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이 찔끔
오줌이 찔끔

글/그림 요시타케 신스케 | 옮김 유문조 | 스콜라
(발행 : 2018/11/22)


오줌이 쏴아~도 아니고 좔좔좔도 아니고 줄줄줄도 아닌 찔끔이라니… 찔끔 젖은 팬티를 내려다보고 있는 아이 표정만 보아도 지금 얼마나 난처한 순간인지 그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는 (생각보다) 담담하게 이야기를 꺼냅니다.

오줌이 찔끔 샜어.

오줌이 찔끔

오줌을 누기 전이나 누고 난 후 맨날 찔끔 새는 바람에 엄마에게 혼난다고 고백한 아이는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이야기합니다. 그래도 괜찮다고, 찔끔이니까, 바지를 입으면 아무도 모른다고.

아, 바지로 가려질 만큼 팬티에 찔끔이니까 바지만 입고 있음 아무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축축함에서 오는 찝찝함은 혼자서 감수해야겠죠.오줌이 찔끔

우선은 바지로 가려서 엄마의 예리한 레이더망을 피할 것! 그리고 팬티에 찔끔 지린 오줌이 마를 때까지 밖으로 나갈 것. 그렇게 설렁설렁 걷다 보니 문득 궁금해집니다. 어쩌면 자기처럼 오줌이 찔끔 새서 곤란한 사람이 또 있을지 모른다고요. 왜 그렇잖아요. 평소에는 신경도 안 쓰고 지나쳤던 일들이 막상 내게 닥치고 나면 주변을 돌아보게 되는… 겉으로 보기엔 아무 문제 없어 보이지만 분명 다른 사람들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아니 어쩌면 꼭 있어야만 한다는 마음일 수도 있겠네요.^^)

길을 걷다 뭔가 곤란해 보이는 이들을 만나면 주저하지 않고 물어보았어요. ‘혹시 오줌이 찔끔 샜냐’고 말이죠.

오줌이 찔끔

이 아이도 뭔가 몹시 불편해 보이길래 ‘혹시 오줌이 찔끔 샜냐’고 물었더니 의외의 재미있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옷에 붙은 상표가 까끌거려서 불편하다고. 호, 공감하신 분들 많지 않나요? (옷 사면 제일 먼저 상표부터 제거해야 하는 사람들, 어디 손들어 볼까요? ^^)

눈 가늘게 뜨고 바라보니 이런저런 이유로 불편함을 가진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초록 셔츠를 입은 아이는 분명 오줌 찔끔 유형 같아 보였는데 양말이 자꾸 벗겨져서 불편하대요. 시금치가 이에 껴서 안 빠지는 아이, 안에 입은 옷소매가 말려 올라가서 불편한 아이…… 세상에는 저마다의 이런저런 고민을 가진 이들이 참 많아요.

오줌이 찔끔

겉으로 보면 알 수 없지만,
모두 자기만 느끼는 곤란한 게 하나씩 있구나.

그러고 보니 오줌이 찔끔 새는 건 어쩌면 걱정이나 고민 축에도 못 끼는 걸지도 몰라요. 잠시 불편하고 찝찝한 것일 뿐, 마르면 그만이니까.

오줌이 찔끔

각자 다른 고민을 가진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정작 자신과 같은 고민을 가진 이는 만나지 못한 아이는 문득 이사 간 짝꿍이 그리워집니다. 짝꿍도 오줌이 찔끔 새곤 해서 언제나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곤 했었는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동네를 한 바퀴 돌고 나니 어느새 오줌이 다 말라서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왔어요. 시원하게 화장실에 다녀와서 팬티를 입는데 앗, 다시 또 찔끔! 이 끝없는 악순환의 고리는 영영 끊을 수 없는 것일까요?

잔뜩 풀 죽어있던 아이는 의외로 아주 가까운 곳에서 자기와 비슷한 일로 경험했던 동지를 만나게 됩니다.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그림책으로 확인해 보세요. 그 사람을 만나 서로의 고민 해결법을 나누는 순간 아이 표정이 아주아주 환하게 변한답니다.

그림책을 읽는 동안 어린 시절로 돌아가 함께 웃고 공감하다 결국 그 심오한 철학에 감탄하는 그림책 “오줌이 찔끔”, 요시타케 신스케의 예리한 통찰력에 또 한 번 놀라게 되는 그림책입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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