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숲속에 집이 있어요

깊은 숲속에 집이 있어요

(원제 : A House That Once Was)
줄리 폴리아노 | 그림 레인 스미스 | 옮김 공경희 | 웅진주니어

(발행 : 2018/03/23)

※ 2018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2018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오늘 소개할 “깊은 숲속에 집이 있어요”는 곧 발표될 2019년 칼데콧 상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그림책입니다. 레인 스미스는 “냄새 고약한 치즈맨과 멍청한 이야기들”, “할아버지의 이야기 나무”로 이미 두 차례 칼데콧 명예상을 받았지만 줄리 폴리아노는 아직 칼데콧 상과 인연이 없었죠. 그래서 더욱 2019년 수상작 명단에 오를 것만 같은 예감이 듭니다(아마도 유이 모랄레스“Dreamers”와 칼데콧 메달을 놓고 경합을 벌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깊은 숲속에 집이 있어요

깊은 숲속에 집이 있어요.
한때는 누군가 살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아요.

누구든 찾아와 주기를 기다린 걸까요?
활짝은 아니고 살짝,
현관문이 열려 있어요.
꽉 닫힌 것도 아니고 확 열린 것도 아니죠.

남매로 보이는 두 아이가 숲속에 있는 빈 집을 발견합니다. 사람은 살고 있을까? 아무리 봐도 빈 집 같아.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었을까? 한 번 들어가 볼까? 처음 발견했을 때 아마도 아이들은 온갖 상상을 다 했을 겁니다. 호기심에 들어가보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았겠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겠죠. 혹시나 무시무시한 사냥꾼 할아버지가 뛰쳐 나와서 호통을 쳐대진 않을까? 엄청 사나운 곰이 살고 있으면 어쩌지?

그리고 마침내 오늘 아이들은 용기를 냈습니다. 조심조심 들어선 집 안은 사람이 살았던 흔적들로 가득할 뿐 아무런 인기척도 없습니다. 읽다 만 책, 깨진 거울, 빈 통조림 깡통, 알아볼 수 없을정도로 빛이 바랜 사진들을 보며 아이들의 상상이 시작됩니다.

이 집엔 어떤 사람들이 살았던 걸까?

깊은 숲속에 집이 있어요

깊은 숲속에 집이 있어요

덥수룩한 수염에 안경 쓴 사람일까요?
멀리 창밖을 보며 바다를 꿈꾸었을까요?
정원에서 홀짝홀짝 시원한 차를 마시며
온종일 슥슥삭삭 다람쥐를 그리던 사람일까요?
음악에 맞춰 빙글빙글 춤추며 노래하는 아이가 있었을까요?
비행기로 밤하늘을 훨훨 나는 꿈을 꾼 꼬마가 있었을까요?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은 ‘이 집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었을까?’에서 ‘왜 그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을까?’로 이어집니다.

깊은 숲속에 집이 있어요

깊은 숲속에 집이 있어요

배가 가라앉는 바람에 무인도에 떨어진 건 아닐까요?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 파리에 갔을 수도 있어요.
길을 잃고 여기저기 떠돌고 있으면 어쩌죠?
열쇠를 잃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걸까요?

열쇠를 잃어버려서 영원에 집에 돌아오지 못하는 건 아닐까 걱정 섞인 아이들의 유치한 상상, 아이들만이 할 수 있는 상상들을 두 작가가 참 잘 살려냈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글과 그림들이 계속 이어집니다.깊은 숲속에 집이 있어요

집은 여전히 기다리고 있는지도 몰라요.
현관에서 열쇠 소리가 들리기를.
집 안에서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리기를.
뽀득뽀득 쓸고 닦아 주기를 말예요.

이 집에 살던 사람들의 머나먼 여행을 따라 나섰던 아이들은 상상에서 돌아와 다시 집에게로 관심을 돌립니다. 아이들의 생각엔 집이 그 안에서 살던 이들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저 숲속에 홀로 남아 아무도 모르게 혼자만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싶은 것 같기도 한가 봅니다.

깊은 숲속에 집이 있어요

집은 아무도 모르게 혼자만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싶은가 봐요.
그저 숲속에 있는 게 좋은가 봐요.
지붕이 있던 자리를 나무에게 내주었네요.

깊은 숲속에 집이 있어요.
한때는 누군가 살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이죠.

그리고 아이들은 이 집의 기분은 이럴거라고 설명하며 자신들의 바람을 이야기합니다. 자신들이 아니라 이 집이 그걸 원한다는 듯 말이죠.

지붕이 있던 자리를 나무에게 내어준 집. 한 때는 깨끗하고 반듯하게 서 있던 누군가의 집이었겠지만, 이제 집은 숲의 일부입니다. 이 숲이 그러하듯 언제까지나 아이들의 곁에서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줄 겁니다. 어쩌면 아이들과 이 집이 함께 바라는 것일 수도 있겠죠? 언제까지나 서로 함께 하는 것!

아무도 살지 않는 깊은 숲속 빈 집에 대한 아이들의 소박한 상상과 꿈을 잔잔한 노래 한 자락 같은 글귀와 바로 눈 앞에서 만져질 것만 같은 풍부한 질감과 깊은 색채로 담아낸 그림책 “깊은 숲속에 집이 있어요”,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면서 하나씩 살짝 챙긴 선물은 과연 무엇일지 직접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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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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