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바다가 만나는 곳

숲과 바다가 만나는 곳

(원제 : Where the forest meets the sea)
글/그림 지니 베이커 | 옮김 박희라 | 킨더랜드
(발행 : 2004/05/01)

※ 1988년 보스턴 글로브 혼북상 명예상 수상작


“숲과 바다가 만나는 곳”은 철새인 도요새의 기나긴 여정을 담은 그림책 “위대한 여행”의 작가 지니 베이커의 1987년 작품입니다. 환경 문제를 아주 중요하게 여겼고 콜라주에 심취했던 그녀는 자연의 재료를 활용한 콜라주 그림으로 환경을 다룬 작품들을 많이 선보였는데, 이 그림책 역시 그 중 하나입니다.

세계 최대의 산호초 지대로 유명한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 인접한 원시림들이 사람들의 무분별한 개발로 사라지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담았는데, 안타깝게도 이 책을 만들 무렵 이 지역 내에 원시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숲은 이미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사람들의 발길이 미처 닿지 못한, 오직 아빠만 알고 있는 고대의 원시림으로 떠나는 여행에서 아이는 무엇을 느끼고 돌아오게 될까요? 그 뒤를 한 번 따라가 봅니다.

숲과 바다가 만나는 곳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곳이에요.
아빠는 수백만 년 전부터 이 곳에 숲이 있었대요.
숲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시내를 따라가면서
지금이 수백만 년 전이라고 생각해 봤어요.

얼키설키 서로 기댄 거대한 나무들 아래로 마치 고대의 원시림으로 연결되는 비밀 통로가 열린 것만 같습니다. 아빠가 바닷가에서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 아이는 혼자 숲을 향해 걸어들어갑니다. 바다로 흘러나오는 냇물을 거슬러 따라 오르며…

나무들 사이로 유유히 거니는 공룡 발견하셨나요? 작가는 이 책의 모든 장면에 애초에 이 숲과 바다에서 살고 있었던,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다양한 동물들을 흐릿하게 숨겨둡니다

숲과 바다가 만나는 곳

무성한 나무줄기와 덩굴들이 가로막았지만
그 속을 헤치고 들어갔어요.
이제는 숲 속을 걷기가 한결 쉬워졌어요.

숲에 들어서자 무성한 나무줄기와 덩굴들이 아이의 앞을 가로막아선 듯 했지만 겁 먹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숲에게 다가서자 이내 익숙해집니다. 아이는 알고 있을까요?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 역시 지금 걷고 있는 이 곳과 다를 바 없이 우거진 나무들로 뒤덮인 숲이었다는 사실을, 숲이 금방 익숙해진 것은 원래 우리도 그 숲의 일부였었기 때문임을.

숲과 바다가 만나는 곳

나는 가만히 앉아서 지켜봤어요.
그리고 귀를 기울였지요.
이 조그만 나무가 저 높은 숲 꼭대기까지 자라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울창한 숲 가득한 거대한 나무들 발치에 이제 막 자라난 작은 나무 한 그루를 발견한 아이. 가만히 앉아 조그만 나무의 숨결을 느끼며 아이는 생각합니다. 이 크디 큰 나무들도 그 시작은 이랬었겠구나! 이 어린 나무가 숲 꼭대기까지 자라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숲과 바다가 만나는 곳

아빠한테 돌아갈 시간이 되었어요.
바다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나는 그 소리를 따라갔어요.

시냇물을 거슬러 올라갔던 아이는 이제 다시 바다 소리를 들으며 아빠가 있는 바닷가로 돌아옵니다. 아빠가 구워준 생선을 맛있게 먹고 난 아이는 문득 슬퍼집니다. 이 곳에 더 머물고 싶지만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거든요. 아빠는 또 오자고 하셨지만…

숲과 바다가 만나는 곳

숲과 바다가 만나는 곳

우리가 다시 왔을 때 이 숲이 이 자리에 그대로 있을까요?

아빠와 함께 멋진 하루를 보낸 숲과 바다. 언젠가 이 곳을 다시 찾아왔을 때 이 숲은 이 자리에 그대로 있을까요? 위 두 장의 그림에 그 답이 있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어떤 곳에서 살아갈지 그 선택은 바로 우리 것이라고.

※ 참고로 이 그림책은 절판되어서 헌책방이나 도서관을 이용하셔야 합니다.


📚 내 오랜 그림책들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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