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일 : 2014/08/12
■ 업데이트 : 2015/02/28


태극기 다는 날
태극기 다는 날

김용란 | 그림 강지영 | 한솔수북
(발행 : 2013/02/15)


요즘 시내 다니다 보면 오는 8월 15일 광복절에 태극기 다는 걸 잊지 말자는 문구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올해로 광복을 맞이한지 69주년이더군요. 사실 덤덤하게 아주 오래전 일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채 100년도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에 새삼 피가 끓습니다. 이번 광복절엔 아직 다섯 살 밖에 안되었지만 눈치 빤한 우리 딸내미의 가슴에도 나라 사랑하는 마음 심어줘야겠습니다. 나라사랑의 첫걸음은 뭐니뭐니 해도 태극기 사랑이겠죠? 그래서 좀 찾아 봤는데 태극기를 다룬 그림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책 한권을 골라 봤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그림책 “태극기 다는 날”입니다.

태극기에 담긴 뜻

태극기 다는 날

검정 치마에 흰색 저고리 입은 여자 아이가 빨간 공 파란 공을 떼구르르 굴립니다. 요리 튕기고 조리 튕기던 공들이 한데 모이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양을 이룹니다. 이게 바로 빨강과 파랑이 만들어 낸 태극이랍니다. 예쁜 그림 한 장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이런 태극을 어디서 봤을까?’ 하고 말이죠.

태극기는 깃발 가운데 태극이 있어서 붙은 이름이야.

태극기 다는 날

태극기는 무슨 색으로 이루어졌을까요? 태극기는 바탕을 이루는 흰색, 태극 무늬의 빨강과 파랑, 그리고 태극 무늬를 감싸고 있는 네개의 검정색, 모두 네가지 색으로 이뤄졌어요. 그렇다면 각각의 색들은 어떤 뜻을 담고 있을까요? 흰색 바탕은 우리나라가 평화를 사랑한다는 뜻을 담고 있고, 빨강과 파랑으로 어우러진 태극 무늬는 세상 모두 어울리며 발전한다는 뜻을 나타낸대요.

태극 무늬를 둘러 싼 검정색 모서리 무늬는 ‘괘’라고 합니다. 건(하늘, 봄, 동쪽), 곤(땅, 여름, 서쪽), 감(물, 겨울, 북쪽), 이(불, 가을, 남쪽) 사괘는 모두 저마다의 이름과 뜻을 담고 있어요.

태극기 다는 날

이렇게 흰색 바탕 위에 태극 무늬와 사괘로 이뤄진 태극기는 처음 만들어진 이후 조금씩 바뀌어서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태극기의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고 해요. 다양한 태극기들 하나 하나가 모두 멋지죠? 그림책 뒷부분엔 고종황제 시절 사용했던 가장 오래 된 태극기에서부터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역사와 얼이 담긴 다양한 태극기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태극기 다는 법

태극기 다는 날

국경일과 특별한 기념일엔 집집마다 태극기를 달아요. 그런데 태극기를 다는 방법이 따로 있을까요? 태극기를 다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쁨을 나누기 위함이고, 또 한편으로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선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함이기도 하죠.

그래서 태극기를 다는 방법도 두가지가 있답니다. 기쁨을 표시할 때는 태극기를 깃봉에 바짝 붙여서 높이 달아요. 슬픔을 표시할 때는 깃봉에서 태극기의 한 폭만큼 내려서 낮게 달아야 한대요. 이렇게 낮게 다는 것을 ‘조기’라고 하는데 ‘현충일(6/6)’에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선열들의 넋을 기리며 조기를 게양합니다.(참고 : 행정안전부 국기게양법)

태극기 다는 날

태극기 다는 날

그럼 태극기를 다는 날은 언제언제일까요? 국경일과 특별한 기념일엔 태극기를 단다고 말했었죠? 여기서 국경일이란 삼일절(3/1), 제헌절(7/17), 광복절(8/15), 개천절(10/3), 한글날(10/9)을 말해요. 그리고 특별한 기념일이란 현충일(6/6)과 국군의 날(10/1)을 말하구요.

태극기 다는 날

그러면 태극기는 나라에서 정한 날에만 달까?
아니, 아니.
태극기는 날마다 달아도 좋아.
생일에 달고 싶다고?
그래, 그것도 괜찮지.

초등학교 2학년 때 한 친구가 결석을 했습니다. 아침 조회가 끝난 후 담임 선생님이 그 친구 집에 전화를 했더니 자기 생일이라고 태극기 달고 학교에 안온거였답니다. 담임 선생님이 그 말씀을 해 주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친구가 풀 죽은 얼굴로 나타났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 일이지만 지금도 제게는 미스테리리로 남아 있는 기억입니다. 부모님은 그 친구를 왜 학교에 안보낸걸까요? 설마 부모님들의 아이디어였던 건 아니겠죠? 아주 참신한 행동을 했던 그 친구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

그려 봐요, 태극기

태극기 다는 날

“태극기를 다는 날” 맨 마지막 장에는 위 그림처럼 태극기를 그리는 법이 잘 나와 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태극기 그리는 법을 학교에서 배우고 실습도 엄청 했었는데, 조카 녀석들 보니 요즘은 대충 배우고 넘어가는 듯 합니다. 태극기는 나라에서 정한 규칙에 따라서 그려야 하는데 우리 아이들에게 처음엔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일겁니다. 하지만 태극기를 그려 가는 과정 속에서 구성 요소 하나 하나에 담긴 뜻과 태극기가 상징하는 정신을 우리 아이들이 배울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태극기 다는 날”은 태극기를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기에 가장 적합한 그림책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이들에게 소개 해 주는 태극기에 대한 내용에 있어서 군더더기 없이 아주 깔끔합니다. 애국심이나 감동을 억지로 자아내기 위해 불필요한 픽션을 동원해서 정작 태극기 자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책들이 더러 있는데 비해 “태극기 다는 날”은 검정 치마에 흰 저고리를 입은 귀여운 여자 아이를 나레이터로 등장 시켜 태극기 그 자체에만 집중해서 담담하면서도 재미있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갑니다.

특히 아이들 눈높이에서 국경일과 기념일에 대해 설명한 글은 간단 명료해서 바로 우리 아이들에게 써 먹을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삼일절 : 모두 모여 우렁차게 만세 부른 날. 일본에게 빼앗긴 나라 되찾으려 우리는 살아 있다 세계에 알린 날.

제헌절 : 나라의 으뜸 법인 헌법을 만든 날.

광복절 : 일본에게 빼앗긴 나라를 되찾은 날.

국군의 날 : 우리나라 국군의 힘을 알리고 국군의 발전을 기념하는 날.

개천절 : 단군 할아버지가 나라를 세운 날.

한글날 : 세종대왕이 한글을 널리 알린 날.

현충일 : 태극이 슬퍼 보이는 날. 나라 위해 목슴 바친 사람들의 넋을 위로하는 날. 그분들이 편히 쉬기를 기도하는 날

태극기에 사용된 하양, 빨강, 파랑, 검정 네 가지 색만을 사용해서 그려진 재미있고 힘이 넘치는 그림들과 함께 들려 주는 우리 태극기 이야기 “태극기 다는 날”과 함께 제69주년 광복절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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