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 : 2015/04/20
■ 마지막 업데이트 : 2022/02/01


책의 날 특집

  1. 책이 좋아요
  2. 도서관 사용설명서
  3. 책과 노니는 아이

책이 좋은 건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책 잘 읽는 아이, 책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은 부모라면 누구나  다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책과 함께 자랄 수 있을까요?

정답은 딱 두 가지입니다. 첫째, 엄마 아빠가 책을 좋아하면 됩니다엄마 아빠가 늘 책과 함께 생활하면 아이의 생활도 자연스레 책과 함께 하게 됩니다. 둘째, 놀이처럼 즐겁게 읽을 수 있게 해 주세요. 사실 이건 책뿐만이 아니라 모든 일에 똑같이 적용되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뻔한 이야기 같지만 실천하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습니다. 엄마 아빠가 원래부터 책을 좋아했었다면 별 일 아니겠지만 우리나라 성인의 연간독서량이 10권(2013년 국민독서실태조사)이 채 못되는 것만 보더라도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죠. ^^ 게다가 입시 경쟁이 치열한 우리나라에서 독서는 성적 향상과 스펙을 위한 것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보니 아이들이 즐겁게 책 읽는 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그리고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책 읽는 시간을 수험서 보는 시간에 빼앗길 수밖에 없구요.(수험생 엄마 아빠 입장에서는 책 읽는 시간이 공부 시간을 뺐는 거겠죠)

정답이라고는 했지만 사실 원론적인 이야기일 뿐이고, 우리 모두가 저마다의 개성이 있고 서로 다른 것처럼 책을 읽고 좋아하는 것도 각자의 방법이 있을 겁니다. 아이를 위한 엄마 아빠의 바램이 담겨 있다면 그 방법이 무엇이건 그것이 바로 내 아이만을 위한 정답 아닐까요?

그래서 오늘은 그 방법보다는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아이가 책과 놀 수 있는 물리적인 환경과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 줄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책과 노니는 아이’가 살고 있는 집으로 말입니다.

책과 노니는 집

책은 읽는 재미도 좋지만, 모아두고 아껴 두는 재미도 그만이다. 재미있다, 유익하다 주변에서 권해 주는 책을 한 권 두 권 사 모아서 서가에 꽂아 놓으면 드나들 때마다 그 책들이 안부라도 건네는 양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지.

어느 책을 먼저 읽을까 고민하는 것도 설레고,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저 책이 궁금해 자꾸 마음이 그리 가는 것도 난 좋다. 다람쥐가 겨우내 먹을 도토리를 가을부터 준비하듯 나도 책을 차곡차곡 모아 놓으면 당장 다 읽을 수는 없어도 겨울 양식을 마련해 놓은 양 뿌듯하고 행복하다.

– “책과 노니는 집” 중에서

책 읽는 분위기, 책과 노니는 아이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바로 책입니다. 일단 집을 책으로 채워 보는 건 어떨까요? 이영서 작가가 “책과 노니는 집”에서 말한 그대로 책은 읽는 재미도 좋지만 어떤 책을 읽을까 설레여하며 이 책 저 책 고르는 재미, 사서 모으는 재미, 쌓아두고 바라보는 재미도 아주 그만이거든요.

아이와 함께 서점에 가보세요. 가서 이것 저것 들춰 보고 재미 있으면 그 자리에 주저 앉아서 읽기도 하고, 지루해하면 평소 못먹게 했던 패스트푸드도 좀 먹여가면서 즐겁게 해 주세요. 그리고 아이를 위한 책을 두 권 사 주세요. 한 권은 아이가 직접 고르게 하고, 한 권은 엄마가 골라 주세요. 아이가 고른 책이 정말 몹쓸 게 아니라면 엄마 아빠 맘에 안들더라도 사 주세요. 그렇게 한 번 두 번 서점 나들이를 다니다 보면 어느 날 아침 아이가 이렇게 말할 겁니다. ‘엄마, 오늘 서점에 갈까?’ 하고 말입니다.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도 가보세요. 어린이열람실 뿐만 아니라 어른들 책만 꽂힌 서가에도 데려가서 책으로 가득한 도서관의 분위기를 한껏 느끼게 해 주세요. 어른이건 또래 아이들이건 다른 사람들이 책에 푹 빠져 있는 모습도 보여주시구요. 그리고 서점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이와 함께 책을 고르고 읽어 보기도 하고 마음에 들어 하는 책들은 빌려 오세요. 이번엔 한 권이 아니라 여러 권을 집에 가져 올 수 있어서 아이가 아주 좋아라 할 겁니다.

