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케이크

달케이크

(A Big Mooncake for Little Star)
글/그림 그레이스 린 | 옮김 마술연필 | 보물창고
(발행 : 2019/05/15)

※ 2019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1959년 소련이 발사한 루나 2호를 시작으로 인류가 달 탐사를 시작한 지 60년이란 시간이 훌쩍 흘러갔지만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는 과학을 앞세운 딱딱한 달보다는 상상으로 가득한 감성의 달이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나 봅니다. 달에 달 토끼가 살지 않는다는 걸 이미 알고 있음에도 밤하늘에 뜬 커다란 달 속에서 달 토끼를 찾으며 이야기를 만들고 여전히 보름달을 바라보며 마음속 소원을 비는 걸 보면 말이에요.

2019년 칼데콧 명예상을 수상한 그림책 “달케이크”의 주된 정서 역시 다분히 감성적입니다. 작가 그레이스 린은 달을 소재로 만든 그림책 속에 동양적 느낌의 신비로운 판타지 세상을 더없이 아름답게 펼쳐놓았어요.

달 케이크

캄캄한 밤 부엌에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요리를 하고 있어요. 식탁을 다 덮을 만큼 둥글고 커다랗고 노란 반죽. 엄마는 정성을 다해 만든 케이크 반죽을 조심스럽게 오븐에 넣습니다. 이제 케이크가 잘 구워지기를 기다리는 행복하면서도 초조한 시간만 남았습니다.

면지에서 시작해 앞표지로 부드럽고 환상적인 그림들이 이어집니다. 배경은 아주아주 캄캄한 밤. 엄마도 아이도 똑같이 반짝반짝 빛나는 노란 별무늬 옷을 입고 있어요. 밤의 요정들처럼요.

달 케이크

드디어 케이크가 완성되었어요. 엄마는 갓 구운 달케이크를 식히려고 두둥실 하늘에  띄워 놓으면서 별이에게 말했어요.

“별아, 달케이크를 굽는 데 꽤 오래 걸렸구나. 자 이제, 우리 별이가 조금만 더 참으면 되겠지. 내가 다 됐다고 말할 때까지 달케이크에 손대면 안 돼. 알았지?”

별이는 엄마 말을 잊지 않습니다. 별이는 이를 닦는 동안에도 세수를 하는 동안에도 엄마 말을 잊지 않았어요. 그러다 콜콜 잠이 들었죠.

달 케이크

하지만 한밤중에 눈이 번쩍 떠지고 말았어요. 오늘 밤은 어제와는 다른 밤, 밤하늘에 엄마가 구운 맛있는 달케이크가 두둥실 떠있는 밤인걸요. 별이는 이미 엄마 말을 까맣게 잊었어요. 머릿속에는 온통 달케이크 생각뿐. 통통통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뿐사뿐 걸어가 달케이크를 살짝 떼어 먹으면서 별이가 묻습니다.

조금만 살짝 떼어 먹어도 엄마는 알아차릴까요?
음, 아닐 거예요. 아닐 거예요.
냠냠, 냠냠냠!

이미 별이는 답을 알고 있어요. 엄마가 절대 알아차리지 못할 거라고. ‘냠냠, 냠냠냠!’ 별이가 달케이크를 먹는 소리가 리드미컬하게 느껴집니다. 별이 마음처럼 글자들도 함께 춤추고 있는 아름다운 밤이에요.

달 케이크

입안에서 살살 녹는 달케이크, 별이는 밤마다 하늘에 띄워놓은 달케이크를 엄마 몰래 야금야금 먹습니다. 아주 조금만 살짝…

달케이크가 조금씩 작아지기 시작합니다. 동그란 보름달 케이크가 반쪽짜리 하현달 케이크로, 손톱같은 그믐달 케이크로 말이죠. 새까맣기만 했던 밤하늘은 별이가 흘린 달케이크 부스러기 때문에 노란 가루들이 알알이 박힌 것처럼 변해갑니다. 마치 밤하늘에 은하수를 뿌려놓은 것처럼요.

달케이크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어느 날 밤, 엄마는 달케이크가 사라진 걸 알아차렸습니다. 달케이크가 사라진 자리에 반짝이는 작은 부스러기들이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었어요. 급하게 숨느라 토끼 인형을 흘리고 달아난 별이, 엄마는 별이의 토끼 인형을 바라보면서 빙그레 웃고 있어요.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것처럼.

그러니 어쩔 수 없지요. 달케이크 다시 만들 수밖에. 엄마도 웃고 별이도 웃고. 배시시 웃고 있는 엄마랑 별이가 꼭 닮았습니다.

달 케이크

앞 면지와 똑같은 그림이  뒤쪽 면지에 다시 나옵니다. 엄마와 달이가 함께 새로운 달케이크를 만들어 밤하늘에 띄우면 별이가 또 먹어치우고, 그때 흘린 달케이크 가루가 밤하늘 별이 되고 달케이크가 사라진 걸 알게 된 엄마가 별이와 다시 달케이크를 만들고…  이야기는 이렇게 빙글빙글 순환하겠죠. 때가 되면 달이 사라지고 또다시 나타나는 것처럼요.

중국계 미국인인 작가 그레이스 린은 세 살배기 딸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찾다 이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새까만 밤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가 더없이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이야기 속에 엄마 사랑이 듬뿍 느껴지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림책을 읽고 나면 밤하늘이 이전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별이가 달케이크 얼마나 먹었으려나, 아직 엄마에게 들키지 않았을까, 저 별은 별이가 흘린 달케이크 가루겠구나 하는 생각들로 가득한 그런 하늘, 밤하늘에 사랑이 가득합니다.

모리스 센닥은 1971년 칼데콧 명예상을 받은  그림책 “In The Night Kitchen”을 통해 우리가 아침마다 신선한 빵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누군가 밤새 수고한 덕분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작가 그레이스 린은 밤하늘을 수놓은 아름다운 달과 별은 어느 밤 별이 모녀가 수고한 덕분이라고 “달케이크”에서 이야기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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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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