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쟁이 엄마
책표지 : 비룡소
고함쟁이 엄마 (원제: Schreimutter)

글/그림 유타 바우어 | 옮김 이현정 | 비룡소


고함쟁이 엄마

오늘 아침 엄마가 나에게 소리를 질렀어요.

뭔가 잔뜩 화가난 표정의 엄마는 아이에게 꽥 소릴 지릅니다. 풀 죽은 아이는 엄마의 고함소리를 들었어요. 그런데, 엄마의 고함소리를 듣는 순간……

고함쟁이 엄마

아이의 몸은 산산조각 나고 맙니다.

깜짝 놀란 나는 이리저리 흩어져 날아갔지요.

아이 키우다 보면 고함 치는 일이야 한두 번이 아니니 무심코 다음장을 넘겼다 엄청난 충격을 받았던 장면입니다. ‘아이는 엄마의 고함 소리에 깜짝 놀랐어요.’도 아니고, ‘아이는 몹시 속이 상해 엉엉 울고 말았어요.’도 아닌 아이 몸이 산산조각 나서 이리저리 흩어져 날아가고 말았다는 충격적 이야기와 그림……

조각이 난 채로 이리저리 흩어진 아이 몸, 아이의 머리는 우주까지 날아갔고, 몸은 바다에 떨어집니다. 날개는 밀림에서 길을 잃고, 부리는 산꼭대기로, 꼬리는 거리 한가운데로 사라졌어요.

오직 두 발만 그 자리에 남아있었고, 그 두 발로 아이는 곧 달리기 시작합니다. 왜 달리기 시작했을까요?

고함쟁이 엄마

흩어져 버린 몸을 찾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머리가 우주까지 날아가 버려서 두 눈이 없으니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습니다. 어두컴컴한 하늘 위에서 내 두 눈이 나의 발을 처량하게 바라보고 있네요. 아이는 소리 지르고 싶었지만 부리는 산꼭대기에 올라가 있으니 소용없는 일입니다. 지금 이 곳에는 오직 발만 남아 있으니까요. 훨훨 날아가고도 싶었지만 이것 역시 소용 없어요. 몸은 이미 제각각 흩어져 버렸고 날개는 밀림 속으로 사라져 버렸으니 말이에요.

몸을 찾아 정처없이 걷다 보니 어느덧 두 발은 사하라 사막에 도착했습니다. 그 때 갑자기 커다란 그림자가 두 발 위로 나타납니다.

고함쟁이 엄마

바로 엄마였어요. 엄마는 아이의 여기저기 흩어져버린 아이의 몸을 하나씩 찾아 내서 꿰매고 있었어요. 두 발이 맨 마지막 차례였죠. 엄마는 마지막으로 아이의 두 발을 찾아 사하라 사막까지 온거예요.

다 꿰매고 나서 엄마는 말했어요.

“아가야, 미안해.”

고함쟁이 엄마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은 아무 글이 없습니다. 몸을 모두 찾아 꿰맨 아이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뜻하고 있는 것일까요?

왜 머리가 아닌 발만 그 자리에 남아있었을까요? 엄마의 고함소리에 상처받은 아이가  갈 곳 없이 방황하는 모습을 표현한 건 아닐까요? 아직은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기엔 너무 어린 우리 아이들이 마음은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엄마 아빠에게 반항하게 되고, 조금은 삐딱하게 구는 모습을 뜻하는 건 아닐까요?

엄마와 아이의 갈등 상황이나 엄마가 화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은 더 있지만 이 그림책 만큼 충격으로 와닿은 책은 없는 듯 합니다. 짧은 글과 간결하게 상황을 그린 그림들은 예리하게 가슴에 와서 꽂히는 듯 합니다. 어른들이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무심코 내뱉는 한 마디에 아이가 받는 상처를 한 눈에 보여줍니다.

충격적인 그림책 “고함쟁이 엄마”는 얼마 전  소개했던 “숲속 작은 집 창가에“의 유타 바우어의 작품입니다. 간결한 문장과 그림 속에 많은 의미를 담아 보는 이에게 여러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유타바우어의 작품을 통해 아이를 바르게 키우되 엄마가 자신이 감정에 휩쓸릴 때 아이가 받는 상처가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