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m : 폭풍우 치는 날의 기적

STORM : 폭풍우 치는 날의 기적

(원제 : STORM)
글/그림 샘 어셔 | 옮김 이상희 | 주니어RHK
(발행 : 2019/10/20)


파란 줄무늬 셔츠를 입은 아이가 빨갛고 노랗게 물든 나뭇잎들이 이리저리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어요. 계단이 있는 빨간 현관문 앞 풍경이 너무나 익숙해져 잘 아는 이웃집처럼 느껴집니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다채롭게 변하는 이곳, 오늘은 이 시리즈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이야기인 “STORM : 폭풍우 치는 날의 기적”입니다.

Storm : 폭풍우 치는 날의 기적

창문 밖 풍경이 근사합니다. 낙엽비가 우수수 떨어지는 모습을 바로 코앞에서 감상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낭만적인가요? 바람에 창문이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들은 아이는 생각합니다. 얼른 바깥에 나가 뛰어놀고 싶다고. 눈이 와서 비가 오기 때문에, 날씨가 너무 좋아서, 바람이 불어서… 매일매일 밖에 나가 뛰어놀고 싶은 아이. 세상 모든 것이 아이에겐 놀아야 할 이유가 됩니다.

하지만 오늘도 할아버지는 서두르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연날리기 딱 좋은 날씨니 먼저 연을 찾아보자고 말씀하셨어요.

Storm : 폭풍우 치는 날의 기적

바깥에선 바람이 세차게 불었어요.

나무가 휘청일 만큼 세찬 바람이 불어오는 날이에요. 우수수 떨어진 고운 빛깔 나뭇잎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 옷차림에서도 계절이 느껴집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할아버지와 아이가 나갈 채비를 하는 동안 집 안과 집 밖 거리 풍경이 번갈아 나오며 시간의 경과를 보여주고 있어요. 계절을 흠뻑 느낄 수 있는 멋진 장면입니다.

Storm : 폭풍우 치는 날의 기적

오래된 물건들을 정리하다 보면 잊고 있던 온갖 보물들을 다 만나게 되죠. 할아버지와 아이도 지금 똑같아요. 연을 찾던 두 사람은 집안 곳곳에서 추억 어린 물건들을 만나며 옛 생각에 젖습니다. 할아버지의 크리켓 배트(“SNOW”에서 눈싸움할 때 썼던 도구였어요), 온갖 편지들(“RAIN”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 편지를 부치러 나갔죠), 탐험을 나섰을 때 가지고 갔던 망원경(“SUN”에서 모험 떠날 때 아이가 가지고 갖던 물건입니다) 등 연을 찾는 동안 나온 각종 물건들을 보며 추억에 젖는 할아버지와 손주, 그러는 동안 바람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어요.

STORM : 폭풍우 치는 날의 기적

드디어 연을 찾았어요. 두 사람은 연을 들고 밖으로 나가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들을 맞으며 언덕에 올랐어요. 두 사람은 함께 언덕 너머 저 멀리 연을 띄웠습니다. 바람 타고 두둥실 떠오른 연, 바람이 많이 불어 오늘은 연날리기 딱 좋은 날이에요. 언덕에 서있으면 윙윙 바람 부는 소리, 마른 풀잎들이 서걱대는 소리가 들려올 것 같아요. 늦가을 풍경 속에서 연을 날리는 할아버지와 손주, 그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샘 어셔의 아름다운 수채화 그림이 늦가을 분위기를 더욱 아름답게 살려내고 있어요.

잠시 이 멋진 풍경에 빠져드는 순간…

Storm : 폭풍우 치는 날의 기적

오늘도 어김없이 상상 여행이 시작됩니다.

점점 더 거세지던 바람이 할아버지와 손주를 연과 함께 날려버렸어요. 그와 함께 언덕 위에 연을 날리던 사람들이 일제히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STORM”이란 제목에 걸맞게 두 사람이 겪는 오늘 모험의 배경은 넓디넓은 하늘이에요. 방패연, 가오리연뿐만 아니라 피에로 연, 고래 연, 용 모양 연, 황금 잉어연, 고릴라 연… 세상 신기한 연들이 모두 여기 모였어요. 바람 언덕 위 세상 모든 연들이 벌이는 신나고 즐거운 파티입니다. 그렇게 한참을 날고 있을 때 할아버지가 말씀하셨어요. 폭풍우가 몰려오니 어서 집으로 가자고.

연을 타고 무사히 집까지 날아왔을 때 번개가 빠지직, 빗줄기가 후두둑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너무 늦지 않게 딱 맞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Storm : 폭풍우 치는 날의 기적

밖에서 재미있게 놀다 온 흔적이 거실 바닥에도 남았네요. 밖에 폭풍우가 치고 있어 거실이 유난히 포근하고 따사로워 보어요. 간식을 두고 마주 앉은 손주에게 할아버지는 오늘도 어김없이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가장 멋진 모험은
함께하는 거란다.”

맞아요.
내일도 폭풍우가 몰아치면
좋겠어요.

제2의 존 버닝햄이란 타이틀답게 작가 샘 어셔는 그림책 속에 특유의 발랄하면서도 따뜻하고 편안하면서도 유쾌한 풍경들을 펼쳐 놓습니다. 잊고 싶지 않은 소중한 순간들과 아름다운 추억들이 두 사람이 함께 한 모든 계절 속에 아로새겨져 있어요.

날씨와 계절을 소재로 멋진 풍경과 추억을 선사한 그림책 “STORM : 폭풍우 치는 날의 기적”, 세상엔 날마다 기적 같은 일들이 쏟아져 나와요. 아이처럼 순수하게 그걸 즐길 수 있는 마음이 준비되어 있다면요.


※ 함께 읽어 보세요 : 샘 어셔의 날씨 시리즈

샘 어셔 그림책 시리즈
SNOW(2016), RAIN(2018), SUN(2019), STORM(2019) 왼쪽부터 번역 출간 순서대로 나열했습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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