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꼬리 봤니?

내 꼬리 봤니?

(원제 : Ha Visto La Mia Coda?)
글/그림 알베르토 로트 | 옮김 박서경 | 상수리
(발행 : 2021/10/11)

※ 2021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멘션작


오늘 소개할 “내 꼬리 봤니?”는 2021년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에서 스페셜멘션을 받은 그림책입니다. 제 자리에 잘 붙어 있는 자신의 꼬리를 찾아 헤매는 멍멍이, 자신도 멋진 꼬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모른 채 남의 꼬리 찾아 주기에 여념 없는 거북이, 두 친구의 엉뚱한 만남을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과연 무엇인지 함께 보시죠.

내 꼬리 봤니?

너, 혹시 내 꼬리 봤니?

그럼, 봤지,
바로 네 뒤에 있어.
돌아서 봐, 빨리!

길에서 만난 멍멍이와 거북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려는데 멍멍이 표정이 영 좋지 않습니다. 무슨 일 있냐고 거북이가 안부를 묻자 멍멍이는 엉뚱하게도 자신의 꼬리를 봤냐고 묻습니다. 바로 자기 뒤에 있는 꼬리를 왜 못보나 싶어 이상해 하면서도 거북이는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바로 네 뒤에 있다고, 얼른 돌아서서 보라고.

내 꼬리 봤니?

고개만 돌리면 살랑살랑대는 자신의 꼬리를 볼 수 있었을텐데… 멍멍이는 거북이의 말을 듣고 몸을 180도 돌립니다. 머리와 엉덩이의 위치만 바뀌고 자신의 시선은 바뀌질 않았으니 멍멍이는 여전히 자기 꼬리를 보지 못합니다. 자~ 이 대목에서 슬슬 감이 오시죠? 이 그림책의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말이죠. 😉 멍멍이는 없잖냐고 거북이에게 따지고 거북이는 다시 잘 보라고 하기를 몇 차례 반복하다 멍멍이가 화를 내는 순간 반전이 촤~악 펼쳐지는…

내 꼬리 봤니?

제 말대로 멍멍이는 거북이의 권유 탓에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지만 자신의 꼬리는 끝끝내 볼 수 없습니다. 결국 아무 죄 없는 거북이에게 짜증을 내기 시작하죠. 급기야 이런 장난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화를 내자 억울한 거북이도 ‘나도 이젠 지쳤어… 나, 간다!’ 하고 홱 돌아서버립니다. 그리고 막 그 자리를 떠나려고 하는데… 등 뒤에서 멍멍이가 내뱉는 말이 거북이 귀에 들려옵니다.

칫,
넌 꼬리가 있으니까 떠나는 것도 쉽지!

내 꼬리 봤니?

나에게 꼬리가 있다고?

화들짝 놀란 거북이가 다시 돌아서서 멍멍이에게 다급하게 “어디, 어디 있어?”라고 묻습니다. 자신에게도 꼬리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거북이보다 더 놀란 듯 보이는 멍멍이. 멍멍이는 여지껏 자신에게 꼬리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살아온 거북이를 보며 깨달을 수 있었을까요? 그 모습이 바로 자신의 모습이란 걸…

혹시 이 그림책을 다 보고난 여러분도 멍멍이나 거북이와 비슷한 표정을 짓지는 않았나요?

어쩌면 “내 꼬리 봤니?”의 엉뚱한 두 친구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가진 것은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 것만 부러워하는, 내 자신의 장점은 깨닫지 못한 채 남들의 좋은 점만 시샘하는, 주변에서 나의 잘못이나 고쳐야 할 점을 아무리 조언해줘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가 가진 문제점은 미처 돌아보지 못한 채 다른 사람의 잘못만 열심히 지적하고 있는… 거북이와 멍멍이처럼 엉뚱한 실수를 저지르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가끔씩 우리 자신을 돌아봐야겠습니다.

나 자신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가끔씩 나 스스로를 돌아보자고 유쾌한 조언을 건네는 그림책 “내 꼬리 봤니”. 그렇게 돌아본 나는 내가 생각하던 나의 모습대로, 내가 꿈꾸는 나의 삶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혹시 조금 다르더라도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언제나 나를 붙잡아주고 지탱해주는 거북이 같은 친구 멍멍이 같은 친구와 함께 한 바탕 크게 웃고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요!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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