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포옹

커다란 포옹

(원제 : Un immense calin)
글/그림 제롬 뤼예 | 옮김 명혜권 | 달그림

(발행 : 2019/01/15)


“커다란 포옹”과 다트 판을 연상시키는 색색깔 동그라미 그림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그림책을 펼치면 왼쪽 페이지에 커다란 노란 동그라미가 보여요. 오른쪽 페이지엔 커다란 빨간 동그라미가 있고요. 잠시 레오 리오니의 그림책 “파랑이와 노랑이”가 떠오르네요. 색깔 혼합에 관한 이야기일까 생각하며 그림책을 찬찬히 살펴보았어요. 노란 동그라미 아래 노란 글자로 ‘우리 아빠’라고 쓰여있고 빨간 동그라미 아래엔 ‘우리 엄마’라고 쓰여있어요. 아이가 칠한 것 같아서인지 색연필로 그린 두 동그라미가 무척이나 친근해 보입니다.

커다란 포옹

어느 날 만난 아빠와 엄마는 서로를 정말 사랑하게 되었대요. 사랑은 자석처럼 둘을 끌어당깁니다. 엄마와 아빠가 서로를 따뜻하게 감싸 안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바로 ‘내’가 생겨났거든요. 엄마 몸속에 작은 씨앗처럼 생겨난 ‘나’, 엄마 아빠를 반반 닮아 주황색이에요.

사랑에 빠진 엄마와 아빠가 서로를 감싸 안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둘이 꼭 껴안은 그림에서 희망 가득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게 바로 사랑의 에너지겠죠?

커다란 포옹

엄마 아빠 그리고 나, 우리 셋은 정말 행복했어요. 나는 아빠가 우리를 팔로 꼭 안아 주는 게 좋았어요.

엄마의 커다란 품 속에 안긴 나, 그렇게 안겨있는 나와 엄마를 두 팔로 꼭 안아주는 아빠,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행복해집니다. 따스함이 그림책을 펼쳐읽고 있는 나에게까지 전달되는 느낌이에요.

커다란 포옹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행복도 어느날 끝나고 말았어요. 부모님은 더 이상 서로를 사랑하지 않게 되었고 결국 따로따로 살게 되었죠. 그 아픔을 그림책 속에서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나는 둘로 갈라진 느낌이에요.

반쪽이 된 내가 그림책 저편에서 역시 반쪽이 된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표정은 없지만 반쪽으로 갈라져 각각의 페이지에 따로 그려진 주황색 작은 동그라미의 아픔이 내것처럼 느껴집니다. 나의 반은 엄마와 함께였고 또 다른 나의 반은 아빠와 함께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어느덧 나는 조금씩 익숙해졌어요. 갈라선 부모님 때문에 반쪽이 되어버렸던 나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어요.

커다란 포옹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나에게 또 다른 아빠를 소개해 주었어요. 또 다른 아빠는 파란색, 그 아빠가 데리고 온 아이는 연두색. 우리는 다 함께 큰 집에서 살게 됩니다. 엄마의 재혼으로 새로운 가족이 탄생한 것이죠. 이제 나는 새아빠가 데려온 여동생이 생겼고 엄마의 배 속에는 남동생이 자라고 있어요.

나는 아빠가 둘이나 되었죠. 여동생은 아빠는 한 명이라고 말했지만 내게는 아빠가 분명 둘이에요. 새로운 아빠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아이의 마음이 제법 어른스럽습니다. 그림책 속에서는 새로 맞이한 아빠를 두 번째 아빠라고 표현했어요.

커다란 포옹

……그리고 나는
나의 두 번째 아빠가
우리를 팔로 꼭 안아 주는 게
정말 좋아요!

남동생, 새로 생긴 여동생 그리고 나, 엄마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는 새아빠, 사랑으로 이루어진 특별한 가족의 탄생입니다.

가족의 탄생, 부모의 이혼과 재혼을 통해 또 다른 가족이 생겨나는 과정을 따뜻하게 보여주는 “커다란 포옹”,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시작되었든 가족은 함께 둥글둥글 어우러져 살아가며 서로 이해하고 힘껏 사랑해야 함을 알록달록 다양한 색깔의 동그라미들로 이야기하는 그림책입니다.


※ 함께 읽어 보세요

2 분이 이 글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click!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