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7년 유럽 여행을 떠난 화가 나혜석,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이 두 사람은 당시 유럽까지 어떻게 이동했을까요? 분단으로 인해 섬이 아닌 섬이 되어버린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당연히 배를 타고 갔겠지 생각하게 될 겁니다. 그 당시 비행기로 가기는 쉽지 않았을테니 배가 유일한 교통수단 아니었을까 하고 말이죠. 하지만 정답은 기차입니다.

그리고 4·27 판문점 선언 이후 평화와 통일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며 저는 새로운 꿈이 생겼습니다. 아마도 여러분들 역시 같은 꿈을 꾸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마지막엔 런던까지 여행하는 꿈 말입니다.

오늘은 그 꿈을 우리 모두 함께 꿀 수 있는 그림책 두 권을 소개합니다. “봄이의 여행”“기차” 두 권입니다.


봄이의 여행

봄이의 여행

글/그림 이억배 | 이야기꽃
(발행 : 2019/06/21)

“봄이의 여행”은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며 시골 장터를 찾아 다니며 스케치 여행을 하는 할아버지와 손자 봄이의 이야기를 통해 분단의 아픔을 딛고 통일을 꿈꾸는 우리 민족의 바람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청년으로 자란 봄이가 두만강역에서 베를린으로, 블라디보스톡으로, 하얼빈으로 향하는 기차를 기다리는 마지막 장면에 봄이 할아버지와 작가, 우리 모두의 꿈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봄이의 여행

봄이와 할아버지는 틈날 때마다 함께 여행을 다닙니다. 할아버지는 장터의 정겨운 풍경을 화폭에 담는 걸 좋아하셨고, 봄이는 시끌벅적한 장터 구석구석 구경 다니는 걸 좋아했죠. 봄이는 할아버지를 따라 나서는 여행이 좋았고, 할아버지는 봄이의 밝고 건강한 모습과 여행지에서 봄이가 만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그림에 담는 것이 좋았습니다.

봄이의 여행

그런데, 오늘 봄이와 할아버지의 여행은 평소와 달리 조금 특별해 보입니다. 삼엄했던 장벽이 활짝 열리고 저 너머 꿈에도 그리던 곳으로 길은 이어집니다. 곱게 꽃단장한 통문을 지나는 할아버지의 마음은 잔뜩 들떠 있습니다. 봄이도 덩달아 설렙니다.

봄이의 여행

여기는 어디일까요?
두만강과 동해가 만나는 함경북도 경흥군 바닷가 마을,
이곳에 할아버지 큰누님의 증손자가 살고 있대요.

봄이의 여행

봄이는 이곳에서 자신 보다 나이 많은 조카를 만났습니다. 나진에 장이 선 날 나이 많은 조카와 나이 어린 아즈바이가 함께 호떡을 팝니다. 개마고원 꿀 호떡! 조카는 열심히 호떡을 만들고 아즈바이는 목청 높여 손님들을 불러 모읍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이런 모습을 스케치북에 담습니다. 행복한 웃음을 가득 머금고서요.

날이 밝았습니다. 이제 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할아버지는 지난 밤 꿈 이야기를 봄이에게 해줍니다. 수십년만에 다시 찾은 고향, 그곳에서 만난 반가운 얼굴들, 그들과 함께 보낸 행복한 순간들을… 어린 봄이는 그런 할아버지의 마음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는 있습니다. 할아버지의 두 눈에 맺힌 그리움을…

봄이의 여행

시간이 흘러 봄이도 어엿한 청년이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눈빛 속에서 마주했던 그리움을 가슴에 담고 플랫폼에 올라선 청년 봄이. 할아버지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북녘 땅을 마음껏 누비고 이제 봄이는 두만강역에서 기차를 기다립니다. 세계로 가는 기차를…

할아버지, 다녀오겠습니다!


기차

기차

글 천미진 | 그림 설동주 | 발견
(발행 : 2019/06/21)

“기차”는 서울에서 런던까지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우리 모두의 꿈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모노톤의 펜 드로잉과 여행에 대한 짧은 소회의 글이 잘 어우러진 그림책입니다. 달리는 기차에서 끝없이 펼쳐진 평원을 바라보며 아침을 맞이하는 그 날을 마음껏 상상하며 읽어 보시길~

기차

북적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한 플랫폼. 전광판에 적힌 행선지가 낯설고 신기합니다. 이번 열차는 함흥행, 다음 열차는 평양행입니다. 지난 밤 잠을 설쳤을 사람들이 설렘 가득한 얼굴들로 하나둘 기차에 오릅니다.

기차 기차 기차

오래도록 꼭꼭 닫혔던 문이 활짝 열리고
비밀을 간직한 푸른 숲을 달려
낯선 역에 도착합니다.
누군가에게 이곳은 새로운 여행지
누군가에게는 꿈에 그리던 고향입니다.

낯선 곳을 향한 설레임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들을 내려놓고 이제 기차는 다시 출발합니다. 새로운 국경을 넘어 멀고 먼 나라들을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몇 날 몇 밤을 달리며 아름다운 풍경과 풍성한 이야깃거리들, 잊지 못할 추억과 오래도록 가슴에 간직할 감동을 머나먼 여행 길에 오른 이들에게 선물할 겁니다.


※ 함께 읽어 보세요

토요일의 기차

토요일의 기차

글 제르마노 쥘로 | 그림 알베르틴 | 문학동네

엄마가 태워 준 기차를 타고 할머니 집으로 향하는 토요일의 여행. 할머니 집에 도착하기까지 펼쳐지는 풍경과 아이의 풍부한 상상이 어우러지며 여행에 대한 의미와 우리 삶을 다시금 되새겨 보게 해 주는 그림책입니다. 아직 못보셨다면 꼭 한 번 보시길 권합니다! ^^

“토요일의 기차” 리뷰 보기

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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