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언제나

금요일엔 언제나

(원제 : Every Friday)
글/그림 댄 야카리노 | 옮김 이순영 | 북극곰
(발행 : 2020/09/19)


요즘 ‘리츄얼’이란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어쩌면 코로나19 덕분 아닐까 싶기도 해요. 작년만 하더라도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았던 격리의 시간을 채우기 위한 방편으로 말이죠. “금요일엔 언제나”는 아빠와 아이가 매주 금요일 아침 함께 치르는 둘만의 행복한 전통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금요일엔 언제나

금요일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이에요.
금요일마다 아빠랑 나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서요.
아무리 추워도 해가 쨍쨍해도 눈보라가 쳐도 비가 내려도요.

엄마와 동생은 집에 남겨둔 채 아빠와 아이 단둘이 집을 나섭니다. 금요일은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날이래요. 아무리 추워도, 눈보라가 치거나 비가 내려도 금요일 아침이면 아빠와 자신만의 멋진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죠.

금요일엔 언제나

이른 아침 아빠와 함께 나선 길엔 반가운 얼굴들이 있어요. 서로 반갑게 인사 나누는 이웃들. 어쩌면 그들과의 만남도 아이에게는 또 하나의 리츄얼일 수도 있겠네요. 늘 만나던 사람 중 누군가 보이지 않는다면 왠지 서운해질 것만 같은 이웃들이니까요.

금요일엔 언제나

장난감 가게 앞에서 멈춰서버린 아이에게 “아들, 아직 갈 길이 멀어요.”하며 웃음 짓는 아빠, 스포츠 용품 매장에서 맘에 쏙 드는 신상 아이템에 눈길을 빼앗겨버린 아빠를 “아빠, 이제 그만 좀 가요! 아직 더 가야 돼요.”하고 잡아 끌며 자신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아빠의 어린애같은 모습에 재미있어 하는 아이.

목적지가 어딘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아빠와 아이 둘만의 금요일 아침 산책은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아이 생일날 아빠는 굳이 아이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녀석이 갖고 싶은 게 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세월이 흐른 뒤 아이가 아빠 나이가 되었을 때 새로 나온 등산 용품이나 골프 용품을 사면서 오래 전 스포츠 용품점 쇼케이스를 넋 놓고 바라보던 아빠를 떠올리지 않을까요…

금요일엔 언제나

마침내 도착한 곳은 바로 맛있는 아침 메뉴가 가득한 단골 식당. 아~ 아빠와 아이 둘만의 리츄얼은 금요일 아침 식사를 단둘이 하는 것이었군요.

“내가 한번 맞혀 볼까? 팬케이크 맞지?”
식당 누나는 내가 뭘 시킬지 다 알아요.

아빠가 열어준 문을 지나 식당에 들어서는 아이에게서 자연스러움과 의젓함이 배어납니다. 아마도 늘 앉던 자리로 자연스레 걸어갔을 거예요. 늘 먹는 메뉴까지 다 아는 식당 누나가 아이를 위해 일부러 비워두었을 테니까요.

금요일 아침 아빠와 단둘이서 먹는 아침 식사. 마치 온동네가 아이의 금요일 아침 리츄얼을 위해 일주일 내내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저뿐인가요?

금요일엔 언제나

금요일엔 언제나

엄마와 동생은 집에 두고서 아빠와 단둘이서만 나온 금요일 아침 식사. 아이는 동생보다 자기가 더 형이거나 누나임에 금요일 아침마다 어깨가 으쓱해질 겁니다. 동생 돌보느라 함께 오지 못한 엄마에게는 그날 아침 보고 들은 것들을 돌아가서 잔뜩 늘어 놓겠죠. 마치 세상 구경 혼자서 다 하고 온 것처럼 말이죠.

금요일 아침의 멋진 의식을 마친 아이는 아빠 손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벌써 다음 금요일이 기다려집니다.

금요일이 오면 아들 마이클과 저는 골목 식당에서 함께 아침을 먹습니다. 마이클이 세 살 되던 해부터 금요일은 우리가 가장 기다리는 날이 되었지요. 여러분도 우리처럼 작지만 멋진 전통을 만들어 보세요.
– 작가의 말 중에서

리츄얼(ritual), 사전적 의미로는 ‘의식, 절차, 의례’ 등을 뜻합니다. 독서 모임이나 온라인 스터디 그룹 등에서 종종 사용하더니 요즘은 미용실이나 뷰티샵 등에서도 쓰더라구요. 사람들마다 각자의 쓰임새로 사용하고 있지만 “금요일엔 언제나”의 작가 댄 야카리노의 정의가 제 마음에 쏙 듭니다.

바로 ‘작지만 멋진 전통을 만들어 가는 일’

나를 나이게 만드는 일, 가족을 서로 이어주는 일, 소중한 이에게 나의 마음을 전하는 일 그게 바로 우리들의 리츄얼 아닐까요? 우리 가족은 일요일 저녁에 영화 한 편 보는 것으로 한 주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주를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리츄얼을 하고 있나요? 아직이라면 자신 또는 가족과 소중한 이를 위해 소소하게 시작해보세요.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0 0 votes
Article Rating
알림
알림 설정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모든 댓글 보기
0
이 글 어땠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