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힘들 때 엄마를 찾는다.
몸이 힘들 때도 엄마를 찾는다.
힘든 것을 내색하지 않고 엄마를 찾는다.
찾아가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그저 ‘엄마!’라고 마음속으로 부른다.
그러면 엄마가 내게 달려온다.
엄마는 좋다.
엄마와 나는 한순간도 떨어져 있지 않다.
 – “엄마는 좋다” 중에서

2006년 “딸은 좋다”로 딸 키우는 엄마의 마음을 그림책 속에 뭉클하게 풀어놓았던 채인선 작가가 이번에는 엄마 사랑을 돌아보는 딸의 마음을 담담하게 그려낸 “엄마는 좋다”를 출간했어요. 엄마가 기억하는 딸, 딸이 기억하는 엄마. 두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집니다.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는 엄마와 딸처럼.


딸은 좋다

딸은 좋다

채인선 | 그림 김은정 | 한울림어린이
(발행 : 2006/11/27)

커다란 모자와 선글라스는 아마도 엄마 것이겠죠. 엄마 물건이라면 세상에서 제일로 예뻐 보이고 좋아 보일 어린 딸이 엄마 물건으로 한껏 멋을 부린 모습은 언제 보아도 웃음이 납니다. 이 순간을 놓칠세라 서둘러 이 사진을 찍고 있을 엄마 아빠, 보이지 않지만 우린 느낄 수 있어요. 딸을 바라보며 활짝 웃고 있을 얼굴과 그 행복한 마음을…

딸은 좋다

사진과 함께 기록한 정성 가득한 엄마의 육아 일기처럼 느껴지는 그림책입니다. 매 순간 놓치지 않고 찍어 둔 사진을 한 장 한 장 인화하고 사진과 함께 정성 들여 쓴 엄마의 일기이자 딸에게 보내는 편지, 오래된 사진에서 느껴지는 정겨움과 가슴 뭉클한 기록들이 고스란히 내 마음에 전해집니다. 우리는 그림책을 통해 그 시절의 엄마를 만나고 그 시절의 딸을 만납니다. 향수 가득한 그 시절을 온전히 느껴봅니다.

딸은 좋다

누구에게나 남아있을 어렴풋한 기억들이 스쳐갑니다. 맞아 그때 이 옷 내가 좋아했었는데… 맞아 그때 이렇게 생긴 자전거를 타고 다녔지. 엄마도 딸을 기억해 봅니다. 꼬물꼬물 내 품 안에서 안겨있기만 했던 작은 아이가 어느새 이렇게 자란 것을 새삼 느끼며 놀라워했던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웃음 짓습니다. 찰칵! 셔터 소리에 맞춰 환하게 웃는 아이. 세상 모든 근심 걱정 다 잊게 해주었던 아이의 환한 얼굴을 떠올려봅니다. 딸은 좋다

화내는 딸도 웃는 딸도 엄마에겐 모두 사랑입니다. 어르고 달래고 품어주고 보듬어줄… 언제까지나 영원히 마르지 않는 사랑. 엄마는 노래합니다.

딸은 좋다.
엄마한테 괜히 화를 내고는 한순간도 못 되어서
“엄마 미안해요.”하고 쪽지를 쓴다.
엄마는 그 쪽지들을 소중하게 간직한다.
엄마는 그런 딸이 좋다.

딸은 좋다

엄마 닮아 웃는 모습이 예쁜 딸, 예쁜 옷을 많이 입힐 수 있고 머리도 이래저래 묶어 줄 수 있어 좋은 딸, 엄마가 없을 땐 어린 동생을 엄마처럼 잘 돌보아주는 딸, 화를 내고도 금방 사과하는 딸, 그냥 내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세상에서 가장 이쁘고 사랑스러운 딸. 마냥 어린아이 같았던 딸이 자라 이제 결혼을 합니다.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은 지금 어떨까요?

아기를 안고 찍은 첫 장면 이후로 엄마의 얼굴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아요. 딸이 등장할 때 절묘하게 엄마 얼굴은 가려진 채로 잠깐씩 등장하죠. 딸이 결혼하는 장면에서도 엄마는 딸을 안고 있는 뒷모습으로만 등장해요. 신기한 건 웨딩드레스 입은 딸의 얼굴과 첫 장면 아기였던 딸을 안고 있는 젊은 시절 엄마 얼굴이 무척이나 닮았다는 점입니다. 엄마 딸이니까, 엄마를 닮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딸을 통해 엄마의 삶이 또 다른 모습으로 되풀이됩니다. 삶이란 그런 것 아닐까요. 온 힘 다해 사랑으로 키워낸 아이가 자라 또 다른 사랑으로 세상을 품어내는… 빙글빙글 돌고 돌아 삶이 그렇게 순환됩니다. 엄마에게서 딸로 그 딸에게서 또 그 딸의 딸에게로 세상은 그렇게 이어져 여기까지 왔고 그렇게 이어지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딸은 정말 좋다.
아기를 낳아 엄마가 되어 볼 수 있으니까.

딸이 태어나 사랑받으며 자라나 결혼을 하고 아기를 기다리는 장면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딸 예찬론, 한때 딸이었기에 누구보다 딸의 마음을 잘 아는 엄마의 편지 “딸은 좋다”, 아기를 낳아 엄마가 되어 보면 딸은 알 거예요. 그 아기가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지, 엄마 아빠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그리고 그 시절 엄마 아빠의 사랑이 얼마나 고마운 것이었는지를.


