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가 놀자!

밖에 나가 놀자!

(원제 : Jouer Dehors)
글/그림 로랑 모로 | 옮김 이세진 | 미디어창비
(발행 : 2019/04/23)


집안에서 잡기 놀이를 하던 아이들이 그만 꽃병을 깨뜨리고 말았어요. 그 광경을 엄마가 모두 보고 말았죠. 엄마가 아이들에게 소리칩니다. 요 말썽꾸러기들! 이제 그만하고 “밖에 나가 놀자!”

왜 집 안에서만 왔다 갔다 하고 있니? 날씨도 좋잖아.
정원에 나가서 마음껏 놀아! 그럼 훨씬 재미있을 거야.

밖에 나가 놀자!

아이들이 정원으로 나왔어요. 무균실을 연상할 정도로 하얀색이었던 집 안과 달리 푸른 녹음으로 우거진 집 밖 세상은 싱그러움 자체예요.

아이들이 밖으로 나온 순간 엄마 모습은 보이지 않아요. 대신 엄마는 목소리만 둥둥 떠다니며 아이들에게 바깥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들을 이야기해 줍니다.

텃밭에서 딸기에게 물을 줘도 좋을 거라고 엄마가 말하지만 웬걸요. 딸기는 뒷전이고 동생은 물뿌리개를 들고 고양이를 쫓고 있어요. 오빠는 이미 정원을 벗어나 연날리기를 하고 있고요. 이 꽃 저 꽃 한데 모아 꽃다발을 만들면 어떠냐는 엄마 목소리가 흘러나오지만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아요. 그저 꽃을 모아 흩뿌리며 장난을 치고 있을 뿐. ^^ 그렇게 두 아이는 연을 쫓아 바깥세상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밖에 나가 놀자!

집 정원에서 들판 너머 연못을 넘고 강을 지나갑니다. 바람이 부는 대로 연을 쫓아 달리고 있는 아이들을 따라가다 보면 주변 풍경과 함께 동물들도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집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얼룩소, 오리, 닭, 돼지, 여우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어요. 산양이 뛰어놀던 산이 있던 풍경이 어느새 황토색 사막으로 바뀌고 사막에서 치타가 달리고 사막여우와 낙타가 놀고 있어요. 그 속에서 아이들도 열심히 뛰어놀고 있고요. 서로의 눈에 보이지 않는 듯 각자의 자리에서 그저 자기 할 일을 하면서요. 밖에 나가 놀자!

그림책 곳곳 다양한 동물들을 보고 있자면 우리와 같은 지구에서 숨 쉬고 있는 생명들이 이렇게나 많았구나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이 모두가 같은 배를 탄 운명 공동체였는데 어느 순간 우리가 지구의 주인이라고만 생각하며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요? 이 지구에 인간밖에 없는 것처럼.

아이들은 연을 쫓아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세상 다양한 곳을 여행합니다. 지구는 둥그니까 이렇게 달리다 보면 정말 온 세상 친구들을 다 만나고 올 수 있겠네요.

밖에 나가 놀자!

다양한 곳을 여행하는 동안 알게 됩니다.

자연이 얼마나 망가지기 쉬운지 너희도 깨닫게 되겠지…….

자신들의 놀이에만 푸욱 빠져있던 아이들의 눈길이 다른 친구들에게로 옮겨갑니다. 돌고래로 바다코끼리로. 동물들의 시선도 아이들에게로 옮겨갑니다. 멋진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연을 날리는 오빠와 동생을 따라 고양이, 큰부리바다오리, 북극곰이  종종종.

밖에 나가 놀자!

엄마, 엄마도 같이 가서 보면 좋았을 텐데!

아이들의 한 마디가 마음을 쿡 찌릅니다. 언제나 말만 앞서는 어른들에게 던지는 아이들의 메시지 같아서요.

그래서 아이들이 준비한 멋진 선물, 전 세계 곳곳의 동물들을 모두 데리고 왔어요!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 치는 엄마와 달리 실컷 뛰어놀고 돌아온 아이들의 얼굴은 한결 차분해져 있어요. 고양이는 오늘 여행의 덤으로 싱싱한 생선 한 마리를 얻었습니다. ^^

밖에 나가 놀자!

아이들이 뛰노는 장소에 있던 동물들이 그림책 맨 뒤에 장소별로 구분되어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어요. 동물들의 이름 아래 ▲▲▲가 그려져 있는 것은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라고 해요. ▲▲는 멸종 위기, 의 동물은 살아남기 쉽지 않은 상태고요. 는 조금 위험한 상태예요. 는 관심이 필요하고 ○는 자료가 부족한 동물들이라고 합니다.

흔히 알고 있다 생각한 동물들도 제각기 정확한 이름이 모두 다르니 페이지마다 다시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들의 정확한 이름도 직접 한 번 불러 보세요.

밖에 나가 놀자!

요렇게요. 이름을 불러주면 뭔가 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그저 저 먼 북극에 사는 바다코끼리가 아닌 내 친구 바다코끼리가 되는 느낌이랄까요?

감각적인 색감의 그림으로 나와 우리 가족, 이웃들의 이야기를 멋지게 보여주었던 작가 로랑 모로는 이 그림책에서 전 지구로 영역을 확장했어요. 모습은 조금 달라도 모두가 친구예요. 지구에는 수천수억의 소중한 내 친구들이 살고 있습니다.

잠시 시선을 돌려보면 이 지구에는 우리뿐만 아니라 수많은 동물들이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그림책 “밖에 나가 놀자!”, 동물들이 살아갈 수 없는 환경, 우리라고 안심할 수 있을까요? 아직 늦지 않았어요. 모두 밖으로 나가 보아요. 그리고 느껴 보아요. 세상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의 숨결을…


※ 함께 읽어 보세요 : 사라지는 동물 친구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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