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책
책표지 : Daum 책
위험한 책(원제 : The Flower)

글 존 라이트 | 그림 리사 에반스 | 옮김 김혜진 | 디자인 디자인포름 | 천개의바람


오늘 소개하는 그림책 “위험한 책”은 조지 오웰의 “1984“와도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 영화로도 제작된 SF소설 “기억 전달자“와도 아주 비슷한 느낌의 그림책입니다.

모두가 기계적으로 살아가는 세상, 기쁨과 희망이 존재하지 않기에 슬픔과 절망조차 느낄 수 없는 무미건조한 삶으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작은 아이가 어느 날 ‘꽃’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그날 이후 아이는 꽃을 찾아 황량한 도시를 찾아 헤맵니다. 마침내 찾아 낸 꽃씨. 아이와 꽃씨는 세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요?

위험한 책

브릭은 커다란 도시에 있는 조그만 방에서 혼자 살았습니다. 브릭뿐만 아니라 도시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아무런 생기 없이 자신만의 조그만 방에 갇혀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공간, 그리고 그 공간만큼이나 규격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도시, 얼핏 보기엔 차별 없이 모두가 평등하게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가만 들여다 보면 그들에게선 아무런 꿈도 희망도 느낄 수 없습니다.

위험한 책

브릭은 도서관에서 일합니다. 그리고 가끔 ‘위험한 책’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서가에 가득 꽂혀 있는 책들, 그리고 무표정하게 책을 읽거나 지나가는 사람들, 그 속에서 유일하게 자신만의 색깔을 띄고 있는 작은 책 한 권. 오늘 브릭은 ‘위험한 책’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위험한 책’에 눈길이 멈추는 순간 브릭에게도 책의 빛깔이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위험한 책

‘읽지 마시오’라고 써 있는 경고문으로 인해 잠시 주눅이 들긴 했지만 브릭은 용기를 냅니다. 그리고, 오늘 발견한 ‘위험한 책’들 중 한 권을 몰래 숨긴 채 집으로 가져 옵니다.

위험한 책

그리고, 이불을 뒤집어 쓴 채로 몰래 숨어서 손전등 불빛만으로 ‘위험한 책’을 보기 시작합니다. ‘꽃’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모양도 색깔도 더 없이 아름다운 그것을 책은 ‘꽃’이라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 날 이후 브릭은 이 거리 저 거리를 다니며 꽃을 찾아 헤맵니다. 하지만 꽃을 찾을 수는 없었어요. 꽃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그 책을 ‘위험한 책’으로 분류하고 못 읽게 한 이유는 아마도 이 도시에 단 한 송이의 꽃도 없기 때문인가 봅니다.

위험한 책

그러던 어느 날 브릭은 도시의 변두리 동네 한 켠에 있는 고물상에서 꽃 그림을 발견합니다. 브릭은 마치 뭐에라도 홀린 듯 고물상으로 들어가 그 꽃그림이 그려진 봉투를 사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봉투에는 ‘씨앗’이라고 써 있었습니다. ‘흙으로 덮고 물을 주세요’라는 설명과 함께 말이죠. 봉투를 열어 보니 작은 씨앗 일곱 개가 나왔습니다.

기쁨과 희망이 없다면 슬픔과 절망도 있을 수 없듯이, 꽃을 한 송이도 찾을 수 없었던 도시에선 흙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브릭은 온 도시를 돌아 다니며 먼지를 긁어 모아 간신히 조그만 컵 한가득 먼지를 채울 수 있었어요. 브릭은 거기에 씨앗을 심고 물을 주었습니다.

위험한 책

어느 날 아침 컵에서 초록색 싹이 조그맣게 돋아 났습니다. 그리고 날마다 조금씩 자라면서 잎들이 무성해지더니 마침내 예쁜 꽃을 피웠습니다. 브릭은 뛸 듯이 기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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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브릭이 일하러 간 사이에 방 청소를 하러 온 기계가 꽃을 빨아들이고 말았습니다. 규격화된 삶만을 허용하는 도시는 허용된 존재 이외의 존재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꽃의 아름다움, 꽃이 주는 기쁨과 희망을 기계 따위가 이해할 수도 없었을테구요. 청소 기계 속으로 꽃이 빨려 들어간 것을 알게 된 브릭은 펑펑 울었습니다.

위험한 책

한참을 울고 난 후 브릭은 또 다른 꽃그림을 찾아 나섰습니다. 온 도시를 모두 찾아 헤매며 수많은 날들이 지나갔지만 찾을 수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브릭은 도시의 경계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그 곳엔 도시 여기저기서 빨아 들인 먼지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어요. 그리고 그 거대한 먼지 더미 꼭대기에서 자신의 꽃을 찾을 수 있었죠. 비록 자신의 꽃은 산산이 흩어져 죽어 버렸지만 새로운 싹들이 돋아나고 꽃이 피어 주위를 뒤덮고 있었습니다.

브릭은 가만히 앉아서 그것들을 지켜보았지요.
도시를 꽃으로 가득 채우려면 얼마나 걸릴까,
브릭은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꿈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은 씨앗

도시의 모든 쓰레기와 먼지가 쌓인 곳에서 브릭의 작은 꿈은 시작됩니다. 바로 “도시를 꽃으로 가득 채워야지!”라는 꿈 말입니다. 브릭의 첫 번째 꽃이 또 다른 꽃을 피워낸 것 처럼 브릭의 작은 꿈은 이웃에게, 그리고 그 이웃의 이웃에게 조금씩 조금씩 퍼져 나가겠죠. 그렇게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 자리잡은 저마다의 꿈은 삭막한 도시에 생동감을 불어 넣고 희망을 꽃피우는 작은 씨앗이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