엄마는 좋다

엄마는 좋다

채인선 | 그림 김선진 | 한울림어린이
(발행 : 2020/05/08)

“딸은 좋다” 출간 이후 14년 만에 출간된 그림책 “엄마는 좋다”는 오래전 엄마의 마음에 대한 딸의 화답입니다. “엄마는 좋다”, 담백한 그림책 제목이 좋아요. 엄마가 좋은 이유는… 엄마니까, 엄마라서. 우리 엄마라서, 내 엄마니까…

엄마는 좋다.
나의 처음을 알고 있어서 좋다.
내가 어떻게 세상에 나왔는지
앙 하고 울었는지
머리칼은 얼마나 있었는지
눈을 바로 떴는지, 한참 있다 떴는지…
어젯밤 일처럼 엄마는 다 기억한다.

엄마는 좋다

알록달록 나비 모빌, 바구니에 차곡차곡 개어 넣어둔 천 기저귀, 정겨운 카세트 플레이어, 플라스틱 오뚝이와 딸랑이, 토실토실한 아기 얼굴이 그려진 분유통과 원기소, 지금까지도 어렴풋이 향이 기억나는 하얀 분통. 무엇 하나 정겹지 않은 물건이 없어요. 나란히 놓인 아기 수첩과 산모 수첩, 육아 일기장 그 옆 모나미 볼펜, 그리고 필름 카메라까지… 내가 주인공이지만 나는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을 위해 엄마는 이 모든 걸 하나하나 상세히 기록하고 또 사진으로 남겨 두셨어요.

엄마는 좋다

엄마는 좋다.
학교 갔다 돌아오면 엄마는 두 팔 벌려 맞아 준다.
그러지 못할 때라도
엄마는 식탁 위에 있고
화초들 사이에 있고
깨끗이 빨아 놓은 수건 위에 있다.
집에 오면 엄마는 늘 있다.

표정만 보고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다 아는 엄마, 울음소리만 듣고도 어디를 살펴보아야 하는지 척척 알고 있는 엄마.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다 이쁘다고만 하는 엄마, 나의 모든 것을 품고 있는 엄마. 아기였던 나는 엄마의 무한한 사랑 속에서 자라납니다. 그렇게 자라나 조금씩 내 세상을 만들어갑니다. 그런 나를 지켜보며 엄마는 마냥 뿌듯합니다.

오랜 기억을 더듬듯 펼쳐지는 이야기는 아련하면서 정겨워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네 골목길이며 야트막한 담장 아래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 오래전 즐겨 쓰던 가구며 손때 묻은 살림살이들까지, 기억 속에 고이 묻혀있던 추억들을 소환합니다.

엄마는 좋다

한때 엄마와 내게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했어요. 나에게 소리치고 혼을 내고 돌아서서 눈물 흘리는 엄마. 울지 말라며 울고 왜 우냐며 또 웁니다. 엄마는 나를 못 미더워하면서도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와 나를 위해 무엇이든 합니다. 엄마는 내가 딴청을 부리고 외면해도 늘 나를 보고 있고 언제나 나를 용서합니다.

지금까지 잘못한 것도 용서하고
앞으로 잘못할 일도 미리 용서한다.
한없이 용서를 하는 엄마.
엄마는 좋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성장통 속에서 한 사람이 자라납니다. 그 옆에는 언제나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 주는 엄마가 있어요.

엄마는 좋다

힘들 때 그저 엄마라고 마음속으로 부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엄마, 엄마는 언제나 내게 달려옵니다.

잔뜩 어지럽혀진 방안에 육아의 고단함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요. 엄마 덕분에 마음 편하게 한끼 식사를 하고 있는 나, 엄마는 내 곁에서 나의 분신을 어여삐 바라봐 주고 있어요. 그런 엄마가 늙는 것을 마냥 안쓰러워하는 나에게 엄마는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생명이라고. 부모는 자식에게 생명을 물려주는 거라고. 나에게 생명을 물려준 사람, 엄마입니다.

엄마는 좋다

나보다 나를 더 많이 알고 있는 엄마, 나는 언제나 엄마가 내 뒤에서 나를 지켜 주고 있음을 알기에 외롭지도 않고 두렵지도 않아요. 엄마에게 생명을 물려받은 나, 나 역시 그런 엄마입니다.

한 사람의 성장에는 이토록 많은 사랑과 가슴 절절한 눈물이 담겨있어요. 갓 피어난 봄꽃도 아름답지만 깊은 가을 색색깔로 물든 단풍 역시 아름답습니다. 지난 모든 시간 아낌없이 흘린 땀방울과 수많은 경험, 희로애락으로 가득했던 삶이 모두 녹아있기에…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과 따스한 글이 마음속에 깊은 여운을 남기는 그림책 “엄마는 좋다”, ‘엄마’라는 말은 세상에 온 누구에게나 가장 따스한 마법의 주문입니다. ‘엄마’는 나의 영원한 수호신입니다.

어머니가 곁에 없다고 해도
어머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해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어머니를 사랑할 수 있다.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기원을 사랑하는 것과 같다.
세상에 태어나 살고 있음을 사랑하는 것과 같다.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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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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