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직면할수록 더 단순하게 생각하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하지만 그런 말을 들으면 더 헷갈리곤 합니다. 이 복잡한 걸 단순하게 만들라고?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아이처럼 생각해 보기, 동심으로 돌아가 보기, 어지럽고 복잡한 것들을 머리 속에서 싹 비워버리고 오직 나 자신에게만 집중해 보기… ‘흠… 하지만 난 이미 어른인걸, 아이가 아니잖아!’라고 생각하신다면 이 그림책 한 번 읽어보세요. 하얀 여백 위에 담긴 동심, 그 맑고 순수함에서 오는 힘이 느껴지는 그림책 두 권 “앗! 줄이다!”“아무도 지나가지 마!”입니다.


앗! 줄이다!

앗! 줄이다!

글/그림 조원희 | 웅진주니어
(발행 : 2018/09/15)

★ 2018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길을 가던 한 아저씨가 땅바닥에 떨어진 줄 하나를 발견하고는 무심코 당겨 봅니다. 그러자 줄이 팽팽하게 당겨졌어요.  묘한 승부욕이 발동된 아저씨는 질 수 없다는 듯 더 힘껏 줄을 당기기 시작했어요. 지나가던 사람들이 차례차례 아저씨가 당기던 줄에 매달려 함께 줄을 당기기 시작합니다. 한 아이가 지나가다 그 모습을 보고 왜 줄을 당기고 있는지 물었어요. 어른들은 아이에게 왜냐고 묻지 말고 어서 힘을 보태라고 말합니다.

앗! 줄이다! - 하얀 여백 위에 담긴 동심

앗! 줄이다!

앗! 줄이다!

앗! 줄이다!

앗! 줄이다!

앗! 줄이다!

하지만 아이는 곧 이런 의미 없는 일이 무료해지기 시작합니다. 맹목적인 일을 하고 있는 것보다야 어떻게든 재미있는 일을 찾는 것이 아이들의 본능이니까요. 아이는 당기던 줄 위에 올라서 놀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즐기며 줄을 타고 반대편으로 건너 가보니… 반대편에서도 어른들은 똑같은 일을 하며 힘을 소진하고 있습니다. 줄 하나를 두고 그저 남들이 하니까, 그래서 그렇게 이루어지는 맹목적 힘겨루기, 결국 이 무의미한 일을 멈출 수 있는 이는 오직 한 사람, 아이뿐이에요.

싹둑! 시원한 소리를 내며 잘라지는 줄, 팽팽했던 긴장감도 그만 끝장이 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이가 줄을 자른 이유는 단순해요. 재미있고 싶은 마음! 두 동강 난 줄을 들고 아이가 뛰어가며 소리칩니다.

“이걸로 친구랑 재미있게 놀아야지!”

삶의 이유와 본질을 동심에 빗대어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그림책 “앗 줄이다“, 단순하게 바라보면 이렇게 간단하게 해결될 일이었는데 매 순간 우린 어른인 척 그래서 좀 더 심오한 척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오늘도 재미있게 놀아야지~ 어린 시절은 늘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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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지나가지 마!

아무도 지나가지 마!

(원제 : Daqui Ninguém Passa!)
글 이자벨 미뇨스 마르틴스 | 그림 베르나르두 카르발류 | 옮김 민찬기 | 그림책공작소
(발행일 : 2016/04/13)

★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한 보초병이 길을 막고 서있습니다. 그 보초병은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명령조로 말했어요. 아무도 지나갈 수 없다고. 사람들이 이유를 물었지만 보초병은 시종일관 그건 장군님의 명령이라고 말할 뿐이에요. 바로 코앞에 있지만 아무도 지나갈 수 없는 길. 사람들은 보초병 한 명이 막고 있는 길 앞에서 투덜거리거나 놀라거나 혹은 감정에 호소하며 지나가게 해달라 부탁만 할 뿐 어떤 행동도 취하지 못합니다.

아무도 지나가지 마!

아무도 지나가지 마!

아무도 지나가지 마!아무도 지나가지 마!

아무도 지나가지 마!

이 상황을 종료 시킨 건 개구쟁이 두 아이였어요. 상황이 어떻게 되어가건 그저 해맑게 공을 가지고 놀던 두 아이가 놓친 빨간 공, 모든 사람들의 눈길이 빨간 공에 집중됩니다. 결국 보초병은 이 번 한 번만 지나가라며 허락했어요. 그 순간 지금껏 불가침의 영역이었던 오른쪽 공간이 활짝 열려 버립니다. 아무도 지나가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한 장군이 군인들을 이끌고 달려왔지만 너무 늦어버렸어요.

통통통통 공이 굴러가는 경쾌한 소리, 금기가 깨지는 소리입니다. 공이 굴러갈 수 있는 곳이라면 당연히 누구나 지나갈 수 있는 곳입니다.

제각각의 목소리는 힘이 약하지만 우리가 함께 내는 목소리는 아주 커다란 힘을 가지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그림책 “아무도 지나가지 마!”, 코앞에 두고도 아무도 지나갈 수 없었던 길, 그 정적을 깬 것은 구태 따위에 아랑곳 하지 않고 오로지 놀이의 즐거움 그 자체에 집중하던 아이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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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여백 위에 담긴 동심, 아이들의 마음처럼 순수하다는 건 바로 이런 것 아닐까요? 자꾸만 궁금해지는 것, 그래서 우선 행동하게 하는, 언제나 재미가 우선인, 마음속 켜켜이 묵은 때를 한순간 날려주는 시원 통쾌한, 그래서 결국 크게 웃고 즐거워지는, 그런 모든 것들이 밀려오게 만드는 바로 그런 것들 말입니다.

※ 함께 읽어 보세요. “‘동심이 담긴 그림책”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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