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원제 : Meerkat Christmas)
글/그림 에밀리 그래빗 | 옮김 신수진 | 비룡소
(발행 : 2020/10/05)


‘미어캣 크리스마스’라는 원제가 한글판 제목에 비해 너무 심플해서 웃었어요. 작가 에밀리 그래빗의 성향이 그대로 담겨있는 걸까요? 그림책 제목에 ‘완벽한’ ‘최고의’ ‘세상에서 가장’ ‘엄청난’ 이런 단어를 넣지 않고도 책 판매 부수에 큰 영향이 없나 하는 생각도 잠시 했어요.

이제부터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을 들려 드릴 테니 여기 가까이 모여 보세요. 따뜻한 크리스마스 이야기, 시작할게요.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미어캣들은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어요. 사방천지 누런 모래로 가득한 사막에서 준비하는 크리스마스라니 색다른 느낌입니다. 그림책 면지에 사막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크리스마스를 장식하는 방법이 아주 상세하게 나와있으니 꼭 살펴보세요.

이렇게 다들 분주한 가운데 써니 혼자 한가해 보입니다. 저기 잡지를 들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서있는 친구가 바로 써니예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다들 들뜬 표정인데 어찌해서 써니만 저리 심각할까요? 이유는 써니가 보고 있는 잡지에 있어요. 그럼 잡지에 어떤 기사가 실렸는지 우리도 같이 들여다볼까요?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위해 잊지 말고 지켜야 할 것들
1. 완벽한 날씨 : 눈이 와야 합니다. 차갑고 하얀 눈이 펑펑
2. 완벽한 트리 : 우아하게 장식해야 해요.
3. 완벽한 선물 :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야죠.
4. 완벽한 저녁 식사 : 푹 삶은 방울양배추 요리는 필수.
5. 완벽한 음악 : 크리스마스에는 캐럴이죠.

다들 열심히 크리스마스 준비를 하고 있지만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위해 잊지 말고 지켜야 할 것들’ 목록에는 이곳 칼라하리 사막에는 없는 것 투성이입니다. 결국 써니는 완벽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아 길을 나섰어요.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바다로 숲으로 남극으로 써니는 세상 곳곳을 떠돌며 다양한 것을 맛보고 다양한 것을 경험하지만 가는 곳마다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엔 뭔가 조금씩 부족했어요. 따뜻한 바닷가에 사는 코알라 케빈은 멋진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었지만 그곳은 칼라하리 사막과 별로 다를 게 없었어요. 안경원숭이 트레버가 사는 필리핀은 나무는 많았지만 크리스마스트리로 쓰는 나무의 종류가 달랐고 눈도 없었죠. 남극에서는 눈도 보고 잠시 크리스마스트리 관리청에서 일을 돕기도 했지만 그곳 역시 잡지에서 말한 완벽한 크리스마스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어요.

세상 곳곳을 여행하는 동안 써니는 가족에게 안부 편지를 보냅니다. 그림책에는 써니가 보내는 편지가 플랩북 형태의 카드로 페이지마다 붙어있어요. 첫 장면은 써니가 보고 있던 잡지, 그리고 두 번째부터 여섯 번째는 여행지에서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요.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써니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이 되어서야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는 곳을 찾았어요. 잡지에서 말한 그대로 바깥에는 눈이 펑펑 내리고 다들 캐럴을 불렀어요. 아름답게 장식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있고 선물도 잔뜩 쌓여있고 푸짐한 저녁 식사까지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이곳. 그토록 꿈꾸던 곳을 찾았지만… 써니는 여전히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어요.

그토록 찾아헤매던 완벽한 장소에서 잠들었건만 써니가 잠든 모습이 어째 쓸쓸하고 처량해 보이는 건 왜일까요? 산타 할아버지는 써니가 가족에게 쓴 편지를 읽었어요.

모두들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 사랑을 담아 써니

크리스마스이브, 순록을 앞세운 산타 할아버지의 썰매에는 선물이 가득합니다. 산타 할아버지가 밤하늘을 날아 도착한 곳은…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칼라하리 사막, 써니네 집 앞이었어요. 써니 없이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은 미어캣 가족들이 그 선물 상자에 조심스럽게 다가가가고 있어요. 근심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요.

이 선물 상자가 이 그림책의 마지막 플랩이에요. 뚜껑을 열면 크리스마스 선물이 나오겠죠. 산타 할아버지가 미어캣 가족과 써니에게 준 선물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 상자에는 미어캣 가족과 써니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선물이 담겨 있어요.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만들어 줄 진짜 완벽한 선물이.

삶은 크고 작은 모험들로 채워져있어요. 모험을 하는 동안 몸도 마음도 훌쩍 성장합니다. 써니처럼요. 권태롭던 일상을 떠나 험난한 모험을 통해 써니는 몸소 가족의 소중함을, 진정한 행복에는 사랑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단순한 글이나 잡지에 쓰여있는 것 그대로가 아님을…

오밀조밀 쓴 써니의 편지를 들여다보자니 문득 크리스마스 카드가 쓰고 싶어집니다. 꾹꾹 눌러 쓴 손글씨의 정겨움이 그리운 건 아마도 사람이 그립다는 의미겠죠.

진정한 행복에 관한 사랑스러운 이야기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미어캣이 아닌 우리 집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그림책을 읽고 가족과 함께 목록 만들기 한 번 해보세요.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한 방법에 관한.

답답한 집콕 생활은 계속되더라도 마음만은 따뜻하고 훈훈한 사랑의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크리스마스 그림책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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