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에 제정된 안데르센상은 초기에는 글작가에게만 시상을 했었습니다. 그림작가도 선정한 건 1966년부터입니다.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를 위한 안데르센상의 첫 번째 수상자는 바로 오늘 소개할 알로이스 카리지에입니다.

국내에 소개된 그림책은 그를 어린이책의 세계로 인도한 셀리나 쇤츠와 함께 만든 “우즐리의 종소리”, “여름 산 아이 플루리나”, “눈보라 치던 날”과 카리지에가 혼자 쓰고 그린 첫 그림책인 “자작나무 마을 이야기”까지 모두 네 권입니다.

셀리나 쇤츠와 함께 작업한 세 권은 알프스의 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우즐리와 플루리나 두 남매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알프스 산골의 아름다운 자연, 산과 강, 구름, 나무와 동물, 그리고 아이들이 친밀하게 소통하고 서로 어루만지고 보듬으며 살아가는 모습은 소박하고 온화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래서 이 세 권을 알프스 3부작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여름 산 아이 플루리나”는 아쉽게도 절판되었습니다. 도서관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우즐리의 종소리

우즐리의 종소리

(원제 : Schellen – Ursli)
셀리나 쇤츠 | 그림 알로이스 카리지에 | 비룡소
(발행 : 2007/02/16)

※ 1945년 초판 출간

스위스 산간 지방 중에서도 로만슈어와 이탈리아어를 사용하는 지역의 봄맞이 행사인 샤란다마르츠 축제를 소재로 한 그림책입니다. 우리의 지신밟기와 비슷한 행사로 겨울의 기운을 몰아내고 봄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행사라고 해요. 소년들은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종을 울리면서 노래를 불러주는데 이때 어른들은 종 안에 온갖 먹을 것을 담아준다고 합니다.

커다란 종을 받은 녀석들이 ‘딸랑딸랑 꼬맹이’라고 놀리는 소리에 자존심이 상한 우즐리는 산꼭대기에 있는 여름 목장용 오두막에 아빠가 걸어둔 아주 크고 멋진 종을 가지러 혼자 산을 오릅니다. 꼬마 우즐리의 모험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여름 산 아이 플루리나

여름 산 아이 플루리나

(원제 : Flurina und das Wildvöglein)
셀리나 쇤츠 | 그림 알로이스 카리지에 | 아이세움
(발행 : 2002/04/10)

※ 1952년 초판 출간

가족을 따라 여름 목장 생활을 시작한 플루리나는 여우에게 어미를 잃은 새끼새 한 마리를 구해주고 닭장 안에서 키우게 됩니다. 플루리나는 정성을 다해 새끼새를 돌봅니다. 무럭무럭 자란 새끼새가 자연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다가오지만 플루리나는 선뜻 놓아주지 못합니다.

플루리나가 엄마 아빠와 오빠 우즐리의 보살핌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이치를 배워가는 과정은 다정하고 따스합니다.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로 그 안의 다른 생명체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존재임을 일깨워주고, 자연을 제대로 사랑하는 방법과 만남 뒤엔 이별이, 또 그 이별 뒤엔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음을 우리도 함께 깨닫게 해주는 그림책입니다.


눈보라 치던 날

눈보라 치던 날

(원제 : Der grosse Schnee)
셀리나 쇤츠 | 그림 알로이스 카리지에 | 비룡소
(발행 : 2006/01/31)

※ 1957년 초판 출간

한겨울 아이들의 썰매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자신의 썰매를 장식하느라 여념이 없던 우즐리는 동생 플루리나에게 심부름을 시킵니다. 이웃 마을에 사는 실짓는 할머니네서 썰매를 장식할 예쁜 털실들을 얻어오라는 거였죠. 플루리나가 출발할 때만해도 곧 그칠 것 같았던 눈은 점점 더 굵어지더니 결국은 눈보라로 변해버리고 맙니다. 눈보라에 갇힌 플루리나는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요? 우즐리는 한겨울 눈덮인 숲속에서 동생을 구할 수 있을까요?

계절의 변화에 따른 알프스의 풍경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의 방식, 그리고 멋진 썰매 축제의 장관은 이 그림책이 주는 덤입니다.

내 오랜 그림책들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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