아내와 남편을 위한 책 한두 권, 아이를 위한 책 한두 권씩 사서 생활 패턴에 맞춰 집안 구석구석에 책을 놓아두세요.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들은 책이 망가지지 않도록 비교적 안전한 곳(?)에 둬야겠죠. 침대 머리맡에, TV 리모컨 옆에, 화장실에, 아이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요즘 많이들 설치해 주는 놀이용 텐트 안에 놓아두면 딱 좋을듯)에 아무 말 없이 책을 한두 권 놓고 지켜 보세요. 어느 순간 ‘우리 남편이(아내가, 아이가) 달라졌어요!’ 하고 외치게 될 겁니다. ^^

책꽂이 – 우리집 작은 도서관

책꽃이 만들어 주기

한 권 두 권 사서 모으다 보면 어느새 집이 책으로 뒤덮이게 될 겁니다. 이제 슬슬 아이에게 책꽂이를 만들어 줄 때가 되었다는 신호입니다.

책꽂이 사이즈는 크게 세 가지로 마련하는 게 좋습니다.

우선 거실이나 서재방 등에 놓고 가족 모두 공용으로 사용할 메인 책꽂이입니다. 메인으로 사용할 책꽂이는 높이는 대략 5~6단 정도가 좋고, 너비는 가능한 1 미터 이내의 것이 좋습니다. 너비가 1미터를 넘는 경우 제품이 튼튼하지 못하면 나중에 책을 많이 꽂았을 때 가운데 부분이 내려앉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입니다. 5~6단 책장의 경우 대부분의 제품들은 높이 180cm, 너비 60cm 정도로 비슷합니다.

참고로 어느 정도는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해야 책이 늘어날때마다 같은 제품을 추가로 계속 구매할 수 있습니다. 또, 같은 브랜드 제품의 경우에는 두 개의 책장이 맞닿는 면을 나사로 고정시킬 수 있게끔 되어 있기때문에 나중에 벽 한 쪽에 나란히 세워둘 수 있어 좋습니다.

다음은 아이가 좋아하는 책들, 자주 보는 책들을 꽂아줄 아이방 책꽂이입니다. 아이방 책꽂이는 높이 1미터에 너비 40~60cm 정도로 3~4단 짜리 하나면 충분합니다. 아이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입학 할 때쯤이면 보통 책상을 사주게 되는데 소위 국민책상으로 불리는 특정 모델들은 책상 위로 책꽂이가 붙거나 옆으로 책장을 확장할 수 있는 형태로 나옵니다. 책꽂이가 부족해질만한 시기에 책상을 사게 되기때문에 아이방 책꽂이를 굳이 미리 큰거나 여러 개를 구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나면 충분하니 브랜드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할 디자인으로 마련해 주는 것도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이동형 책꽂이입니다. 이건 책꽂이라기보다는 그날 그날 보기 위해 책꽂이에서 꺼내 둔 책들을 정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컬러박스도 좋고 북카트도 좋습니다.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북카트는 다양하게 나와 있으니 엄마 아빠와 아이 각자의 취향에 맞춰 한두 개 정도 놓고 쓰면 좋을 듯 합니다. 엄마 아빠를 위한 건 소파 옆에 두고 잡지나 신문 등도 함께 쌓아 둘 용도에 맞게 선택하면 되고, 아이 것은 아이가 여기저기 끌고 돌아다닐 수 있게 바퀴가 달린 걸 마련하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책꽂이 채우기

책꽂이를 마련했다면 이제 책꽂이를 채워야겠죠. 책꽂이에 책 정리하는 거야 뭐…… 그냥 꽂으면 되죠 뭐~ ^^ 대신 딱 두 가지만 유념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첫번 째는 아이 책꽂이는 아이가 채우게 해 주세요. 아이방 책꽂이는 물론이고, 공용으로 사용하는 메인 책꽂이에도 아이 전용 칸을 정해 주시고 그 칸은 아이가 채우고 정리하게 해 주세요. 또, 가족마다 칸이 생겼다는 건 엄마 아빠도 책을 채워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엄마 아빠 칸이 비어 있으면서 아이 칸이 채워지길 바라기는 어렵겠죠? ^^

두번 째는 책꽂이는 책으로만 채울 필요가 없습니다. 책뿐만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우게 해 주세요. 물론 기본적으로는 책을 채워야겠지만 아이들에게 자기 칸을 채우라고 하면 책 몇 권 꽂아두고난 다음에 틀림 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인형이나 장난감 등을 가져다 놓으려고 할 겁니다. 그럴 때 못하게 하지 말고 그냥 놔두세요. 나름 인테리어 효과도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하고 싶은 걸 못하게 하면 그 공간을 좋아할 리 없잖아요.

책꽂이가 집에 들어온 날 ‘책으로 가득 채워야지!’하며 꿈에 부풀었던 것처럼 책꽂이의 빈칸이 조금씩 줄어들며 책으로 채워져 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아주 뿌듯하답니다. 아이와 함께 마음껏 채우는 재미 만끽해 보세요!

