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재미
CC, BY-NC-SA ⓒSean Dreilinger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 다독이 좋은지 정독이 좋은지 많은 엄마들이 궁금해 합니다. 물론 정독하면서 다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독서법이겠지요. ^^ 그런데 다독과 정독 중 어느 것이 더 좋은지 묻는다면 딱 잘라 어느 것이 좋다고 말하긴 쉽지 않습니다. 다독과 정독은 아이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또 월령이나 연령에 따라 책을 읽는 성향이 바뀌기도 하거든요.(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진화하는 독서스타일)

보통 초등학교 저학년 이상 되어 문장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어야 글의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고, 그러고 나면 자연스레 정독이 가능해 진다고 합니다. 글의 의미를 되새겨 가며 다시 한번 읽는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는 제대로 된 정독의 습관과 방법을 익히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같은 책을 되풀이 해서 여러번 읽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고, 한 번 읽고 바로 다른 책을 찾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어떤 엄마는 아이가 계속 같은 책만을 고집한다고 고민하기도 하고 또 어떤 엄마는 아이가 한 번 본 책은 다시 보지 않고 계속 해서 새로운 책을 요구한다고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

중요한건 책 읽는 즐거움

아이들은 똑같은 책이라도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게 다가오고 또 결말이 어떻게 끝나는지 이미 알고 있는 책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같은 책을 여러번 읽는 것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복해서 읽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아이가 너무 반복에 집착 할 경우 비슷한 주제를 가진 그림책으로 바꾸어 주거나 같은 작가가 그린 그림책으로 대체를 해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 한번 본 책을 다시 보지 않아 너무 많은 양의 책을 요구하는 경우는 아이의 호기심이 왕성하게 자라는 시기이니 무조건 전집으로 들여놓기 보다는 도서관 대여와 이웃과 서로 책 바꿔보기 등의 방법을 통해서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방법을 사용해 보세요. 요즘은 대부분의 도서관이 1인당 5권까지 빌릴 수 있기 때문에 가족 모두 대출을 한다면 한번에 15권에서 20권까지 대여가 가능합니다. 많은 책을 요구하는 아이들도 그 시기가 지나면 한 권을 여러번 읽는 시기가 다가오기도 합니다.

많이 읽으면 더 많이 이해하게 되고 , 많이 이해하게 되면 책읽기의 재미에 가속이 붙어 더 많이 읽게 되는 것이 책 읽기의 원리입니다. 즉 책읽기의 재미를 붙인 아이들은 다독과 정독은 물론이고 후에 초등학생이 된 이후에는 정독을 하면서 속독하는 방법까지 자연스럽게 얻게 됩니다.

그렇게 보면 다독과 정독에 앞 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어린 시절 책읽기의 재미를 알게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또래 아이들 엄마 모임이나 인터넷 까페를 통해 혹시 내 아이만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다급하게 생각한다든지, 오래 두고 읽힐 목적으로 연령폭이 너무 길게 책정된 전집물을 구입한다든지, 지식과 정보로 가득찬 책이 아이의 인지능력을 발달 시킬 수 있을거라는 기대로 지식 정보 위주로 된 책만을 구매하는 방법보다는 아이의 읽기 수준과 연령에 맞는 즐겁고 행복한 책 읽기를 해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한 권의 그림책이라도 엄마 아빠가 아이를 곁에 두고 읽어주세요.  하루에 그림책 3권씩만 읽어준다고 하면 일년이면 무려 1,095권의 그림책을 읽어주게 됩니다. 5세부터 매일 3권씩 읽어준다고 하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3년동안  3,285권의 그림책을 읽는 셈입니다. 3천권이 넘는 책을 읽게 된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매일 꾸준히 읽는 작은 습관이 모여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게 할 수 있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는 듯 합니다.

저희 집의 경우 아이가 어렸을 때 한가지 원칙을 세워놓았었습니다. 아이가 책을 들고 와 읽어달라고 하면 어떤 일을 하고 있는 경우라도 아이 책 읽어주기를 가장 우선순위에 둔다는 원칙이었지요.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길어야 3년에서 5년 정도일 거예요. 내 아이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님 마음이 똑같을 거라 생각 합니다. 책의 바다에 빠져 흠뻑 느끼고 즐거워 할 수 있도록 어린 시절 아이에게 책 많이 읽어주세요.

그림책 읽기는 ‘책 읽는 즐거움’을 맛보고 독서를 즐기게 되는 출발점입니다.

다양한 인간의 모습과 삶의 모습을 담고 있는 그림책을 읽으면서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또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배우면서 자신의 세계를 조금씩 알아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우리 어른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0 0 votes
Article Rating
알림
알림 설정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모든 댓글 보기
0
이 글 어땠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