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너를 사랑해 -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
엄마는 너를 사랑해

(원제 : No Matter What)
글/그림 데비 글리오리 | 옮김 서애경 | 킨더랜드
(발행 : 2008/03/20)


요즘 다섯살난 딸아이가 이제 9개월 된 동생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나봅니다. 엄마 아빠가 늘 자기만 바라봐 주고 언제나 자기가 최우선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엄마는 동생이 먼저고 아빠는 ‘누나가 그러면 안돼!’라고만 하고… 엄마 아빠는 아닌데 딸아이 입장에선 그렇게만 느껴지나봅니다. 혹시라도 서운해할까봐 엄마 아빠는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신경 쓰는데도 아이가 이러니 좀 억울하긴 한데, 그래도 제일 억울한 건 우리 딸아이겠죠 ^^

그래서 어떤 책 읽어 주면 좋을까 이 그림책 저 그림책 찾아 보다가 발견한, 엄마의 사랑을 의심하는 아이를 위한 그림책 “엄마는 너를 사랑해”입니다.

엄마는 너를 사랑해 -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

꼬마가 잔뜩 심술이 났네요. 엄마가 자기랑 안놀아주고 통화만 하고 있었거든요. (요 대목에서 우리 딸아이한테 은근 슬쩍 ‘이거 누구 같아?’ 하고 물어보면 처음 몇번은 아빠 입을 틀어막으면서 못마땅해 하더니 여러번 같이 보면서 흐뭇한 결말을 알고 나서부터는 깔깔대고 웃습니다. ‘아빠, 나 요즘은 안그러쥐~~?’ 이러면서 말이죠 ^^)

엄마는 너를 사랑해 -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

“엄마 미워. 엄마는 나를 안 사랑하지?”

“우리 아가!
네가 어떤 심술을 부려도,
어떤 말썽을 피워도,
엄마는 너를 사랑해!”

사실 엄마가 포근하게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네가 어떤 심술을 부리고 아무리 말썽을 피워도 엄마는 너를 사랑해!’ 이 말만으로도 이미 아이의 심술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 풀렸을겁니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어집니다.

엄마는 너를 사랑해 -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

“말썽쟁이 곰이 되어도 나를 사랑해?”

“꼬물꼬물 벌레가 되어도 나를 사랑해?”

“정말 어떤 일이 생겨도 사랑해?”
“내가 악어가 되어도?”

어떤 일이 생겨도 자기를 사랑하냐고 묻고 또 묻는 아이에게 엄마는 한결 같이 대답해 줍니다.

“그래 그래!
네가 악어가 되어도,
어떤 일이 생겨도,
엄마는 너한테 뽀뽀를 해 주고,
밤마다 너를 꼭 안아 줄거야.”

말썽쟁이 곰이 되어도 따뜻한 스프를 정성스레 만들어서 가져다 줄거라는 엄마, 꼬물꼬물 벌레가 되어도 다정하게 곁에 앉아서 책을 읽어다 주겠다는 엄마, 못생긴 악어가 되어도 밤마다 뽀뽀를 해 주고 꼭 안아 줄거라는 엄마의 대답에도 아이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엄마에게 또 묻습니다.

엄마는 너를 사랑해 -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

“사랑이 망가지면 어떡해?
깨지면 어떡해?
다시 고칠 수 있어?
새로 만들 수 있어?”

자신을 사랑하냐는 아이의 반복되는 물음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아이가 오늘 왜 심술이 나 있는지 그 이유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심술이 나서 자기가 한 행동들이 잘못된 일임을 이미 스스로 알고 있다는 것도 느껴지구요. 엄마가 자기한테 관심이 없어 보이는 것 같아서 서운해진 아이, 엄마가 자기만 봐줬으면 하는 마음에 종일 말썽 피우고 심술 부리다 보니 아이 마음은 더 불안해진거죠. 이렇게 말썽만 피우는 자기에 대한 엄마의 사랑이 혹시나 망가지진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여기다 대고 엄마나 아빠가 화내고 야단친다면 잔뜩 예민해져 있는 아이 마음에 상처가 나고 말겠죠…. 흠… 전 우리 딸아이 마음에 얼만큼 큰 상처를 낸 아빠일까요? -.-)

“오래오래 둘이 웃고 같이 뽀뽀하면
사랑도 이렇게 고칠 수 있어.”

엄마는 너를 사랑해 -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

“엄마가 멀리 가면 어떡해?
사랑도 멀리 갈까?
아니면 여기 남을까?”

사랑이 망가질까봐 걱정스럽던 아이가 엄마에게 마지막으로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아마도 아이가 가장 걱정했던 일이었을겁니다. 말썽만 피우고 심술만 부리는 자기를 남겨 둔채 얄미운 동생만 데리고 엄마가 멀리 떠나면 어떻게 하지 하는 불안한 마음이 엄마 옆에 누워 조심스레 묻는 아이 얼굴에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아이 옆에 나란히 누워 있는 인형들 표정 조차 걱정이 가득해 보입니다.

