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말해요
손으로 말해요

(원제 : Hands Say Love)
조지 섀넌 | 그림 유태은 | 옮김 루시드 폴 |미디어창비

(발행 : 2019/03/18)


내 두 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맛있는 음식을 뚝딱 만들 수도 있고 멋진 그림을 그릴 수도 있죠. 톡톡톡 자판기를 두드려 글을 쓸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안부 문자를 보낼 수도 있어요. 아침에 눈 뜬 순간부터 잠들 때까지 부지런한 손, 늘 바쁜 손. 작가들은 그림책 속에 이렇게 바쁜 손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차분하게 보여줍니다. 손이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일이 무엇인지, 그 손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지를 말이죠.

그림책을 넘기면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조개껍데기를 모아 커다란 하트를 만들고 있는 아이와 만날 수 있어요. 작고 예쁜 손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갈매기 두 마리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이가 만든 커다란 하트 안에 빨간 제목이 쏘옥 들어가 있어요. “손으로 말해요”라고.

손으로 말해요

손으로 모든 걸 하지요.
사랑해, 말하면서요.

바닷가 작은 집에 아침이 찾아왔어요. 커튼을 걷어 아침을 맞는 부지런한 엄마 손이 달콤한 손길로 잠든 아이를 깨웁니다. 그 손길에 깨어난 아이는 언니 손이 따라준 우유를 야옹이에게 전달하기 위해 돕고 있어요. 조심조심 우유를 따르는 언니, 두 손으로 컵을 들고 언니를 돕는 아이, 그리고 그 곁에서 기대에 찬 눈빛으로 우유를 기다리는 고양이. 이 모든 게 오늘 아침 손이 한 일이에요.

손으로 말해요

엄마 손이 전해준 사랑은 아이에게로 고양이에게로, 아빠 손으로 동생 손으로 이어지며 하루가 흘러갑니다. 놀이하는 손, 인사하는 손, 돌보는 손, 걱정하는 손, 안아 주는 손… 때론 부드럽게 때론 다정하게 때론 신중하게,

손으로 못 할 게 없어요.
사랑해, 말한다면요.

바쁜 손의 하루를 지켜보며 생각합니다.  손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하면서 오늘 하루를 보내는지, 내 손은 오늘 어떤 감정을 품고 어떤 말을 하면서 하루를 보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요.

손으로 말해요

가족을 찾아온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함께 온 친척들과 보내는 즐거운 저녁 시간. 아이 손은 할아버지 두 뺨을 간질이고 오빠 손은 언니를 빙그르르 춤 추게 해요. 아빠 손은 기타를 치고 소리에 맞춰 모두 함께 손뼉을 칩니다. 맞잡은 손에서 서로의 마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에요. 사랑하는 손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행복은 배가 되어 흐릅니다.

표정 없이도 손은 참 많은 것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어요. 반가움, 즐거움, 행복함… 누군가에게 내 감정을 전달할 수 있으니까요. 두 손을 흔들어 안녕하고 인사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손으로 말해요

하루를 마무리할 시간이 돌아왔어요. 달콤하게 아침을 열었던 엄마 손이 이불을 덮어 포근하게 아이를 재워줍니다. 뽀뽀하는 아빠 손이 슬그머니 잠을 몰고 온 밤, 아침 햇살이 빛나던 창가에 노란 달님이 둥실 떠올랐습니다.

손으로 모두 할 수 있어요.
사랑해, 말할 수 있어요.

함께 달님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엄마 아빠,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사랑해’하고 손이 지긋이 말해주니까요.

조지 섀넌의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인 의미를 담은 글은 여백의 미를 살린 유태은 작가의 편안한 그림과 어우러져 세상을 바라보는 넉넉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잔잔하게 담아내고 있어요.

유태은 작가는 자신의 첫 그림책 “작고 빨간 물고기”에 등장하는 할아버지를 실제 자신의 할아버지를 모델로 그렸다고 합니다. “안녕 나마스테”의 요가하는 아이 역시 당시 여섯 살이었던 조카를 모델로 했다고 하고요. 이 그림책에 등장하는 이들 역시 작가의 가족이거나 가까운 이웃은 아닐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친근하고 따뜻한 글과 그림으로 풀어낸 사랑 이야기 “손으로 말해요”, 눈으로 입으로 마음으로 손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랑, 그러고 보니 사랑은 숨기는 것이 더 어려워 보입니다. 사랑할 것이 너무 많은 세상, 살아가는 동안 열심히 보여주세요. 손으로 입으로 마음으로 그리고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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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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