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산이 거기 있고

윤금순

선산이 거기 있고
영감도 아들도 다 거기 있은 게
고구마라도 캐서 끌고 와야 한디
감나무까지 다 감아 올라간 칡넝쿨도
낫으로 탁탁 쳐내야 한디
내년엔 농사를 질란가 안 질란가
몸땡이가 모르겄다고 하네

앞서 보낸 남편과 아들에 대한 그리움, 그 애틋한 마음으로 할머니가 넋두리하듯 써내려간 시 “선산이 거기 있고”.

1년 전 소개했던 “눈이 사뿐사뿐 오네”란 그림책 생각 나시나요? 전남 곡성 서봉 마을의 시 쓰는 할머니들이 직접 쓰고 그린 그림책이었죠. 이번엔 그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개봉한다고 하는군요.

시인 할매

시인 할매

감독 이종은 | 출연 김막동 외
(개봉 2019/02/05)

투박하지만 자신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이 짠해질 수밖에 없었던 할머니들의 시. 이번엔 할머니들의 시와 그림뿐만 아니라 정겨운 얼굴과 소박한 일상, 그리고 어린아이들처럼 천진하고 순박한 작업 과정들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2월 5일에 개봉한다고 하니 꼭 가서 봐야겠습니다.


눈이 사뿐사뿐 오네

눈이 사뿐사뿐 오네

글/그림 김막동김점순박점례안기임양양금윤금순최영자 | 북극곰
(발행 : 2017/11/30)

“눈이 사뿐사뿐 오네”는 전남 곡성 서봉마을에서 농사도 짓고 시도 짓는 할머니들 일곱 분이 직접 쓰고 그린 시 그림책입니다. 작은 도서관에 모여 동시와 그림책으로 글을 깨우치시고, 자신들의 삶, 추억, 그리움을 담아 낸 책은 할머니들 품처럼 푸근합니다.

세상 그 어느 시인보다도 더 순수하고, 세상 그 어느 화가보다도 더 진솔한 일곱 할머니들의 시와 그림을 만나보세요. 할머니 품에 포옥 안긴 듯 따스해지는 “눈이 사뿐사뿐 오네”, 우리 삶에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는 그림책입니다.

“눈이 사뿐사뿐 오네” 리뷰 보기


시집살이 詩집살이

시집살이 詩집살이

글 김막동, 김점순, 도귀례, 박점례, 안기임, 양양금, 윤금순, 조남순, 최영자 | 북극곰
(발행 : 2016/04/15)

사실 할머니들은 그림책 “눈이 사뿐사뿐 오네”에 앞서 시집을 먼저 선보였었습니다. 그림책에는 포함되지 않은 도귀례, 조남순 두 할머니의 시들도 볼 수 있습니다.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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