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슈퍼 토끼
멋쟁이 슈퍼 토끼

(원제 : Super Coquet)
장 르로이 | 그림 베렌제레 델라포르테 | 옮김 조정훈 | 키즈엠
(발행 : 2013/07/19)

※ 불어 ‘super coquet’ 는 영어로 ‘super pretty’ 란 뜻입니다

약속 꼭! 꼭 지킬게“와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한 사회성 교육 그림책 3종 세트“를 통해 소개했던 장 르로이의 또 다른 그림책 “멋쟁이 슈퍼 토끼”를 소개합니다. 장 르로이는 자신의 글의 맛을 살리는 일러스트레이터를 찾아 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작가가 아닐까 싶어요. 앞서 소개한 책들에서 ‘마티유 모데‘의 단순하고 편안하면서도 이야기에 담긴 메시지를 최대한 부각 시켜주는 그림이 한몫 단단히 했었는데 오늘 소개하는 “멋쟁이 슈퍼 토끼”의 ‘베렌제레 델라포르테’ 역시 어찌 보면 별것 아닐 수도 있는 이야기를 아이들이 칠판이나 벽에 낙서해 놓은 듯 한 재미있는 그림체로 그림책을 맛깔스럽게 해 주고 있습니다.


멋쟁이 슈퍼 토끼

멋쟁이 토끼는 지구를 지키는 슈퍼 히어로들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멋쟁이 슈퍼 토끼’죠. 그런데 우리가 잘 아는 슈퍼 히어로들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은 슈퍼 히어로로 변신하는데 1초도 안걸리죠. 평상시 약간 어눌한 모습으로 일반인들 속에서 지내다 위기가 닥치면 눈깜짝할 사이에 옷을 갈아입고는 위기의 현장에 나타나곤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 ‘멋쟁이 슈퍼 토끼’는 출동하는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립니다. 그림에서처럼 엄청나게 많은 옷으로 가득한 대단한 옷방을 가지고 있거든요. 다른 영웅들과는 달리 출동할때마다 다른 옷을 입고 가면도 역시 그때 그때 기분에 따라 다른 것을 쓰고 나가는 모양입니다. 가면들마다 ‘대단한 검정’, ‘대단한  파랑’… 이라고 씌어 있는게 재미나네요. 그러고 보니 정리 정돈은 기가막히게 해놓았군요 ^^

멋쟁이 슈퍼 토끼

고르고 골라서 빨간 줄무늬 쫄티와 빨간 별이 그려진 핫팬츠, 빨간 부츠로 깔맞춤 하고 대단한 검정 가면을 쓰고 사고 현장에 나타났는데… 이미 상황 끝! 다른 슈퍼 영웅들이 모두 해결하고 난 후에야 도착하고 말았어요.

멋쟁이 슈퍼 토끼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이젠 위험한 일이 생기고 괴물들이 나타나도 아무도 ‘멋쟁이 슈퍼 토끼’를 찾거나 기다리지 않게 되고 말았습니다. 출동할 일이 없으니 대단한 옷방 가득한 슈퍼 히어로 복장들을 입을 일도 없고… 우리의 ‘멋쟁이 슈퍼 토끼’는 점점 늘어져서 욕조에서 졸거나 소파에서 군것질이나 하며 온종일 뒹굴뒹굴 하는 신세가 되어 버렸어요.(벽에 걸린 괴물 박제들이 한때는 그도 대단한 슈퍼 영웅이었음을 보여 주는데… 요즘 왜 이러는걸까요)

그러던 어느 날 전화기가 급하게 울리기 시작합니다.

멋쟁이 슈퍼 토끼

늘 스타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멋쟁이 슈퍼 토끼’지만 이번엔 세 번만에 옷을 고르고 쏜살같이 괴물이 있는 곳으로 날아 갔습니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다른 슈퍼 영웅들은 모두 괴물들에게 당해서 쓰러져 있습니다(결국은 오늘도 지각을 하긴 했군요 ^^) 어쨌거나 오늘만큼은 우리의 ‘멋쟁이 슈퍼 토끼’가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활약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멋쟁이 슈퍼 토끼’가 당당하고 우렁차게 외칩니다.

멋쟁이 슈퍼 토끼

“이봐! 거기 뚱보씨! 당장 그만둬!”

오~ 그동안 늘 지각만 하느라 기회가 없어서 그랬지 카리스마 넘치는 ‘멋쟁이 슈퍼 토끼’ ^^

멋쟁이 슈퍼 토끼

그런데 뚱보 괴물과 ‘멋쟁이 슈퍼 토끼’의 분위기가 왠지 좀 묘하죠? 서로 싸울 생각은 않고 은밀한 대화를 하는 것 같아요. 생긴 것과는 다르게 흉칙한 뚱보 괴물 역시 스타일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나 봅니다.

그 장갑, 나한테 주면 안 돼?

정말 정말 갖고 싶어! 제발……

멋쟁이 슈퍼 토끼

‘멋쟁이 슈퍼 토끼’의 대단한 장갑이 너무 갖고 싶었던 뚱보 괴물은 장갑을 받는 대신 도시를 파괴하던 것을 그만 두고 떠납니다. 모두들 ‘멋쟁이 슈퍼 토끼’에게 몰려 들어서 환호성을 치기 시작합니다. 장갑 한켤레로 괴물을 물리쳤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르겠죠? ^^ 어찌되었건 간에 괴물을 물리친건 사실이니 우리의 ‘멋쟁이 슈퍼 토끼’는 모두의 축하를 받을 자격이 충분한거죠 뭐~ ^^

멋쟁이 슈퍼 토끼

모든게 끝나고 ‘멋쟁이 슈퍼 토끼’는 다시 세상으로부터 칭송받는 슈퍼 영웅의 자리로 돌아오면서 이야기가 끝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군요. ‘멋쟁이 슈퍼 토끼’가 뚱보 괴물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뚱보 괴물은 ‘멋쟁이 슈퍼 토끼’에게 받은 ‘대단한 빨간 장갑’을 끼고 빨간 모자를 써서 깔맞춤을 하고서는 새침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고 있구요.

흠… 두 멋쟁이들은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요? 아이와 함께 한번 상상해 보세요~ ^^ 우리의 ‘멋쟁이 슈퍼 토끼’나 뚱보 괴물처럼 평소 패션과 스타일에 관심이 많았던 엄마 아빠와 아이라면 아마도 ‘아~ 알겠다!’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


어쩌면 “멋쟁이 슈퍼 토끼”의 이야기는 그림을 그린 베렌제레 델라포르테의 여동생으로부터 모티브를 얻은게 아닐까 싶어요. 그림책 첫장에 이렇게 써 있거든요.

나의 슈퍼 여동생 슈퍼 세고에게

아마도 베렌제레 델라포르테의 여동생은 한창 멋부리기 좋아하고 외모에 신경 쓰는 10대 소녀가 아닐까요? 다섯살배기 우리 딸아이만 해도 엄마 아빠랑 마트 가기를 치마 입는다고 했다가 반바지 입겠다고 하고, 운동화 신는다더니 꽃샌들 신겠다고 하고.. 어디 나서려면 우리 공주님 패션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다 아빠 목이 다 빠져 버릴 지경이니, 10대 후반의 예비숙녀라면 오죽하려구요~ ^^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 어느 것이 더 우선인지를 잘 생각하고 처신해야 한다’는 다소 딱딱한 교훈을 뽑아낼 수도 있겠지만 아이와 함께 한장 한장 넘기면서 그림 구석 구석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깔깔거릴 수 있는 그림책 “멋쟁이 슈퍼 토끼”였습니다!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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