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았니? 죽었니? 살았다!
책표지 : 길벗어린이
살았니? 죽었니? 살았다!

글 김경후 | 그림 문종훈 | 길벗어린이


한 아이가 방문 앞에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서 있어요. 그리고 묻습니다.

얘들아 얘들아, 뭐하니?
살았니 죽었니?
살았니 죽었니?

방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은 숨 죽이고 가만 있다 아이가 방 문을 여는 순간 “살았다!”라는 외침과 함께 살아 있는 강아지, 고양이, 파랑새, 물고기가 움직이기 시작해요. 아이가 말합니다.

살아 있는 건 움직인다 움직여!

살았니? 죽었니? 살았다!

그렇다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살아 있지 않은 걸까요? 그렇지 않아요. 가만 귀 기울여 들어보면 쌕쌕 숨소리가 나고 콩닥콩닥 심장도 뛰고 꼬르륵 꼬르륵 배에서 소리가 난답니다. 가만 있을 뿐이지 살아 있는 것은 모두 움직이고 있어요.

식물도 예외는 아니예요. 가만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꽃들은 햇빛을 보고 피었다 지고, 줄기는 햇빛을 쫓아 가고 덩굴은 담벼락을 타고 가죠. 식물들도 눈에 안 보일 정도로 느리지만 아주 조금씩 움직이고 있답니다.

살았니? 죽었니? 살았다!

또 살아 있는 건 먹고 또 먹으면서 자라납니다. 나무는 햇빛과 공기를 먹고 물을 빨아 들여 자라나지요.

살았니? 죽었니? 살았다!

숲 속 친구들은 서로 먹고 먹히며 자라요. 메뚜기는 싱싱한 풀을 먹고 힘을 내고, 개구리는 풀을 먹은 메뚜기를 먹고, 뱀은 개구리를 먹고, 독수리는 개구리를 먹은 뱀을 먹고 힘을 낸답니다.

살았니? 죽었니? 살았다!

바닷 속 친구들도 마찬가지예요. 살아 있는 것들은 모두 먹으면서 힘을 내고 자라난답니다. 정어리는 플랑크톤을 먹고 자라고 바닷새도, 물개도, 돌고래도, 상어도 고래도 모두 플랑크톤을 먹고 자란 정어리 떼를 먹고 힘을 냅니다.

그럼 사람은 뭘 먹을까요? 사람은 땅속 물속에서 난 모든 것들을 먹어요. 그래야 쑥쑥 잘 자라니까요. (모두들 가리지 않고 잘 먹고 있죠? ^^)

살았니? 죽었니? 살았다!

이렇게 골고루 열심히 먹고 자라면 어떻게 될까요? 꼬물꼬물 올챙이는 개구리가 되고, 도토리는 늠름한 떡갈나무로 자라나요. 작은 알에서 깨어나 수리 부엉이가 되고, 아기 호랑이는 숲의 왕이 되죠. 살아 있는 것은 모두 자라서 어른이 됩니다.

살았니? 죽었니? 살았다!

그렇게 어른이 되면 아기를 낳아요. 내가 낳은 아기도 어른이 되면 또 아기를 낳구요.

살아 있는 건 부모에서 자식으로 이어지는 거야.
빙글빙글 이어지는 거야.

살았니? 죽었니? 살았다!

하지만 살아 있는 것은 언젠가는 죽어요. 죽으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걸까요?

살아 있는 건 죽어서 다른 생명을 키우는 밑거름이 된답니다. 죽은 생명 위에 풀이 자라고 그 풀을 메뚜기가 먹고, 메뚜기를 개구리가 먹어요. 살아 있는 건 이렇게 빙글빙글 이어져 있는 것이랍니다.

살아 있는 건
서로서로 빙글빙글 이어져 있어!
빙글빙글 생명이 다시 생명을 낳고
빙글빙글 서로 먹고 서로 먹이가 되고
빙글빙글 같이 울고 웃고 뛰어놀지.


‘삶’이란 모든 생명들이 벌이는 한바탕 흥겨운 축제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 밥먹는다. – 무슨 반찬? – 개구리 반~찬! – 살았니? 죽었니? – 살았다! 하면서 와락 달려오던 술래… 그림책 제목에서 딱 떠올랐던 정겨운 장면입니다. 처음엔 엄마 아빠 어린 시절 놀던 놀이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인가 하고 살펴보았어요. 그런데 의외로 생명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과학 그림책이었습니다. 과학 그림책이라하면 좀 따분한 내용이겠구나 생각할지도 모르는데요. 제목의 센스에서도 느껴지듯, 지루한 이론서가 아니라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끊임 없는 질문과 이어지는 대답, 마치 말놀이 하듯 이어지는 톡톡 튀고 재미난 글과 생명의 아름다움을 잘 담아낸 그림의 적절한 조화가 술술술 읽히는 재미있는 과학 그림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아이 방에서 살아있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마당을 지나서 숲으로 이어지고 바다까지 이어집니다. 좁은 세상에서 넓은 세상을 거쳐 가면서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움직이고 먹고 자라고 서로서로 빙글빙글 이어져 서로의 먹이가 되고 거름이 되고 그렇게 자란 생명이 다시 생명을 낳으며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담은 “살았니? 죽었니? 살았다!”는 삶이란 모든 생명들이 살아있는 동안 벌이는 한바탕 흥겨운 축제와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죽음 역시 살아 있는 모든 것이 거쳐 가야 할 하나의 과정이지만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생명을 키우는 밑바탕이 되어 또 다른 생명을 자라게 하는 시작점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이렇게 서로 빙글빙글 이어져 있기에 생명은 모두 소중한 것이라는 점 역시 자연스럽게 들려주고 보여줍니다.

찾아보세요!

첫 장면에 아이 방에서 죽은 듯 숨어있던 동물들(강아지, 고양이, 파랑새)은 모든 장면에서 아이를 따라다니고 있답니다. 아이가 있는 곳이라면 땅 위 뿐 아니라 물 속을 들여다 볼 때도 따라 다니고 있으니 유심히 살펴 보세요~ (개구리는 면지와 그림책 속에서 보조출연으로 나오고 있으니 꼭 살펴 보시구요. 방 안에 있던 물고기는 책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살펴 보세요.) 톡톡 튀는 재미난 글 못지 않게 그림이 전달하는 이야기를 눈여겨 살펴보며 읽으면 더욱 풍성하고 재미있게 읽히는 그림책입니다.


함께 보세요! : 누가 누구를 먹나(그림책 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