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는 너를 위해
글 박정경 | 그림 조원희 | 낮은산
(발행 : 2019/01/15)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증인”에서 변호사 순호가 자폐 소녀 지우의 엄마에게 “지우가 자폐만 아니었어도.. 참 괜찮았을텐데요”라고 하자 지우 엄마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건 지우가 아니죠”
자폐만 아니었어도… 악의 없이 걱정하는 마음에 내뱉은 말이지만 그 말 속엔 지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 비장애인들의 삐뚤어진 시선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와 다를 뿐 틀린 것이 아닌데 지우에게서 지우 다움을 빼버리는 것이 지우와 지우 가족에게 더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생각 말입니다.
“엄마는 너를 위해”는 자폐아를 둔 한 엄마의 행복 선언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행복한 삶을 살 권리를 당당하게 누리라고 힘차게 외치는 그림책입니다.
세상이 둘이라면 하나는 네가 없던 어제.
다른 하나는 네가 있는 오늘.
엄마는 한 줄로 가는 길을 만들 거야.
한 줄로 가야만 나갈 수 있다면
모두들 너처럼 한 줄로 갈 거야.
아무도 이상하다 여기지 않겠지.
엄마는 숫자로 된 세상을 만들 거야.
숫자 침대에서 잠을 자고
숫자와 숨바꼭질을 할 수 있다면
네 눈은 얼마나 빛날까?
엄마는 나오는 길이 하나인 놀이터를 만들 거야.
길을 잃어도 금방 찾을 수 있도록
엄마에게 오는 길은 노란색으로 칠할게.
실컷 놀다가 노란 길을 따라오렴.
엄마는 아주 복잡한 미로를 만들 거야.
너만 들어갈 수 있는 신기한 미로야.
걱정하지 마.
엄마가 보고 있을 테니까.
길이 막혀 힘들면 고개를 들어 보렴.
자, 이제 나가 볼까?
엄마는 울지 않을 거야.
너는 조금 다를 뿐이야.
네 잘못이 아니란다.
엄마 잘못도 아니야.엄마는 더 행복해질 거야.
너와 함께.
더 이상 울지 않겠다고, 엄마 잘못도 네 잘못도 아니라고, 우리 함께 더 행복해지자고 다짐하며 아이와 함께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내딛은 엄마와 아이의 활짝 핀 웃음이 참 보기 좋습니다.
나는 건하의 세계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이 아이의 언어, 이 아이의 세상을 한 번이라도 이해하려 해 본 적이 있나? 그제야 나는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인정해 주지 않고, 괴로워만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장애아를 둔 엄마들은 대부분 죄책감을 갖고 살아갑니다. 아이가 장애를 갖게 된 것이 ‘내가 잘못해서’일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네 잘못이 아니야. 엄마 잘못도 아니야.”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 박정경
건하와 건하 엄마,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행복한 삶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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