책꽂이 비우기

서점에 들렀다 마음에 들어서 산 책, 인터넷이나 신문 등의 추천 도서 코너에서 보고 산 책, 선물 받은 책 등등 책꽂이 채우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내다 보면 책꽂이 한 켠에 그 자리에 꽂아 둔 후 단 한 번도 꺼내 보지 않은 책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엄마 아빠 뿐만 아니라 아이도 마찬가지죠. 엄마나 아빠가 맘에 들어서 사줬지만 아이 취향은 아닌 책들이 더러 있으니까요. 무엇보다도 아이가 자라면서 책 읽기도 함께 자라기 때문에 아이 손에서 멀어지는 책들이 생겨나는 건 당연한 일이기도 하구요.

분기에 한 번, 혹은 반기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책꽂이에서 읽지 않는 책들을 정리해 보세요. 사 놓고 한 번도 읽지 않은 책들, 조금 읽다 재미 없어서 내려놨던 책을 다시 읽어보려고 했지만 매번 앞부분만 읽다 포기하게 되는 책들, 그리고 엄마 아빠 책들 중 자기계발서나 전문서적들의 경우 트렌드가 바뀌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이상 읽을 필요가 없어진 책들을 우선 골라내세요. 그리고 나서 골라낸 책들 중 정말로 갖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는 책들은 과감히 정리하세요.

이 과정이 수차례 반복되는 가운데 책꽂이에서 살아남은 책들이야말로 우리 가족만의 콜렉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골라낸 책들을 어떻게 정리하면 될까요? 선물하기, 중고로 팔기, 기증하기 등 모두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나나 우리 아이는 읽지 않지만 지인들 중에 필요한 사람들에게 선물하세요. 특히 아이들 책은 특별히 트렌드를 따르지 않기 때문에 옷이나 장난감처럼 동생들에게 물려 줄 수 있어 좋습니다. 깨끗하게 입은 옷가지들이나 장난감과 좋은 그림책 함께 담아서 친한 이웃이나 친지에게 선물하면 주는 마음 받는 마음 모두 행복할 겁니다.

그리고, 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다는 교훈도 아이들이 자연스레 배울 수 있게 되겠죠.

알라딘이나 예스24 등에서는 갖고 있던 책을 중고로 되팔 수 있습니다. 사용자들끼리 직거래를 할 수도 있고 알라딘이나 예스24 등에 직접 팔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알라딘의 경우 오프라인 중고샵에서 헌책 판매와 매입을 동시에 하고 있기 때문에 제 경우에도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가게에서도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가게 헌책방에서는 헌책을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기증을 받고 있습니다.

내가 보지 않는 책을 중고로 처분해서 그 돈으로 갖고 싶은 책을 구입하거나, 나에게 필요 없는 책을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것 모두 아이에게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겁니다.

책 목록 관리와 독서 기록

책이 늘어나면 우리 집에 어떤 책들이 있는지 정리해 두는 게 좋습니다. 이미 읽은 책과 아직 읽지 않은 책을 구분하기도 쉽고, 같은 책을 가족들이 언제 읽었는지 확인할 수도 있고, 아이가 커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학교에 가면 학년별 권장 도서를 읽게 하고 독서기록장을 작성하게끔 하기도 하지만 우리 가족만의 책 읽기의 역사를 기록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갖고 있는 책 목록을 관리하고 독서 기록을 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양하게 있을테니 여기서는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정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소개하는 걸로 대신하겠습니다. 국내 서비스로는 유저스토리북(서비스 종료됨)이 있고, 해외 서비스로는 goodreads가 있습니다. 두 서비스 모두 내 서재를 만들어서 내가 갖고 있는 책 목록을 만들 수 있고, 책마다 마음에 들었던 구절들을 메모해 두거나 소감을 기록해 둘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책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볼 수도 있구요.

이런 서비스들은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서비스가 종료되어 버리면 내 기록들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손글씨로 한땀 한땀 우리 가족의 책 읽기에 대한 역사를 남겨두고 싶은 분들이 있을 수도 있구요.


생각보다 긴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딱 한 줄인데 말이죠.

‘책 읽는 가족, 꿈꾸는 아이’

가온빛의 슬로건처럼 아이와 엄마 아빠가 늘 책과 함께 하며 그 속에서 아이의 꿈이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랍니다. 오는 4월 23일 책의 날을 맞아 우리집 책 읽기의 역사를 시작해 보세요! ^^

책의 날 특집 
1.책이 좋아요 | 2.도서관 사용설명서 | 3.책과 노니는 아이

테마 그림책 : 책 읽는 즐거움

책 읽는 즐거움을 담은 그림책들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0 0 votes
Article Rating
알림
알림 설정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모든 댓글 보기
0
이 글 어땠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