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표는 어디로 날아갔을까?

차표는 어디로 날아갔을까?

글/그림 리우쉬공 | 옮김 김현정 | 옐로스톤
(발행 : 2020/05/06)


“거북이 나라의 금방”, “대통령 아저씨, 엉망진창이잖아요!”, “굴뚝 이야기”, “오렌지 말” 등으로 이미 친숙한 대만 작가 리우쉬공은 자유분방한 선,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꿰뚫는 스토리로 의미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작가입니다. 그의 최신작 “차표는 어디로 날아갔을까?”는 날아간 차표를 찾기 위해 세상 끝까지 달려가는 이들의 여정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차표는 어디로 날아갔을까?

“버스 출발합니다.
차표 준비해 주세요!”

버스 출발을 알리는 운전사 아저씨의 말에 승객들이 서둘러 자신의 차표를 내밀고 있어요. 각기 다른 모습의 승객들처럼 차표 역시 제각각(차표를 가진 이의 모습을 닮았어요). 출발을 앞둔 사람들에게서 설렘이 느껴집니다. 출발은 언제나 그렇듯 사람 마음을 설레게 하고 들뜨게 만들죠. 하지만 출발부터 순조롭지 않았어요. 어디선가 불어온 세찬 바람에 차표들이 휙 날아가 멀리멀리 사라져버렸거든요.

차표는 어디로 날아갔을까?

날아간 차표를 찾기 위해 추격전에 나선 버스 운전사, 가려던 길을 벗어나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서 버스가 달려갑니다. 첩첩산중에서 만난 산신령이 ‘날아간 차표는 반드시 돌아오니 쫓아갈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버스 운전사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화산이 폭발하고 파도가 휘몰아치는 바닷가에서 만난 용왕님도 버스 운전사를 말렸지만 소용없었어요. 우연히 끼어들게 된 자동차 경주에선 일등을 했지만 우승컵을 받을 새도 없이 버스 운전사는 차표를 찾기 위해 열심히 달려갑니다.

차표는 어디로 날아갔을까?

해가 뉘엿뉘엿 지는 저녁 무렵, 이들은 어느 산기슭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있는 곳에 도착했어요. 강아지가 나무를 올려다보고 멍멍 짓자 이들은 차표가 나무 위에 있을 거라며 모두 나무 위로 올라가기로 합니다. 영차영차, 커다란 나무 위로 올라가는 일 역시 쉽지 않아요. 해는 지고 밤이 찾아왔어요. 그 와중에 여기까지 달려온 버스도 밀고 끌며 함께 나무 위로.

예상대로 나무 위에는 그들이 잃어버린 차표가 있었어요. 그런데…!!!

차표는 어디로 날아갔을까?둥지 안에 어여쁜 아기 새들이 코 잠들어 있었어요. 이들이 잃어버린 차표를 저마다 포근히 덮은 채로!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승객들, 승객들도 나도 함께 미소 짓습니다. 버스 운전사만 뭔가 고민스러운 표정이네요. 하루 종일 달린 버스는 좀 지친 것 같고요. 하루 종일 차표만 생각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여기까지 달려왔는데… 만약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버스 운전사와 승객들은 아기 새들이 잠에서 깨지 않도록 조심조심 나무에서 내려와 그곳을 떠났어요. 밤이 깊어갑니다.

차표는 어디로 날아갔을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깊은 밤 모두 잠들었는데 버스 운전사만 깨어있어요. 그는 새가 나오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무언가를 하고 있어요. 이렇게 중얼거리면서요.

“내 차표들은 꼭 찾아올 거야.”

아기 새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면서 차표를 찾아올 수 있는 방법, 무엇일까요? 버스 운전사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요? 뒤표지까지 살펴보며 이 그림책 이야기를 끝까지 따라가 보세요.

차표를 찾을까 말까, 산신령의 말대로 차표가 돌아오길 기다릴까 말까, 용왕의 말처럼 너무 위험하니 그만 돌아갈까 말까, 뜻하지 않게 자동차 경주에서 우승했으니 차표는 그만 쫓고 우승컵이나 받고 여기서 즐겨 볼까 말까, 아기 새가 자든 말든 내 차표를 찾아갈까 말까… 수많은 갈등 속에 선택을 반복하며 보낸 오늘 하루. 다 왔다 생각한 순간에도 여전히 예상치 못한 순간이 찾아오니 삶이란 참 다이내믹합니다. 예측한 대로 살 수 없어서 예측을 벗어날 수 있어서 슬프기도 하고 또 예상 밖의 즐거움을 누릴 수도 있으니 말이에요.

재미있는 것은 버스 운전사입니다. 그는 ‘차표를 찾겠다’는 자신의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에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삶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를 지닌 그, 열렬히 응원합니다!

단순한 선으로 가볍게 그린 그림에 파랑과 주황을 주조색으로 쓴 밝은 그림은 차표를 찾아 급박하게 달려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아주 경쾌한 느낌으로 잘 살려내고 있습니다.

삶의 여정과 의미를 날아간 차표를 쫓는 이들로 표현한 재미있는 그림책 “차표는 어디로 날아갔을까?”, 버스에 오른 순간 이미 우리의 삶은 시작되었습니다. 우린 오늘도 숨 가쁘게 달려갈 거예요. 날아간 차표를 잡기 위해. 그렇게 달려가는 동안 우연과 필연 속에 만나는 모든 것들이 내 삶을 촘촘히 이루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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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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