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일까?
무엇일까?

(원제 : The Something)
글/그림 레베카 콥 | 옮김 엄혜숙 | 상상스쿨
(발행 : 2014/09/10)

레베카 콥의 홈페이지


보고 싶은 엄마“와 ” 꼬르륵, 냠냠“의 작가 레베카 콥이 새로운 그림책 “무엇일까?”로 다시 찾아왔습니다. 레베카 콥은 앤서니 브라운의 뒤를 잇는 작가라고 불리울만큼 요즘 각광받고 있는 작가입니다. 아이들의 마음 속을 환히 들여다 보며 그려낸 듯한 그녀의 그림은 아이들의 심리와 상상력을 아주 예쁘고 재미나게 표현해 낸 듯한 매력을 갖고 있죠. 이번에 새로 나온 “무엇일까?”는 레베카 콥이 직접 쓰고 그린 네번째 그림책입니다.

무엇일까?

그림책 “무엇일까?”의 이야기는 주인공인 아이의 호기심에서 시작됩니다. 구멍 속을 나란히 들여다 보고 있는 아이와 강아지의 표정 좀 보세요. 호기심 가득한 아이를 바로 코 앞에서 만나고 있는 듯 한 느낌 들지 않으세요?

마당에서 강아지와 함께 공놀이를 하던 아이는 벚나무 아래에서 작은 구멍을 하나 발견했어요. 공이 구멍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거든요.

나는 배를 깔고 구멍 안을 들여다 보았어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가만히 앉아……
한참 동안 지켜 보았어요.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이 거기에는 무언가가 살고 있어요.

무엇일까?

단순히 지나칠 법도 한데 아이와 강아지는 공을 삼켜 버린 구멍 속에 빠져듭니다. 아마도 레베카 콥은 이웃집 꼬마가 자기네 집 마당에서 무언가에 심취한 채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골몰해 있는 모습을 보며 ‘아이를 저토록 빠져들게 한 게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호기심이 생겨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그 호기심이 그림책 “무엇일까?”의 모티브가 된 것 아닐까요? ^^

무엇일까?

아이에게서 시작된 호기심은 엄마 아빠, 누나, 친구들에게 이르기까지 온동네를 상상에 빠져들게 합니다. 모두들 저마다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아이에게 말해 주죠. 엄마는 작은 생쥐들이 사는 집이 있을거래요. 아빠는 개구리들이 가득할테니 절대로 구멍을 건드려선 안된대요. 누나는 괴물 트롤이 살고 있을거라나요. 친구들은 친구들대로 뱀, 여우, 고슴도치 등등 모두 저마다 생각이 달랐어요.

무엇일까?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상상을 들려줄때마다 아이는 구멍 속에 펼쳐진 세상을 다시 한 번 상상합니다. 작은 생쥐들이 살고 있다는 엄마의 말에 자기가 빠뜨린 공 때문에 생쥐들 집이 난장판이 된 장면을 상상하기도 하고, 자신의 공을 트롤이 먹어 치우진 않았을까도 생각해 보고, 통통 튀는 공을 서로 잡으려고 이리저리 뛰어 오르는 개구리들도 상상해 보고 말이죠.

무엇일까?

가장 친한 친구는 가장 근거 있는 이야기를 해줬어요. 구멍은 용의 굴이래요. 자기네 집 마당에도 용이 살고 있기 때문에 잘 안대요. 역시 가장 친한 친구답죠? 이미 용을 키우고 있는 친구의 이야기니까 확실하겠죠? ^^

무엇일까?

나는 무언가가 우리 집 마당에 살고 있어서 기쁘답니다.
그게 무엇인지 나는 몰라요……
그렇지만 나는 계속 지켜볼 거예요……
그리고 기다릴 거예요……

…… 이렇게요.

아이의 상상 마당엔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누나와 친구들이 저마다 상상했던 주인공들이 모두 나와 한데 어울려 놀고 있습니다. 아이의 빨간 공으로 모두들 신나게 놀고 있어요. 아이는 지그시 눈을 감고 자신만의 상상 속으로 빠져듭니다. 자기 집 마당에 살고 있는 것이 뭔지는 알 수 없지만 아이는 무언가가 살고 있을거라는 상상만으로도 기쁩니다. 즐거운 상상만으로도 아이는 행복합니다.


그림책 “무엇일까?” 감상 포인트

무엇일까?

그림책 “무엇일까?”의 면지입니다. 앞뒤 모두 같은 그림입니다. 참 예쁘죠? 원화가 있다면 바탕화면으로 쓰고 싶을만큼 예쁘고 마음 편안해지는 그림입니다. 싱그러운 봄날의 잎사귀에서부터 가을의 쓸쓸함이 묻어나는 붉게 혹은 누렇게 물든 단풍들이 한데 뒤섞여 있습니다. 벚나무에 새 잎이 돋아 나던 봄에 시작한 그림책 속 아이의 호기심과 즐거운 상상은 여름과 가을을 지나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은 겨울까지 계속됩니다. 레베카 콥은 그림마다 벚나무와 다른 배경들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면지에 담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나뭇잎들은 단순히 시간의 변화 외에도 아이들의 끝없이 풍부하고 다양한 상상과 꿈을 표현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세요? ^^

무엇일까?

그림책 “무엇일까?”에서 레베카 콥은 위 그림과 같은 3칸 구성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좌측엔 자신의 상상을 들려 주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우측은 다시 위 아래 두칸으로 나눠서 윗쪽엔 구멍 밖 사람들의 모습을, 아랫쪽엔 구멍을 통해 현실과 연결된 상상의 세계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상상의 세계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장면들엔 아이들의 마음을 훤히 들여다 보는 레베카 콥의 참신한 상상력들이 가득 담겨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해 줍니다.

무엇일까?

위 그림처럼 위 아래 2칸으로 나뉜 구성도 있어요. 친구들이 저마다 구멍 속에 무엇이 살고 있을지 상상하는 장면입니다. 구멍 속에 살고 있는 동물 친구들만큼이나 친구들의 모습도 다양합니다. 피부색과 머리칼색도 제각각이고, 친구들마다 관심꺼리도 제각각입니다. 다들 뭘 하건 상관 않고 벚나무 열매를 손에 가득 든채 맛있게 먹느라 정신 없는 친구, 구멍 속에 살고 있는 누군가에게 ‘안녕!’하며 인사를 건네는 친구… 우리 아이들 하나 하나가 저마다의 개성을 갖고 자라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장애인 친구도 함께 어울려 사이 좋게 지내는 모습을 통해 나와 다른 친구들에 대한 배려의 마음도 심어 주고 싶었던 것 같구요.

출판사에선 ‘앤서니 브라운의 뒤를 잇는’이란 수식어를 레베카 콥에게 붙여 주었지만, 그림은 오히려 존 버닝햄의 느낌이 더 많이 나지 않나요? 한 장의 그림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점에선 앤서니 브라운의 뒤를 잇는다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긴 하죠. 하지만 잔잔함, 그리고 그 잔잔함 속에서 느껴지는 편안한 여운은 분명 존 버닝햄에 견줄만 하지 않을까요? 여하튼 뛰어난 작가임엔 틀림이 없는 레베카 콥의 새 그림책 “무엇일까?” 였습니다.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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