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 챔피언

멸치 챔피언

글/그림 이경국 | 고래뱃속
(발행 : 2018/11/16)


“멸치 챔피언”은 좋은 음식을 골고루 먹고 꾸준히 운동해야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다는 사실을 재미있게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다양한 생각이 모두 정답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그림책 “참! 잘했어요”를 선보였던 이경국 작가의 새 그림책이에요.

이 그림책은 등장인물부터 배경, 스토리까지 아주 흥미진진해요. 앞면지를 펼치면 권투 경기가 펼쳐지는 무대 앞에 앉아있는 아나운서와 해설위원이 등장합니다. 당근 아나운서와 햄 해설 위원 뒤로 막 시작되려는 경기를 보러 온 관객들의 다채로운 모습도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수박, 토마토, 파, 콩 등 자연식품들과 도넛이나 콜라처럼 인스턴트식품들이 빼곡하게 앉아 곧 시작될 경기를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어요. 튼튼스포츠 건강한 배 결승전 경기에 오른 두 선수는 자연식품을 대표하는 멸치인 스몰치 선수와 비스킷 가문의 빅크 선수입니다.

멸치 챔피언

한눈에 보기에도 체급 차이가 엄청나 보이는 결승 경기, 가뜩이나 자그마한 스몰치 선수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커다란 덩치의 빅크에 맞서 경기에 임합니다. 그림책 아래쪽에는 당근 아나운서와 햄 해설위원의 중계가 마치 자막이 흘러나오듯 구성해 현재 경기 상황을 실시간으로 재미있고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두의 예상대로 스몰치 선수가 열세를 면치 못하는 경기가 펼쳐져요. 스몰치 선수는 온 힘을 다해 빅크를 향해 펀치를 날려보지만 빅크 선수는 꿈쩍도 하지 않아요. 경기를 지켜보던 인스턴트 식품들은 자신들이 응원하는 빅크 선수의 선전에 열광하고 있고 자연식품들은 몹시 실망스러운 표정입니다.

멸치 챔피언

코너에만 몰리던 스몰치 선수는 결국 빅크 선수의 펀치 한 방에 쓰러지고 말았어요. 장내가 떠들썩해지면서 경기장은 더욱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었습니다. 장내 관람객들을 주홍색으로 표현해 뜨거운 열기를 잘 보여주고 있어요. 크다 제과, 세다 7000, 고래 수산, 상어밥 등 오늘 경기를 후원하는 업체들의 재미난 광고들이 눈에 들어오네요.

쓰러졌던 스몰치 선수, 다행히 2라운드를 끝내는 공이 울리면서 간신히 위기를 모면했어요.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이미 빅크 선수를 향해 웃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쉬는 동안 여유 만만해 보이는 빅크 선수와 달리 스몰치 선수의 움츠린 뒷모습이 더욱 위태로워 보입니다. 마지막 라운드의 공이 울리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스몰치 선수는 다시 온 힘을 모아 링 가운데로 나아갑니다. 하지만 이미 대세는 기운 모양이에요. 몰아붙이는 빅크 선수의 펀치에 스몰치 선수는 다시 다운되고 말았어요.

멸치 챔피언

여기서 빅크 선수가 그동안 해왔던 훈련 내용이 햄 해설위원의 입을 통해 소개됩니다.

빅크 선수는 지금처럼 커다란 몸을 만들기 위해 나트륨, 포화지방, 당 등을 많이 섭취해 열량을 높였다고 하더군요. 훈련의 효과가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실내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과자, 초콜릿, 도넛이나 음료 등 인스턴트 음식들을 다량으로 섭취하면서 몸집을 불려온 빅크 선수, 그의 어마어마한 덩치와 폭발적 힘의 비결은 다름 아닌 인스턴트식품이었습니다.

멸치 챔피언

이런 빅크 선수를 저 작은 스몰치 선수가 도저히 감당해 낼 수 없겠다 싶어 안타까워하는 순간 링 위에 쓰러져 있던 스몰치 선수가 다시 일어납니다. 쓰러지고 일어나기를 몇 번이나 반복한 스몰치 선수, 마지막 힘을 다해 빅크 선수를 향해 달려가고 이와 동시에 빅크 선수 역시 스몰치 선수를 향해 강펀치를 날립니다.

마지막 힘을 실은 펀치를 맞은 두 선수가 동시에 링 위에 쓰러집니다. 강력한 펀치를 맞고 쓰러지는 두 선수, 흐리멍덩해지는 두 선수의 의식처럼 그 순간 화면은 회색빛이 됩니다. 관람객들의 함성도 아나운서의 외침도 사라진 화면 속에는 오직 두 선수만이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표현되었어요. .

동시에 쓰러진 두 선수 앞에서 주심이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카운트를 시작합니다. 1, 2……

그때 장내 자연식품과 인스턴트식품 관람객들의 얼굴에 희비가 교차합니다. 쓰러진 선수 중 한 선수가 일어났거든요.

멸치 챔피언

마지막 힘을 모아 다시 일어선 것은 스몰치 선수였어요.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쳤던 빅크 선수는 기절한 듯 꼼짝도 하지 못하고 널브러져 있습니다. 링 위에 집중되는 수많은 눈동자들, 스몰치 선수를 향한 관람객들의 응원 소리가 퍼져 나갑니다. 스몰치 선수의 작은 몸집에 숨어있는 어마어마한 체력에 모두 놀라워하고 있어요.

멸치 챔피언

그렇다면 스몰치 선수의 어마어마한 체력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스몰치 선수는 뜨거운 태양 아래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인, 철분, 비타민, 칼슘, 칼륨을 만들어 내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체력을 끌어올리는 훈련을 한다고 합니다.

작지만 강인한 힘, 지치지 않는 지구력의 비밀은 바로 자연식품을 먹으면서 꾸준히 운동한 것이 스몰치 선수의 비결이었다는 사실!

체력이 체구를 누른 명승부였음을 보여주었다는 해설위원의 말을 끝으로 경기가 마무리됩니다. 챔피언 스몰치 선수, 처음에 그렇게도 커보였더 사각의 링이 챔피언이 된 스몰치 선수 앞에서는 왠지 자그마하게 느껴지네요.

골고루 먹고 꾸준히 운동하자는 메시지를 기발한 상상으로 재미있게 담아낸 “멸치 챔피언”, 사각의 링 위에서 체급이 전혀 다른 스몰치 선수와 빅크 선수의 권투 대결을 역동적으로 그려낸 그림이 이야기의 느낌을 더욱 잘 살려낸 그림책입니다.

춥다고 웅크리지만 말고 쉽고 편하다고 아무거나 먹지 말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말이지만 우리 어른들도 명심해야 할 말이겠죠. ^^


밥 잘먹게 해 주는 그림책 모음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