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잡아 주세요, 아빠!

꼭 잡아 주세요, 아빠!

(원제 : Don’t Let Go!)
진 윌리스 | 그림 토니 로스 | 옮김 김서정 | 베틀북
(발행 : 2003/04/20)


아빠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러 나온 소피, 정말 배우고 싶다고 아빠에게 간곡하게 말했지만 막상 밖에 나와 자전거를 타려고 하니 두렵고 무섭게 느껴집니다. 소피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준 아빠는 혼자서 쌩쌩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소피를 보면서 마음 한구석이 왠지 먹먹해집니다.이 그림책의 원제 “Don’t Let Go!”는 소피의 목소리이면서 동시에 아빠의 목소리입니다.

꼭 잡아 주세요, 아빠!

골목에서 혼자 자전거를 타다 무릎을 긁힌 소피는 아빠에게 도움을 청했어요. 아빠와 함께 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온 소피, 아빠를 바라보는 소피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해요.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 이럴까요? ^^

하지만 막상 자전거에 오르려니 두려움이 앞섭니다. 아빠는 소피에게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듯 자전거 타는 일 역시 마찬가지라며 담담하게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세상 어디에든 험한 길이 있기 마련이라고, 자전거를 타다 보면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맞닥뜨릴 때도 있지만 혼자 힘으로 해낸다는 기쁨과 자전거를 타고 가고 싶은 곳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에 비한다면 몇 번 넘어지고 한두 군데 멍드는 일쯤 아무것도 아니라고.

꼭 잡아 주세요, 아빠!

소피야, 아빠가 여기 있잖니. 내가 꼭 잡아 줄게.
준비되면 말하렴.

아빠의 사랑에 용기를 얻은 소피가 드디어 자전거에 오릅니다. 아빠는 자전거를 꼭 붙들고 소피와 함께 달려나갑니다. 그들을 따뜻한 눈길로 지켜보는 이웃들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꼭 잡아달라고 절대 놓지 말라고 소리치던 소피가 조금씩 익숙해지는가 싶더니 이내 저만치 앞서 달려나갔어요.

꼭 잡아 주세요, 아빠!

붙잡아주지 않아도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려가는 소피를 바라보던 아빠의 눈시울이 어느새 붉어집니다.

“널 놔 준다는 건 끔찍이도 어려운 일이구나.
나도 정말 무서웠단다.
그렇게 멀리 갈 수 있으니,
다시는 내게 돌아오지 않을까 봐 무섭더구나.”

자전거를 타고 전 세계를 여행한 양 한 바퀴 신나게 돌고 다시 돌아온 소피는 아빠를 꼭 안아주면서 말했어요.

“아빠, 나 여기 있어요. 내가 아빠를 꼭 잡을게요.
아빠가 놓아도 된다고 할 때까지요.
꼭 안아 주세요. 아빠. 사랑해요.
우리 같이 해 나가는 거예요……

좋죠?”

번져가는 붉은 노을 속에서 꼭 안고 있는 아빠와 소피,  말없이 사랑을 전합니다. 오래오래 함께 기억할 일, 아름다운 추억 한편 가슴 깊이 아로새깁니다. 그 모습 지켜보는 동안 내 마음도 뭉클해집니다. 괜스레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서로를 지켜주며 성장하는 아이와 아빠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낸 그림책 “꼭 잡아주세요, 아빠!”.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결 따라 흔들리는 연초록 나뭇잎,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맑고 투명한 토니 로스의 수채화에서 산들산들 싱그러운 초록 바람이 불어올 것 같습니다.


내 오랜 그림책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3.3 4 votes
Article Rating
알림
알림 설정
guest

2 Comments
오래된 댓글부터
최근 댓글부터 좋아요 순으로
Inline Feedbacks
모든 댓글 보기
박선ㅁ
박선ㅁ
2022/02/09 09:42

최근 진 윌리스의 ‘꼭 잡아주세요 아빠’를 읽었어요. 아이가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그때를 떠올려보기도 현재 나의 상황을 비춰보기도 했지요. 어른이든 아이든 어려움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성장이 필요합니다. 아이였었고 지금은 어른이 된 저에게 회상도 반성도 하게하는 책이었습니다. 책동지들과 함께 읽고 작가의 다른책도 만나볼 생각입니다~책회상시간 감사합니다~잘 읽었습니다

2
0
이 글 어땠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