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의 꿈

시몬의 꿈

(원제 : El Secreto De Simón)
글/그림 루스 마리나 발타사르 | 옮김 문주선 | 찰리북
(발행 : 2020/06/15)


싱그러운 초록빛 풀밭 한가운데에서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는 한 아이, 시몬이에요. “시몬의 꿈”은 시몬을 통해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그림책입니다. 꿈속에서 길을 걷는 동안 만난 이들에게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묻는 시몬, 어쩌면 우리 인생은 ‘자아 찾기’의 여정일지도 몰라요. 끝없는 질문 속에 나를 찾아가는 긴 긴 여정.

시몬은 이 여행에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을까요? 여러분은 어떤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있나요?

시몬의 꿈

“엄마, 오늘 학교에서 어려운 질문을 받았어요.
이다음에 커서 뭐가 되고 싶냐고요.
근데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서 대답을 못했어요.”

잠자리에 들기 전 시몬이 엄마에게 이렇게 말하자 엄마는 시몬에게 할머니에게 들은 비밀이라며 꿈이 답을 알려줄 거라 말했어요. 꿈이 알려주는 꿈? 💭 ^^ 시몬은 학교에서 받은 질문을 곱씹어 보다 잠이 듭니다.

시몬의 꿈

꿈속에서 시몬은 싱그러운 풀과 꽃이 가득한 멋진 세상에 와있었어요. 흑백의 현실을 떠난 환상의 세계는 아름다운 색감으로 가득합니다. 곱디고운 색깔로 물든 꿈속 세상, 그곳에서 벌새와 지네를 만나는 동안 시몬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생각해 봅니다. 그들과 나누는 대화는 꿈결처럼 아련하면서도 사색으로 가득합니다.

“안녕, 지네 씨!
지네 씨는 이다음에 무엇이 되고 싶나요?”
지네는 너털웃음을 쳤습니다.
“나는 이미 지네인걸.
너는 왜 다른 것이 되려고 하니?”

무엇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의 출발점은 나는 누구인가입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참 어려운 질문이지요. ‘나’로 살고 있지만 정작 ‘나’라는 존재가 무엇인지를 안다는 것은 쉽지 않아요. 매일매일 나에 대해 생각하고 글로 써 보기도 합니다. 구석구석 나의 모든 것을 생각하고 떠올리면서요. 시몬은 지금 그 일을 하고 있어요. 벌새에게 묻고 지네에게 묻고 그리고 생각하고 걷고 또 걸어가면서… 하지만 여전히 어린 시몬에게는 알쏭달쏭해요.

시몬의 꿈

그때 시몬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달콤한 딸기 향. 지난밤 엄마가 아침에 먹으라고 만들어 놓은 케이크를 장식한 딸기입니다. 시몬은 딸기를 키우는 농부가 되리라 생각했어요. 딸기밭을 찾아 걸어가는 시몬 앞에 다람쥐가 나타나 이렇게 말했어요.

“네가 원하는 것이면서도 항상 될 수 있는 것.”

알쏭달쏭한 질문만큼이나 알쏭달쏭한 답변들.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이야기들. 눈을 감고 되뇌어 보세요. 내가 원하는 것이면서 항상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시몬의 꿈

지친 시몬은 풀밭 위에 누워 벌새와 지네, 다람쥐의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문득 엄마의 손길이 그리워졌어요. 시몬은 다시 잠에 빠져들었어요. 시몬을 안아주는 엄마의 커다란 손이 참 포근해 보입니다.

시몬은 오늘 밤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을까요? 다람쥐가 이야기한 알쏭달쏭한 말, ‘네가 원하는 것이면서도 항상 될 수 있는 것’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떤 순간에도 ‘나’를 잊지 않는 것입니다.

새 해 새 다이어리 첫 장에 저는 ‘2021년 한 해를 시작하면서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제일 먼저 적었어요. 공교롭게도 저 역시 시몬과 비슷한 답을 썼어요. ‘온전히 나로 살겠다’는 소망, 오직 나만이 내가 될 수 있으니까요. ^^

꿈결같이 환상적인 글과 그림으로 꿈, 정체성에 대해 묻는 그림책 “시몬의 꿈”, 같은 시대 이 지구에서 함께 살고 있는 여러분은 올해 어떤 소망을 갖고 있나요? 나를 발견하고 나를 받아들여 진짜 내가 되는 2021년 되세요. 모두를 응원합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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