물을 따라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습니다. 마치 여행을 하고 있는 것처럼요. 반짝이 신발의 여행을 응원이라도 하려는 듯 물고기들이 호위하면서 따라가는 모습에서 뭔가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요? ^^

이 여행의 끝은 어디일까요? 라라와 반짝이 신발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세상에 둘도 없는 반짝이 신발

라라는 새로 전학 온 엘리에게 학교 안내해주는 일을 맡게 되었어요. 새 친구는 어떤 아이일까 라라는 궁금해집니다. 그런데 왜 그런지 엘리는 라라가 안내해주는 학교는 관심이 없었어요. 그저 라라의 짝짝이 신발만 뚫어져라 볼 뿐이었죠. 글쎄요, 엘리의 눈에도 라라의 짝짝이 신발이 거슬리는 것일까요?

그런데 뜻밖에 엘리는 라라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라라가 신은 신발처럼 생긴 신발이 자기에게도 있다고.

세상에 둘도 없는 반짝이 신발

학교가 끝나고 엘리의 집에 간 라라는 엘리가 상자에 넣어둔 반짝이 신발 한 짝을 만났어요. 전처럼 반짝거리지는 않아도 라라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죠. 세상에 둘도 없는 라라의 반짝이 신발이라는 것을.

“전에 살던 집 근처 바닷가에서 발견했어.
은색 비늘이 있는 물고기인 줄 알았지.
봐,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잖아!
엄마는 신발이 한 짝만 있으면 아무 소용없다고 했지만
나는 계속 갖고 있었어.”

다들 한 짝만 남은 신발은 더 이상 쓸모가 없다고 놀려댔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반짝이 신발을 신고 다닌 라라, 한 짝뿐인 주운 신발을 소중히 보관하고 있던 엘리. 쓸모 없어진 것의 가치를 볼 줄 알았던 두 사람의 마음이 동그랗게 이어지는 순간입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두 아이의 멋진 연결고리가 되었던 반짝이 신발은 이제 두 아이의 신발이 되었어요. 반짝이 신발, 어떤 때는 라라가 신고 어떤 때는 엘리가 신었거든요. 또 어떤 때는 한 짝씩 둘이서 함께 신기도 했죠. 그렇게 세상에 둘도 없는 라라만의 반짝이 신발은 세상에 둘도 없는 라라와 엘리 둘만의 반짝이 신발이 되었습니다.

라라의 사랑을 듬뿍 받은 반짝이 신발이 찾아준 소중한 우정, 이건 반짝이 신발의 깜짝 보은 아닐까 생각하며 슬며시 웃어봅니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마법처럼 신비한 일이 많이 일어나거든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제인 고드윈의 글과 안나 워커의 수채화 그림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그림책 “세상에 둘도 없는 반짝이 신발”, 남들의 시선이나 세상의 일반적인 기준이 내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짝짝이 신발을 당당하게 신고 다니는 라라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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