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새

아빠 새

글/그림 장선환 | 느림보
(발행 : 2018/11/20)


아빠 새

엄마 품에 안긴 채 배고프다고 보채대는 아기 새. 아빠 쇠제비갈매기는 새끼의 배를 채워줄 먹이를 구하기 위해 힘차게 날아오릅니다.

아빠 새

넓디넓은 바다지만 먹이가 있을만한 곳엔 늘 경쟁이 치열합니다. 먹을 것을 서로 차지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치열한 삶의 현장 속으로 뛰어든 아빠 새.

아빠 새

그 와중에 아빠 새는 용케 물고기 한 마리를 낚아챘습니다. 이제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배고프다며 하루종일 엄마 새에게 재잘거리고 있을 아기 새가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아빠 새

난데없이 가마우지 떼가 앞을 가로막습니다. 아빠 새보다 몇 배는 더 큰 녀석들이 간신히 잡은 물고기를 빼앗으려 합니다. 제놈들의 배를 채우기엔 너무 작건만 아빠 새를 그냥 보내줄 생각은 전혀 없어 보입니다. 시커먼 덩치들이 가로막고 선 사이로 요리조리 피해가며 가까스로 가마우지의 벽을 통과합니다.

아빠 새

이제 한 숨 좀 돌리나 싶었는데 뒤에서 바짝 따라붙는 예리한 느낌에 아빠 새는 잔뜩 긴장합니다. 뒤돌아볼 틈도 없이 날개짓에 힘을 더 합니다. 더 빨리 날지 않으면 먹이를 구해다 주기는 커녕 영영 아기 새를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빠 새

빈 틈 없이 파고드는 송골매의 추격에 아빠 새는 그만 입에 물고 있던 물고기를 놓치고 맙니다. 날카로운 송골매의 공격을 피해야 하는 절박한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아빠 새는 오로지 떨어지는 물고기를 다시 잡는데만 집중합니다.

아빠 새

떨어지던 물고기를 가까스로 다시 입에 무는 데 성공했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이번엔 괭이갈매기 떼가 먹이를 가로채려고 달겨듭니다. 그 사이로 송골매의 송곳같은 눈매도 여전히 아빠 새를 노리고 있습니다.

아빠 새

잔잔해진 바다, 그 위로 펼쳐진 평화로운 하늘. 더 이상 쫓는 녀석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잔뜩 긴장했던 아빠 새도 이제 한 시름 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기 새가 자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둥지를 향해 다시금 힘차게 날갯짓을 합니다.

독도에 사는 쇠제비갈매기, 괭이갈매기, 그리고 가마우지와 송골매 등의 생태 속에서 작가가 찾아낸 이야기는 아빠 새의 치열한 삶입니다. 주인공 쇠제비갈매기를 괴롭히던 다른 새들 역시 또 다른 아기 새의 아빠 새일 겁니다. 오늘 물고기를 빼앗지 못한 가마우지와 쇠제비갈매기 사냥에 실패한 송골매는 어쩌면 빈 손으로 아기 새에게 돌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세상 모든 아빠 새들의 치열한 삶, 자식을 위해 약육강식의 각축장으로 뛰어든 부모들의 녹녹치 않은 삶의 모습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을 돋보이게 만드는 건 그림으로 펼쳐지는 아빠 새의 잔뜩 긴장된 순간 순간들 사이로 아기 새의 천진난만한 목소리를 겹쳐서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아빠가 무슨 물고기 잡아 올까?
아 ~
나 입을 이렇게 크게 벌리고
왕 물고기를 한 번에 꿀꺽 먹을 수 있어.
아빠가 왜 안 오지?
나 배에서 계속 꼬륵꼬륵해.
아빠, 빨리와!
엄마! 아빠 보여?
아빠는 어디쯤 오고 있을까?

아빠 새가 약탈자들의 공격을 무릅쓰고 먹이를 구하러 나선 이유, 송골매가 날카로운 부리로 악착같이 쇠제비갈매기를 노렸던 이유, 우리 엄마 아빠들이 고단한 몸을 이끌고 아침 일찍 삶의 현장으로 나서는 이유, 바로 아이들의 저 목소리 때문입니다.

아빠다! 아빠!

아기 새를 위해 먹이를 구하러 나선 아빠 쇠제비갈매기의 고단한 하루를 통해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과 애환을 그려낸 그림책 “아빠 새”, 세상 모든 엄마 아빠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