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의 날아다니는 책방

프랭클린의 날아다니는 책방

(원제 : Franklin’s Flying Bookshop)
젠 캠벨 | 그림 케이티 하네트 | 옮김 홍연미 | 달리
(발행 : 2018/08/16)


책들이 하늘을 날고 박쥐가 기지개를 펴는 밤, 달님을 불빛 삼아 용과 소녀가 함께 책을 읽고 있어요. 같은 책을 꼬옥 쥐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은 믿음으로 가득합니다.

제목도 근사한 “프랭클린의 날아다니는 책방”, 날아다니는 책방에서 책을 읽는 기분은 어떨까요? 낭만 가득한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레네요.

프랭클린의 날아다니는 책방

프랭클린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용이에요. 프랭클린이 사는 동굴은 온통 책으로 가득 차 있어요. 이야기를 좋아하는 프랭클린은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혼자만 간직하려 하지 않고 친구들과 나누고 싶어 합니다. 거꾸로 매달린 박쥐도 프랭클린 등에 올라탄 생쥐들도 모두 프랭클린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어요.

이야기의 즐거움을 알기에 그 기쁨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 하는 프랭클린의 마음, 책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가 알 거예요. 책이 전해주는 기쁨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은 프랭클린의 마음을…

프랭클린의 날아다니는 책방

생쥐도 반딧불이도 달님도 모두가 프랭클린의 이야기 친구였어요. 하지만 동굴 옆 마을에 사는 사람들만은 예외였죠.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마을에 가보면 언제나 거리는 텅 비어있었거든요.

프랭클린을 보고 놀라 숨어있는 사람들, 겉모습만 보고 섣불리 판단해 버리는 우리들의 모습은 아닐까요? 미용실 간판에 내걸린 미소 가득한 표정과 달리 숨어서 프랭클린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표정이 대비되어 보입니다.

프랭클린의 날아다니는 책방

그런데 루나만은 예외였어요. 나무 아래서 책 삼매경에 빠져있던 루나는 프랭클린을 보고 먼저 인사를 나누었어요. 쭈뼛거리는 프랭클린의 손을 먼저 덥석 잡아준 루나는 금세 프랭클린과 친구가 되었어요.

루나와 프랭클린은 자신들도 이야기로 이루어진 것 같았어요. 흥미롭게 시작해 짜릿하게 이어지다가 행복하게 끝나는 이야기, 낯선 장소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 깊은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요.

책이라는 공동의 관심사를 가진 프랭클린과 루나는 이렇게 좋은 이야기를 모두와 나누고 싶다는 생각 끝에 놀라운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건 프랭클린 등 위에 작은 책방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포근한 카펫이 깔리고 책을 가득 채운 책꽂이가 세워지고 소파와 케이크 상자가 올라간 프랭클린의 책방, 이야기와 자신이 늘 하나라고 생각했던 프랭클린은 루나의 도움으로 아주 멋진 날아다니는 책방으로 변신했습니다.

프랭클린의 날아다니는 책방

프랭클린을 보고 놀란 마을 사람들을 향해 루나가 말했어요.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아주 많아요.
우리 함께 책을 읽지 않을래요?”

반딧불이가 책꽂이를 환히 비추고 박쥐들이 공중제비를 넘고 생쥐들이 책꽂이 사이에서 즐겁게 노래 부르는 사랑스러운 프랭클린의 책방으로 사람들이 올라서자 프랭클린은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프랭클린의 날아다니는 책방

프랭클린은 은은한 달빛을 받으며
나직한 목소리로 책을 읽어 주었습니다.

달빛 아래 날개 달린 커다란 초록 용의 등 위에서 용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근사하고 낭만적인가요. 프랭클린도 루나도 생쥐들도 반딧불이도 달님도 마을 사람들도 모두 친구가 된 멋진 밤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 먼저 다가가 마음을 열지 않으면 서로를 알 수 없죠. 사람도 책도 똑같아요. 펼쳐서 읽고 즐기지 못하면 책 역시 절대 가까워질 수 없는 사이니까요.

책을 통해 진정한 친구가 된 프랭클린과 루나가 자신들이 책으로 느낀 기쁨을 모두와 공유하게 된다는 이야기 “프랭클린의 날아다니는 책방”, 가온빛이 루나 같은 존재였으면 좋겠습니다. 프랭클린과 사람들을 이어주고 책과 사람들을 이어준 루나처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책과 사람을 이어주는 그런 존재이고 싶어요. ^^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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