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우리에게 손짓해!

자연이 우리에게 손짓해!

(원제 : Outside In)
데보라 언더우드 | 그림 신디 데비 | 옮김 김은영 | 다산기획
(발행 : 2020/10/5)

※ 2021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물 한 잔을 마십니다. 그리고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열어 밤새 갇혀있던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죠. 그와 동시에 창가에 알랑이고 있던 공기가 아침 햇살과 함께 집 안으로 사르르 스며 들어와요. 찌푸둥한 온몸의 감각을 깨우는 짜르르한 아침 햇살, 기분 좋은 봄바람 냄새. 잠깐의 아침 시간 동안 집 안에서 이렇게 자연과 만납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손짓해!

예전에 우리는 자연의 일부였고
자연도 우리의 일부였어.

자연과 우리는 하나였어.

숲길을 걷고 있는 한 아이, 이질감 없이 그곳에 잘 어우러집니다. ‘자연과 우리는 하나였다’는 말에 꼭 어울리게.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어요. 숲길을 달리는 자동차, 거기에 어딘가 피곤해 보이고 뭔가 의기소침해 보이는 아이가 타고 있어요. 좀 전처럼 숲속에 있지만 사방이 차단된 곳, 우리는 이제 밖에 나갈 때조차도 (자동차) 안에 머물고 있어요. 차 안에서 나와 집 안으로 들어가는 생기 잃은 아이를 가만히 지켜보는 나무, 새, 달팽이, 작은 벌레… 자연은 이대로 가만히 지켜볼 수 없다는 듯 조용히 손짓을 시작합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손짓해!

햇살이 창가를 환하게 비추는 것으로, 저녁노을이 살그머니 집안으로 들어와 춤을 추고 재잘재잘 새소리, 바스락대는 바람 소리, 빗소리를 들려주는 것으로 자연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싱그러운 온갖 향기, 햇살과 바람과 비가 싹 띄운 씨앗이 다양한 먹거리가 되어 우리를 찾아와 다정하게 속삭이고 살포시 어루만지고 춤추고 노래합니다. 우리가 돌아보지 않고 알아보지 못해도 겹겹이 차단하고 안쪽에만 머무르고 있어도 기어이 우리를 찾아오는 고마운 자연. 자연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어요.

자연이 우리에게 손짓해!

한때는 목화솜이었던 옷, 한때 나무였던 의자, 고양이의 따사로운 체온에서도 강아지의 북슬북슬한 털에서도 우리는 자연을 느낄 수 있어요. 우리에게 쉬어야 할 시간을 알려주고 다시 시작할 시간을 알려주는 자연 속에서 우리는 하루를 맞이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살아갑니다. 자연은 매일 아침 배수관을 타고 우리를 찾아왔다 서둘러 바다로 돌아가지요. 언제나 변함없이 자연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나 여기 있어.”
“너희가 그리워!”

우리가 있는 곳 어디에나 조용히 스며들어있는 자연, 아이의 시선이 창밖을 향합니다. 이제 우리가 자연에게 대답할 차례입니다. 이제껏 우리를 돌보아 주고 기다려준 자연에게…

데보라 언더우드가 자연의 목소리를 빌려 들려주는 한 편의 서정적인 시. 그 조용한 울림, 나직한 속삭임을 신디 데비는 거칠고 싱그럽게 또 신비로운 분위기로 자연을 그려냈어요

창가에 찾아오는 햇살, 바람, 빗방울, 그림자, 배수구로 흘러나오는 물,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에 스며있는 자연을 온 감각으로 느끼는 그림책 “자연이 우리에게 손짓해”,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변함없는 내 곁을 지켜주는 자연의 그 마음이 그 손짓이 미안하고 고마워지는 오늘, 나의 자연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 부름에 답해 주세요.


칼데콧 수상작 보기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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