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Spring Comes to the DMZ한중일 세 나라의 작가들과 출판사들이 함께 만드는 평화 그림책 시리즈 중 한 권으로 출간되었던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이  2019년 3월 “When Spring Comes to the DMZ”라는 제목으로 미국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얼마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회담이 열렸었죠. 남과 북 모두와 전세계의 관심이 쏟아졌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리 결렬로 끝났습니다. 트럼프의 자국내 정치적 셈법과 일본 아베 정부의 훼방이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물론 우익보수 언론과 정치 집단들은 문재인 정부와 북한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말이죠).

한창 무르익던 한반도 평화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 이 때에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이 북미권에서 출간된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신들은 정의고 상대방은 악이라는 지금까지의 미국식 논리로만 보면 북한은 언제든 무력을 사용해 핍박해도 거리낄게 없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곳도 자신들과 똑같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져 살고 있는 곳임을, 그곳을 평생토록 그리워하며 하루 빨리 평화 통일이 이뤄지길 바라고 또 바라는 이들이 있음을 알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성실하게 자국의 이기적 이익이 아닌 우리 모두의 평화를 위해 협상 테이블에 다시 나설 수 있을테니까요.


비무장지대에봄이 오면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

글/그림 이억배 | 사계절
(발행 : 2010/06/25)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은 휴전선에 가로막혀 고향에 갈 수 없는 한 할아버지를 통해 우리 민족의 분단의 아픔을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할아버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뀔 때마다 비무장지대를 찾습니다. 고향이 눈 앞에 보이건만 철책에 가로막혀 더 걸음을 나아갈 수가 없는 할아버지. 하는 수 없이 전망대의 망원경을 통해서 고향을 돌아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
들판에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납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갈 수가 없습니다.
철조망이 가로막고 있으니까요.

(중략)

할아버지는
전망대에 올라가
북녘 하늘을 바라봅니다.

(중략)

다시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
할아버지는 이젠 더 이상
전망대에 올라가고 싶지 않습니다.

할아버지는
굳게 닫힌 철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그곳으로 걸어 들어가
양지 바른 풀밭에 누워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이 할아버지의
그리운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비무장지대에봄이 오면

비무장지대에봄이 오면
할아버지는 굳게 닫힌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들어가 고향으로 달려 가고 싶습니다.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그곳이 너무도 그리운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가 버선발로 달려나와 반겨줄, 형제 자매가 부둥켜 안고 울고 웃어줄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비무장지대에봄이 오면
(왼쪽) 앞쪽 면지 / (오른쪽) 뒤쪽 면지

고향이 그리운 할아버지와 통일을 꿈꾸는 작가의 바람은 앞뒤 면지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앞뒤 면지에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국경이 표시되지 않은 세계 지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얼핏 보면 앞뒤 면지 모두 똑같은 그림 같지만 앞쪽 면지의 한반도는 빨간 선으로 분단이 되어 있고, 뒤쪽 면지는 빨간 분단선이 지워지고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있습니다. 남으로 북으로 모두가 하나 되는 그날을 꿈꾸는 할아버지와 작가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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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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