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를 볼 줄 모르는 곰

시계를 볼 줄 모르는 곰

(원제 : L’ours Contre La Montre)
장뤼크 프로망탈 | 그림 조엘 졸리베 | 옮김 박선주 | 보림
(발행 : 2021/04/08)


잠꾸러기 곰이 있었어요. 자명종이 울리거나 말거나 들은 체 만 체 잠을 자다 시간이 닥치면 놀라 허둥지둥 서두르는 곰을 보고 엄마는 늘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어요.

“시계를 봐!
곧 나가야 해!
이 느림보야.”

시계를 볼 줄 모르는 곰

늦게 일어났으니 아침부터 모든 일이 꼬여 버립니다. 스쿨버스를 놓치고 지각을 하고 그래서 벌을 받고… 매일 똑같은 날들의 연속입니다. 뭐든 제시간에 하는 법이 없고 그러다 보니 늘 실수 연발. 하루 종일 허둥대다 아무것도 먹지 못해 배가 고팠던 곰이 빵집을 터는 바람에 경찰서에 붙잡히게 되자 결국 가족들은 결심했어요. 주말 동안 곰에게 시계 보는 법을 가르쳐 주기로.

제발 시계를 보라고 말하는 듯 페이지마다 시계가 등장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 모든 건 다 소용없는 일이었지요. 곰은 시계를 볼 줄 몰랐으니까요.

시계를 볼 줄 모르는 곰

주말이 되자 온 가족이 힘을 합쳐 곰에게 시계 보는 법을 가르쳐 주었어요. 동그란 판을 12개로 나누어 시 읽는 법을 알려주고 다시 60개로 쪼개 분 읽는 법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곰이 보기엔 동그란 시계는 피자처럼 보일 뿐이었지요. 토요일만 해도 곰이 시계 보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 모두 절망적이었어요. 그런데 일요일이 되자 달라졌어요. 제법 이해를 하는가 싶더니 마침내 완벽하게 시계 보는 법을 익히게 되었어요.

이제 곰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제시간에 일어나 누구보다 빨리 학교에 도착했고 그동안 부진했던 수업들도 따라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달라진 곰에게 아빠는 손목시계를 엄마는 다이어리를 선물해 주었어요.

시계를 볼 줄 모르는 곰

계획을 잘 짜니 자유 시간이 많아졌어요. 곰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삶을 즐겼지요. 날이 갈수록 곰은 더욱 철저히 계획적인 삶을 살아갑니다. 시간을 조금도 허투루 쓰는 법 없이 말이죠. 느슨했던 곰의 다이어리가 점점 복잡해져 갑니다. 시간과 시간 사이 해야 할 일들로 넘쳐나게 되었어요.

우리 집 곰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토끼처럼
걱정과 기쁨을 동시에 품은 채 늘 어딘가로 바쁘게 달려갔어요.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던 곰에게 결국 다시 문제가 생겼어요. 의사선생님은 곰에게 번아웃이 왔으니 아주 오래 쉬어야 한다고 말했어요.

시계 보는 법, 계획적으로 사는 법, 시간 알뜰하게 쓰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면서 빙긋 웃었던 건 바로 남은 이야기 때문입니다.

시계를 볼 줄 모르는 곰

이제 곰은 산으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긴 휴식에 들어갔지요. 시계도 다이어리도 없는 숲속에서 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느긋하게 쉬고 있는 모습이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사람들은 시간은 금이라고 말해.
하지만 사람에게도 곰에게도
행복이란 콩닥콩닥 뛰는 심장 소리를 듣는
여유를 갖는 것이야.

행복하게 콩닥콩닥 뛰는 곰의 심장 소리 여기까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곰의 남은 이야기는 그림책에서 꼭 확인해보세요. 빵~ 웃음이 터질 이야기가 하나 더 남아있으니까요.

삶의 균형에 관한 심오한 이야기를 전하는 그림책 “시계를 볼 줄 모르는 곰”, 앨리스의 토끼처럼 걱정과 기쁨을 동시에 품은 채 늘 어딘가로 바쁘게 달려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잠시 멈추고 느긋한 곰으로 살아 보세요. 세상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은 나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 잊지 마세요.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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