“우리 아가, 저 별들 좀 봐.
별은 멀리, 아주 멀리 있어.
그래도 별빛은 저녁마다 찾아와
우리를 비춰 준단다.”

“사랑도 그래.
네가 가까이 있어도, 멀리 있어도,
이 세상 어디에 있어도,
사랑은 언제나 별빛처럼 너를 감싸 준단다.”

엄마는 너를 사랑해 -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

저 멀리 따스하게 밤하늘을 비추고 있는 별빛들 아래 엄마의 포근한 품에 안겨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아이의 모습으로 그림책은 끝이 납니다. 아이의 불안한 마음엔 역시 엄마 아빠의 다정한 뽀뽀와 포근한 포옹이 그만이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흔히 ‘동생을 탄다’라고 말씀하시는 세상의 모든 누나와 형, 언니와 오빠들만이 느끼는 성장통. 엄마를 동생에게 빼앗긴 것 같은 상실감, 동생만 예뻐하고 돌봐주는 것 같은 질투심. 모든건 사랑이 원인이고 치료제 역시 사랑인가봅니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의심하는 세상의 모든 첫째들을 위한 그림책 “엄마는 너를 사랑해”였습니다.^^


엄마는 너를 사랑해 -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

“엄마는 너를 사랑해”는 2008년에 국내에 처음 출간되었고, 같은 출판사에서 2014년에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로 제목과 표지가 바뀌어서 다시 출간했습니다. “엄마는 너를 사랑해” 버전은 아마도 도서관에서만 찾아 볼 수 있을 것 같고, 새로 구입하려면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를 구입하면 됩니다. 제목과 북커버는 바뀌었지만 내용은 그대로입니다 ^^(리뷰에 사용된 사진과 인용구는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 버전입니다)

※ 참고로 ‘엄마는 너를 사랑해’와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는 같은 책이지만 전체적인 컬러톤에 변화가 좀 있습니다. ‘엄마는 너를 사랑해’에서는 푸른빛이 아주 살짝 도는 검정색톤으로 밤하늘과 어둠을 표현했지만, 새로 나온 ‘그래도 그래도 너를 사랑해’는 같은 배경에 검정색톤을 빼버리고 푸른색만으로 표현함으로써 포근함을 더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배경뿐만 아니라 면지 역시 차이가 있습니다.

“엄마는 너를 사랑해”의 앞쪽 면지는 아래 그림처럼 시무룩한 아이가 엄마와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곳에서 쓸쓸한 표정으로 있습니다. 양들과 오리들 역시 서로 조금씩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엄마는 너를 사랑해 -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

반면에 뒷쪽 면지는 오해를 풀고 엄마의 사랑을 다시 확인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엄마가 아이의 뒤에서 다정하게 백허그를 해 주고 있죠. 그리고 양들과 오리들도 다정하게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

엄마는 너를 사랑해 -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

반면에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 버전에서는 앞쪽 면지의 경우 기존과 마찬가지로 쓸쓸해 보이는 아이의 모습을 담고 있긴 하지만 ‘엄마는 너를 사랑해’의 면지에 있던 다른 장면들을 모두 배제하고 쓸쓸한 아이에게 집중한 듯 합니다.

엄마는 너를 사랑해 -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의 앞쪽 면지

그리고, 뒷쪽 면지는 ‘엄마는 너를 사랑해’와는 달리 밤하늘을 포근하게 비추는 별들만 담아냈습니다.  ‘엄마는 너를 사랑해’에서 뒷쪽 면지로 사용했던 그림은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에서는 책표지로 사용되었구요.

엄마는 너를 사랑해 -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의 뒷쪽 면지

원제는 ‘No Matter What’인데 한글 제목은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보다는 ‘엄마는 너를 사랑해’가 훨씬 포근하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책표지는 새 버전이 개인적으로 더 마음에 듭니다. ‘엄마는 너를 사랑해’ 버전의 책표지가 엄마와 아이의 다정한 모습 그 자체에 촛점을 맞췄다면,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 버전의 책표지는 엄마와 아이의 따스한 사랑이 밤하늘 아래 펼쳐진 평화로운 세상을 포근하게 비춰주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마치 별빛들처럼 말이죠.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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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맘
혜원맘
2014/06/29 19:44

세상의 모든 첫째들을 위한 그림책…
이 말이 느낌이 참 좋아요.
늘 큰애더러 양보하라고 강요했었는데…
저 역시 아이 맘에 상처를 낸 엄마네요 -.-
주말에 올라온 글 보며 생각 많이 하고 갑니다…

이선주
Editor
2014/06/30 08:53

안녕하세요? 혜원맘님, 아이들이 이런 엄마 맘을 알까요?^^ 엄마는 언제나 그래도 그래도 너를 사랑하는데 말이죠.
저도 이 그림책 읽다 뭉클 했었답니다. 제 딸은 다 컸는데도 가끔씩 엄마 사랑을 확인하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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