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원제 : What Can a Citizen Do?)
데이브 에거스 | 그림 숀 해리스 | 옮김 김지은 | 이마주
(발행 : 2020/01/20)


의미심장한 제목의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는 도시 한 켠에 버려진 작은 섬이 아이들의 손으로 멋진 놀이터로 변신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성장하는지, 그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인 시민들의 관심과 노력이 무엇을 해낼 수 있고 그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도시 한 켠에 볼품 없는 작은 섬이 하나 있습니다. 화려한 도시의 불빛이 미치지 못하는 곳, 지나치는 사람들의 눈길조차 끌지 못하는 곳. 그리고 저 건너편 컴컴한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불이 켜져 있는 창문 너머로 이 섬을 지켜보고 있는 단 하나의 시선.

제목만큼이나 난해한 첫 장면을 툭 던져놓고 작가는 독자들에게 묻습니다.

한 사람의 시민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지나던 한 아이가 이 섬을 발견하고는 자신만의 비밀 아지트라도 삼으려는 듯 씩씩하게 건너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또 다른 아이가,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던 또 다른 아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지금껏 황량했던 섬이 북적대기 시작합니다.

나무 위에는 멋진 집이 만들어지고, 다들 둥그렇게 둘러 앉아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하고, 마음 내키는대로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합니다. 섬을 열심히 가꾸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누구보다 신나게 노는 친구도 있습니다.

친구들이 점점 더 늘어나면서 자신들만의 이 멋진 놀이터를 지키기 위해 아이들은 스스로 규칙을 정하고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으며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바로 잡아갑니다.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면 더 즐겁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을 굳이 배우지 않아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아주 가끔씩은 모두를 위해 한 사람이 양보를 해야 할 때도 있고, 또 어떤 때는 단 한 사람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도 있음을 배우기도 합니다.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의 멋진 놀이터에 갑자기 나타난 곰. 등장은 무시무시했지만 곰은 그저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야수의 겉모습이 아닌 천진한 마음을 들여다볼 줄 아는 아이들은 곰을 반갑게 맞이 합니다. 아이들은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친구를 꺼리거나 못살게 굴지 않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해맑음에 나와 다르다는 것이 틀리거나 잘못된 것이 아님을 우리 어른들이 배우게 됩니다.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신나게 놀던 아이들이 누군가를 발견했습니다. 저 멀리 건너편 집 창문 안으로 보이는 한 아이. 아이들은 집 안에 외로이 남겨진 그 친구를 자신들의 멋진 놀이터로 초대하고 싶어졌습니다.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은 그 친구가 건너올 수 있도록 다리를 놓기 시작합니다. 열심히 재료를 나르는 친구, 이거 해라 저거 해라 꼼꼼히 작업을 감독하는 친구, 묵묵히 일만 하는 친구, 아직 다리가 채 완성되기도 전에 끄트머리까지 달려나와 건너편 친구를 불러대는 친구… 그런데 초대받은 주인공 역시 뭔가에 분주합니다. 아, 이 친구 역시 어떻게 하면 새 친구들을 기쁘게 해줄 수 있을까 고민중이었네요.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방 안에서 이것저것 그려대며 궁리하던 아이가 전구들을 잔뜩 짊어지고 친구들이 놓아준 다리를 건너옵니다. 새 친구는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섬을 환하게 밝혀줄 방법을 찾고 있었나봅니다. 마음을 활짝 열어준 친구들, 제것을 아끼지 않고 내어준 친구. 아이들의 활짝 열린 마음 덕분에 아이들의 놀이터가 환하게 빛나기 시작합니다.

한 사람의 시민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시민은 관심을 가져야만 해요.
시민은 주의깊게 들여다보고 멀리 내다보아야 해요.
저절로 시민이 되는 건 아니에요.
시민이 된다는 건 무언가를 하는 거예요.

만약에 우리가 단 한 사람,
외로운 하나의 영혼에게 손을 내민다면,
길을 열어 준다면,
빛을 가져오는 거예요.
우리 모두를 엮어서 커다란 하나를 만들어요.

그러니까 자신만 생각하는 건 잠시 잊으세요.
다른 사람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 보세요.
그렇게 할 수 있어요.
의심하지 말아요.
그러면 모든 것이 달라질 거예요.

모든 이야기들은 바로 이 물음과 함께 시작합니다.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놀이의 즐거움 그 자체만을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사심이란 게 있을 수 없겠죠. 아이들은 그래서 누구와도 쉽게 친구가 될 수 있고, 방금 전까지 옥신각신 티격태격 다퉜어도 금방 히히덕 거리며 다시 함께 어울릴 수 있나 봅니다.

놀이의 즐거움만을 생각하는 아이들처럼 오로지 시민만을 생각하는 정치인들만 존재한다면 어쩌면 이 사회에 정당이니 선거니 하는 것들이 필요 없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보니 우리 시민들이 늘 관심을 갖고 주의깊게 들여다봐야 하고 다음 세대가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우리 사회가 되기 위해 더 멀리 내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모든 건 바로 이 물음에서 시작합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곧 치러질 선거에서 오로지 시민만을 위할 수 있는 후보를 뽑아서 우리 시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게 하는 것 바로 그것 아닐까요?

여러 가지 주제를 함축해내려는 작가의 욕심 덕분에 이야기의 흐름이 조금은 어색하지만 엄마 아빠 또는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시민 정신, 정치, 차별과 포용, 사회적 배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기엔 딱 좋은 그림책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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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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