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셋 도시락 셋

엄마 셋 도시락 셋

글/그림 국지승 | 책읽는곰
(발행 : 2019/03/15)


딸아이가 캠퍼스에 잔뜩 흐드러진 봄꽃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한참 동안 우리 아이 모습을 보고 나서야 봄꽃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아주 어린 아기였을 때에도 다 자란 대학생이 된 지금도 그저 꽃은 아이 뒤에 놓인 배경일 뿐! 엄마 마음이란 게 다 이런 거겠죠? ^^

꽃잎이 봄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리는 아파트를 배경으로 세 엄마가 눈에 들어옵니다. 바쁘게 출근하는 엄마, 아기 엎고 베란다에서 이불을 널고 있는 엄마, 커피 한잔하며 잠시 창밖에 찾아온 봄을 느끼고 있는 엄마, “엄마 셋 도시락 셋”은 그림책에 등장하는 세 엄마의 이야기면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세상 모든 엄마들의 이야기입니다.

엄마 셋 도시락 셋

이른 새벽에 일어나 김밥 재료를 늘어놓은 301호 지선 씨 손에 들려있는 책은 ‘우리 아이 쉬운 도시락’,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선 씨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과 맞닥뜨린 표정을 하고 있어요. 한참을 김밥과 사투를 벌이고 나서야 도시락 하나를 겨우 완성한 지선 씨는 부랴부랴 출근길에 오릅니다. 여느 때보다 일찍 일어나 도시락을 준비하고 만원 버스를 탄 지선 씨는 벌써부터 피곤에 지친것 같아 보입니다.

이렇게 그림책은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살고 있는 세 엄마들의 아이들 봄 소풍 도시락 준비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새벽부터 김밥 싸느라 에너지를 다 소모하고 출근한 301호 지선 씨, 늦게까지 작업하다 늦잠을 자는 바람에 허둥지둥 김밥 집에서 산 꼬마 김밥으로 도시락을 마련한  202호 프리랜서 작가 다영  씨, 도시락 준비하랴 천방지축 세 아이 돌보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101호 미영 씨, 모두들 부산하게 아침을 시작합니다.

엄마 셋 도시락 셋

오늘은 샛별 유치원 소풍날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한바탕 도시락과의 전쟁을 벌인 엄마들 덕분에 아이들은 무사히 소풍을 갈 수 있었습니다. 삶의 고달픔을 주렁주렁 매단 엄마들의 무거운 표정과는 달리 아이들은 마냥 해맑기만 합니다. 봄날처럼 노란 옷을 입고 노란 버스를 탄 아이들, 화사한 봄기운을 업고 세상 어디라도 폴폴 날아갈 것만 같네요.

엄마 셋 도시락 셋

탄탄 건설 이 차장님으로 불리는 지선 씨는 언제나 할 일이 많습니다. 모든 일을 다 잘 해내고 싶지만 맘처럼 쉽지 않아요. 이 작가님으로 불리는 프리랜서 작가 다영 씨, 집이 일터이다 보니 집중이 쉽지 않아요. 늘 허둥지둥하다 깜빡하는 일이 많습니다. 주로 별이 엄마 달이 엄마로 불리는 세 아이 엄마 미영 씨는 날마다 많은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아무 일도 하고 있지 않다는 기분이 들곤 합니다.

소풍 도시락 준비로 깨어난 하루, 아이들이 소풍을 떠난 뒤에도 엄마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냅니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엄마들은 잊지 않고 아이들을 떠올리며 생각해요. ‘도시락을 잘 먹었으려나?’

그렇게 나른한 봄날의 하루가 흘러갑니다.

엄마 셋 도시락 셋

연속된 세 장의 그림 속에 세 엄마의 일상이 이어지고 나면 한 장의 그림에 아이들의 봄 소풍 장면이 등장합니다. 엄마들의 바람대로 아이들은 즐겁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그림책 가득한 연분홍빛 연초록빛 꽃바람 봄바람 부는 화사한 봄 소풍 장면은 현실에서 이리저리 치여 잔뜩 지쳐있는 엄마들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꿈결 같은 세상입니다. 봄빛을 가득 품은 파스텔톤 어여쁜 봄날은 엄마들의 뜨거운 사랑으로 힘겹게 만들어낸 계절 같아요.

엄마 셋 꽃다발 셋

바쁘게 살아가느라 미처 눈치채지 못한 사이 세상 곳곳에 봄이 찾아왔어요. 지선 씨가 일하는 건설 현장 담장 아래, 다영 씨네 아파트 베란다 창문 밖에, 미영 씨가 장 보러 나간 거리 곳곳에 아름다운 목련의 모습으로 혹은 화사한 벚꽃이나 샛노란 개나리꽃으로 말이죠. 하지만 엄마들은 코앞에 찾아온 봄을 알아보지 못해요. 그저 오늘도 각자 바쁜 일상을 살아갈 뿐.

엄마 셋 꽃다발 셋

엄마와 아이들의 하루를 번갈아 가며 보여주던 이야기는 가슴 뭉클하게 마무리됩니다. 봄 소풍을 마치고 돌아온 아이들이 미처 엄마가 만나지 못한 봄을 몰고 돌아왔어요.  아이 고사리 손에 들린 예쁜 풀꽃 한 송이가 다영 씨 가슴속에 향긋한 향기를 담아 봄을 전합니다. 세 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바라본 아름다운 풍경은 미영 씨 마음속에 봄을 찾아주었죠. 모두의 마음을 물들인 봄!

봄이 왔습니다.

봄이 이토록 찬란할 수 있는 것은 그 봄을 함께 만끽하고 싶은 사랑하는 이들이 곁에 있기 때문이겠죠. 내 이야기면서 우리 엄마의 이야기 같아 더욱 뭉클해지는 그림책 “엄마 셋 도시락 셋”, 살랑살랑 마음을 간질이는 봄은 그리움이고 사랑입니다.


※ 함께 읽어 보세요 : 아빠 셋 꽃다발 셋

오늘 소개한 “엄마 셋 도시락 셋”에는 전작 “아빠 셋 꽃다발 셋”의 주인공들인 오케이택배 김기사님, 튼튼소아과 김원장님, 탄탄건설 김과장님이 카메오로 등장합니다. 직접 나올 수도 있고, 살짝 세 아빠들이 일하는 공간만 나올 수도 있고, 이름만 슬쩍 불릴 수도 있습니다. 카메오들을 찾아 보세요~ ^^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2 Replies to “엄마 셋 도시락 셋

  1. 책 잘 읽었습니다.
    매주 금요일이 기다려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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