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 햇볕 쨍쨍한 날의 기적

SUN : 햇볕 쨍쨍한 날의 기적

(원제 : SUN)
글/그림 샘 어셔 | 옮김 이상희 | 주니어RHK

(발행 : 2019/05/10)


노란 바지에 파란 줄무늬 셔츠를 입은 아이, 계단이 있는 빨간 현관문 앞 풍경, 이제는 이웃집처럼 익숙해져 버렸습니다(샘 어셔의 전작들 기억하시죠? 전작 ‘눈(snow)’‘비(rain)’에 이어 이번에는 뜨거운 태양입니다. 참고로 폭풍(storm)도 이미 나와 있습니다. 아마도 곧 한글판이 출간되겠죠 ^^).

변하는 것은 날씨 그리고 날씨에 따라 집 앞을 찾아오는 새입니다. 현관문 앞에서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 아이처럼 앵무새도 아이가 들고 있는 것과 똑같이 생긴 컵에 음료수를 마시고 있어요. 한여름 무더위를 잠시라도 잊고 싶은 듯.

오늘 아침에 일어나 보니
햇볕이 쨍쨍했어요.
한 해 가운데
가장 더운 날이었어요.

SUN : 햇볕 쨍쨍한 날의 기적

아침을 먹는 동안 아이는 할아버지에게 이야기합니다. 햇볕이 브로콜리 스프보다 뜨겁고 아타카마 사막보다 뜨겁고 태양 표면보다 뜨겁다고. 아이의 말에 할아버지는 말씀하셨어요. 모험을 떠나기 아주 좋은 날이라고. 모험에 필요한 물건을 챙긴 두 사람은 각자 역할을 분담한 후 모험을 떠났어요. 아이는 망원경을 맡고 할아버지는 지도 보는 일을 맡기로 했죠.

SUN : 햇볕 쨍쨍한 날의 기적

두 사람은 걷다 쉬다를 반복하며 나아갑니다. 휴식을 취할 때면 아이는 할아버지에게 어디를 찾고 있는지 물었어요. 그때마다 할아버지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 ‘그늘이 있는 곳’, ‘시원한 곳’이라 말씀하셨고 아이는 망원경으로 주변을 살펴 보다 할아버지에게 제안합니다.

“이 길로 가면 어때요, 할아버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날씨는 점점 더워집니다. 파란 하늘 아래 출발했던 두 사람은 점점 더 붉은 열기로 가득한 더위 속을 걷습니다. 마치 브로콜리 스프를 거쳐 아타카마 사막 지나 태양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것 같아요.SUN : 햇볕 쨍쨍한 날의 기적

‘이 길로 가자’고 말하는 손주의 제안을 묵묵히 들어주시는 할아버지 얼굴엔 미소가 그득합니다. 아이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게 배려하는 할아버지의 마음. 손주는 알까요? ^^ 그렇게 한참을 걸어 도착한 곳은 거대한 바위 동굴 앞이었어요. ‘그림처럼 아름답고 그늘이 있고 시원한 곳’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모든 조건을 다 갖춘 곳입니다. 두 사람이 동굴에 들어서자…

SUN : 햇볕 쨍쨍한 날의 기적

더위를 피해 이곳으로 피서라도 온 것일까요? 마치 다들 이곳에서 오랫동안 할아버지와 손자를 기다려왔던 것처럼 보이네요. 동굴 밖 세상은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볕에 벌겋게 익어가고 있어요. 할아버지와 아이는 해적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더위에 무료할 수 있었던 긴 하루가 이렇게 신나고 즐겁게 흘러갔습니다.

SUN : 햇볕 쨍쨍한 날의 기적

집에 돌아온 할아버지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바라보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단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내일도 햇볕이 쨍쨍하면 좋겠어요.

할아버지 손에 들린 사진 속에 담긴 오늘 하루, 오늘은 이미 추억이 되어버렸습니다. 덥다고 늘어져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그저 무료하고 지루했을 오늘 하루였겠죠. 바라만 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찾아 나섰기에 온몸으로 뜨거운 태양을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 지난 그림책에 나왔던 새들이 모두 등장해요. 표지에 등장했던 앵무새,  “Snow”에 등장했던 펭귄, “Rain”에 등장한 청둥오리, 그러고 보니 원숭이 인형은 모든 그림책에 등장했네요. 그 곁에 해적 선장 인형은 오늘 할아버지와 함께 해적선을 지휘했고요.

어마어마한 더위가 찾아온 날, 할아버지와 손주가 함께 떠난 즐거운 모험 이야기를 그린 그림책 “SUN : 햇볕 쨍쨍한 날의 기적”, 기적은 늘 우리 곁에 있어요. 내가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따라 언제나 다른 모습으로 찾아올 뿐이에요.


※ 함께 읽어 보세요 : 샘 어셔의 날씨 시리즈

샘 어셔 그림책 시리즈
SNOW(2016), RAIN(2018), SUN(2019), STORM(2019) 왼쪽부터 번역 출간 순서대로 나열했습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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