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전쟁

갯벌 전쟁

글/그림 장선환 | 모래알
(발행 : 2018/10/26)

2018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커다란 판형에 원색의 화려한 색감으로 인간과 자연 사이 행복한 공존을 생각해 보게 하는 책 “아프리카 초콜릿”, 아빠 쇠제비갈매기의 고단한 하루를 통해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과 애환을 그려낸 그림책 “아빠 새” 등의 그림책으로 삶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낸 장선환 작가의 그림책 “갯벌 전쟁”입니다.

회색무늬 갯벌 부대와 한바탕 전쟁 치를 준비를 하고 있는 흰무늬 갯벌 부대, 이 전쟁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갯벌 전쟁

작은 갯강구가 바지런히 내달리고 있는 한가로운 갯벌 위에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라고는 찌그러진 빈 페트병 하나. 있어야 할 자리를 찾지 못한 채 버려진 페트병이 눈에 거슬린다 싶었는데 바로 이것이 갯벌 생물들에게는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친 원인의 하나인 모양이에요. 환경의 변화로 갯벌이 점점 사라지자 흰무늬 갯벌과 회색무늬 갯벌 사이 전쟁이 선포되었거든요.

갯벌 전쟁

정찰병 갯강구로부터 50분쯤 후면 이곳 흰무늬 갯벌로 어마어마한 수의 회색무늬 갯벌 군대가 쳐들어 올 거라 보고를 받은 칠게 대장군은 짱뚱어 여왕님과 대신들 백성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 시키게 한 후 장군들에게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전투태세를 갖추라 명령합니다. 각종 갯벌 생명체로 이루어진 부대들이 속속들이 집결을 시작하는 흰무늬 갯벌에는 긴장감이 감돌아요.

갯벌 전쟁

흰무늬 갯벌을 지키기 위해 칠게 대장군은 하나하나 빠짐없이 점검하고 준비합니다.

곧 있을 전투를 대비하기 위해 고동들은 적들이 길을 잃고 혼란에 빠지도록 길을 꼬불꼬불하게 그리고 갯지렁이들은 열심히 함정을 파 놓았어요. 튼튼하게 참호를 짓고 있는 세스랑게 부대원들, 적들이 지나갈 때 닥치는 대로 물어버리기 위해 갯벌에 숨어있는 꼬막들, 남쪽 펄을 지키는 무시무시하게 생긴 개소갱까지 각자의 특성에 꼭 맞게 전투 준비를 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아주 그럴싸해 보입니다. 회색무늬 갯벌 부대가 이렇게나 철두철미한 흰무니 갯벌 군사들에 맞서 싸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갯벌 전쟁

전투에 임할 부대들이 하나둘 합류하면서 흰무늬 갯벌 군대의 사기가 한창 충만해져 있을 때 갑자기 나타난 마도요의 등장에 분위기는 단번에 얼어붙었어요. 놀라울 정도로 순식간에 싸악 자취를 감춘 갯벌 생물들, 잠시 후 갯벌 위에 눈만 쏙쏙 튀어나오며 주변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자면 웃음이 쿡쿡 터져 나옵니다. 이들이 방금 전까지 그토록 용감했던 흰무늬 갯벌 부대원들 맞나 싶거든요. 적군이 마도요 한 마리만 자기네 편으로 끌어들이면 이 전쟁은 준비하나 마나 아닐까 싶은데요.^^

낙지 부대까지 지원군으로 합류한 흰무늬 갯벌 부대는 모두 동쪽 펄에 집결했어요. 이들의 함성으로 갯벌이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어마어마한 숫자의 회색무늬 갯벌 군대가 모습을 드러낸 갯벌은 일촉즉발의 상황, 커다란 함성과 함께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아군과 적군이 뒤엉켜 싸우는 갯벌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고 맙니다.

흰무늬 갯벌과 회색무늬 갯벌의 전쟁은 과연 어떻게 막을 내렸을까요? 흰무늬 갯벌은 자신들의 터전을 잘 방어했을까요? 진짜 전쟁은 이 전쟁이 아니었음을 이야기하는 마지막 장면을 보는 마음은 왠지 짠하면서도 뜨끔해집니다.

갯벌 전쟁

갯벌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체들의 특성을 이용해 전투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우리 갯벌에서 얼마나 많은 생명체들이 살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어요. 에일리언처럼 생긴 개소갱은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찾아보다 깜짝 놀라기도 했고요. 집게발만 달리면 다 ‘게’라고 생각했었는데 칠게, 방게, 밤게, 세스랑게, 농게, 도둑게 등 이렇게나 많은 종류의 게들이 우리 갯벌에 살고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기도 했어요.

다양하게 등장하는 생명체들을 보여주기 좋게 만화 형식으로 컷을 나누어 급박하게 진행되는 상황을 익살스러운 유머와 함께 흥미진진하게 보여주는 그림책 “갯벌 전쟁”, 멀리에서 바라보면 네 편 내 편이 있을까요? 우리는 지구라는 한 배에 올라탄 운명 공동체인걸요.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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