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는 사자가 있어, 너는?

내 안에는 사자가 있어, 너는?

(원제 : Il Bimboleone E Altri Bambini)
가브리엘레 클리마 | 그림 자코모 아그넬로 모디카 | 옮김 유지연 | 그린북
(발행 : 2020/04/27)


성격도 좋아하는 것도 다 제각각인 저희 삼 남매를 보면서 할머니는 자주 이런 말을 하셨어요. ‘같은 뱃속에서 나와도 아롱이 다롱이라더니…’ 같은 부모 아래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는데도 각자 타고난 기질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하는 행동도 다 다르니 참 신기한 일이라고요. 요 아이는 이래서 이쁘고 저 아이는 저래서 이쁘고, 이 아이는 요것만 빼면 좋겠고 저 아이는 저것만 더 잘했으면 좋겠고.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아이들이 있어요.
아이들은 저마다 다르답니다.
똑같은 아이는 하나도 없어요.

팔인 팔색이란 말도 있죠. 세상의 많고 많은 사람들, 멀리서 보면 사는 모습, 하는 행동 모두 비슷해 보일지 몰라도 가까이서 보면 저마다 다 달라요. 모두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지요. 아이들도 그래요. 똑같은 아이는 세상에 하나도 없어요.내 안에는 사자가 있어, 너는?

이 아이는 고양이 같아요.
활달하지만,
수줍음도 많이 타요.
마음이 내키면 작은 미소를 짓고
때로는 날카로운 발톱을 세워요.
상냥한 성격과 뾰족한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요.

고양이 아이를 행복하게 하려면
원할 때 언제든 가까이 다가와 장난을 해도 된다는
신호를 보내세요.

내 안에는 사자가 있어, 너는?

이 아이는 거북이 같아요.
느려요. 정말 느려요.
토끼 아이와는 정반대죠.
“빨리빨리 좀 해!”
어른들은 다그쳐요.
아이는 작은 발로 천천히 걸으며 세상을 배우고 있어요.
어떤 작은 틈새도 그냥 지나치지 않지요.

거북이 아이를 행복하게 하려면
서두르지 마세요.
거북이가 토끼보다 목적지에 먼저 도착할 수도 있답니다.

내 안에는 사자가 있어, 너는?

이 아이는 사자 아이예요.
날카로운 이빨과 우렁찬 목소리를 갖고 있죠.
사자 아이는 늘 화가 나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겁이 나 가까이 가지 않으려고 하죠.
하지만 아이는 화가 난 게 아니에요.
아이에게 다가가 봐요.
‘어흥!’하고 나서는 금세 미소를 띨 거예요.

사자 아이를 행복하게 하려면
가끔씩은 으르렁거리게 놔두세요.
얼마 안 지나 스스로 상냥하게 다가올 거예요.

활달하지만 동시에 수줍음도 많은 고양이 같은 아이가 있는가 하면 말을 잘 하지 않고 자기만의 세상 안에 있는 걸 좋아하는 물고기 같은 아이도 있어요. 지켜보는 사람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로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파리 같은 아이가 있는가 하면 엄마한테 찰싹 들러붙어 잠시도 떨어지지 못하는 원숭이 같은 아이도 있어요. 너무 섬세하고 연약해 매사 조심스럽게 대해야 하는 나비 같은 아이도 있죠.

너무 말이 없어서, 너무 조급하게 굴어서, 잠시도 가만있지 못해서, 너무 느려 터져서…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지 못한 채 알고 있는 일반적인 기준에만 맞춰 바라보면 문제가 너무나 심각해 보여요. 이래도 저래도 걱정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지켜보세요. 아이의 본성 그대로를, 마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아이의 내면 그대로를. 그러면 그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눈에 보일 거예요.

나와 다르다고 내 맘에 들지 않는다고 섣불리 아이를 바꾸려고 하면 서로에게 상처가 될 수 있어요.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은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대로를 인정해 주는 것. 토끼는 토끼대로 거북이는 거북이대로 좋은 점이 있으니까요. 서로의 좋은 점을 바라보고 그것을 존중하는 것이 행복을 위한 최상의 길입니다.

각기 다른 특성을 갖고 있는 아이들을 다양한 동물에 비유해 재미있게 보여주는 그림책 “내 안에는 사자가 있어, 너는?”. 수많은 사람들 중 ‘나는 오직 하나’ 뿐이에요. 거북이는 수없이 많을지 몰라도 ‘나’와 똑같은 거북이는 없어요. 그들 안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내면을 이해하고 눈높이에서 바라보면 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같이 행복해질 수 있어요. 거북이를 키우는 토끼 엄마, 원숭이를 키우는 사자 아빠, 고슴도치를 키우는 고슴도치 엄마 아빠,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세상을 기원합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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