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 : 2014/07/20
■ 마지막 업데이트 : 2017/10/04


지난 주 Mr.고릴라님“여섯 사람 : 폭력과 전쟁의 기원”에 언급되었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 관련 기사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나라 간의 분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 우리들 중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시각으로 팔레스타인을 보아왔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우리 탓은 아닙니다. 우리가 그들의 역사를 따로 공부하지 않은 이상 언론에서 보여주는대로 우리의 견해가 형성되는 것은 당연하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알건 저렇게 알건 그네들끼리 벌이는 일이 우리에게 무슨 상관이나 있으려구요.

헤이그 특사
출처 : 위키백과

혹시 100여년 전인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해서 자신의 나라가 강제로 빼앗길 위기에 처했음을 알리려다 발언권 조차 얻지 못했던 사람들을 기억하시나요? 을사조약이 일본의 강압에 의해 체결되었음을 알리고자 고종황제의 명으로 특파되었던 헤이그 특사가 바로 그들입니다. 그들은 비록 만국평화회의에서 발언권을 얻지 못했지만, 회의 참석을 위해 세계 각국의 대표들이 모여들었던 헤이그에서 우리의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받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합니다. 그리고 헤이그에 체류한지 20일째 되는 날 특사 중 한명인 이준 열사가 머물던 호텔에서 사망합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잔인한 탄압에 항거하기 위해 이상설, 이위종과 같이 온 차석대표 이준씨가 어제 숨을 거두었다. 일본의 영향으로, 그는 이미 지난 수일동안 병환중에 있다가 바겐슈트라트에 있는 호텔에서 죽었다.
— 《헤트·화데란트》, 1907년 7월 15일자 기사

그 때 네덜란드에 대한제국 사람이라고는 특사로 간 세명뿐이었을테고, 국내에 제대로 된 언론이 있을리 만무했으니 우리가 갖고 있는 이준 열사의 죽음에 대한 단서라고는 그 당시 네덜란드 유력지의 보도기사 몇줄 뿐입니다.

다시 2014년 7월 지금 현재로 돌아와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을 바라봅니다. 저들 중 과연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일까요? 역사에 있어서 정의나 정답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0년전 머나먼 이국 땅의 한 호텔에서 쓸쓸히 죽어간 한 의인의 죽음에는 명백한 침략의 역사가 그 배경에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바로 이 순간 팔레스타인의 어린이들이 자신의 집에서 조차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에는 분명 천인공노할 가해자가 존재하며, 이 사실이 바로 우리가 올바른 시각으로 세계와 역사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래에 소개하는 세권의 책은 우리가 지금까지 잘 알지 못했던 역사,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과는 조금 또는 전혀 다른 시각의 역사에 대한 책들입니다.

처음 소개하는 “아! 팔레스타인”은 우리 나라 사람이 쓴 팔레스타인의 역사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엄마 아빠에게 물어보며 충분히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두번째 책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는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이 쓴 책으로, 제목 그대로 이슬람의 관점에서 본 세계사입니다. 마지막으로 “만화로 보는 하워드 진의 미국사”는 미국인이 썼지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그들의 역사가 서술되어 있습니다. 뒤의 두권은 초등학생들이 읽기에는 조금 무리일겁니다. 엄마 아빠가 먼저 읽고 아이들이 이 책들을 읽을만큼 자랐을 때 권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팔레스타인
아! 팔레스타인

글/그림 원혜진 | 감수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여우고개
(발행 : 2013/01/07)

‘라미 부자’ 사건을 접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작가는 팔레스타인에 대해서 공부하고 그들 속에서 함께 행동하며 그들과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세상에 그들의 이야기를 올바로 전하기 위해 오마이뉴스를 통해 웹툰을 연재합니다. “아! 팔레스타인”은 작가가 연재했던 웹툰을 단행본으로 묶은 책입니다.

굳이 기독교 신자가 아니어도 워낙 많이 회자된 말이라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땅’이란 말 한번쯤은 들어들 보셨을겁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이 바로 이 가나안땅이라는 사실은 다들 모르셨을겁니다. 이 책에는 아브라함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팔레스타인의 형성부터 현대사에 이르기까지의 그들의 역사가 서구열강과 이스라엘의 시각이 아닌 팔레스타인의 관점에서 서술되어 있습니다.

두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권은 기원전 2100년경부터 1993년 1차 인티파다까지 다루고 있고, 2권에서는 1993년 오슬로 협정부터 현재까지의 팔레스타인의 역사적 사건과 주요 지도자들, 국제 정세 속에서 팔레스타인을 놓고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이해관계국가들간의 뒤엉킨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

타밈 안사리 | 옮김 류한원뿌리와이파리
(발행 : 2011/08/25)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원제 :  Destiny Disrupted – A History of the World Through Islamic Eyes)을 쓴 타밈 안사리는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입니다. 아버지는 카불대학 교수였고, 어머니는 아프칸 남자와 결혼해 아프가니스탄에 정착한 최초의 미국인 여성입니다. 이러한 출생과 성장 배경을 통해 작가는 이슬람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서구열강의 중심축인 미국을 모두 경험하고 이해하는 입장에서 이슬람에 대한 올바른 시각과 이해를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이슬람의 태동에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지금까지 테러 집단과 혼동되어 왔던 이슬람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진정한 면모를 보여 주는 책입니다.

참고로 영화 ‘킹덤 오브 헤븐(Kingdom Of Heaven)’ 을 보신 분이 있다면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 한번 영화를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십자군을 소재로 한 이 영화를 통해 보여지는 역사의 단편들이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 전혀 다른 관점으로 다가 올겁니다.


만화로 보는 하워드 진의 미국사
만화로 보는 하워드 진의 미국사

하워드 진 | 각색 폴 불 | 그림 마이크 코노패키 | 옮김 송민경다른
(발행 : 2013/09/25)

“만화로 보는 하워드 진의 미국사”(원제 : A People’s History of American Empire)를 저술한 하워드 진은 미국의 진보를 대변하는 지식인 중 한명입니다. 조선소 노동자 생활을 경험했고, 2차대전 당시 미국 공군에서 폭격수 역할을 맡아 전쟁의 참혹함을 생생하게 목격한 그는 평생을 경제적 약자, 흑인 인권, 반전 등을 위해 애썼던 사람입니다.

이 책은 그의 저서 “미국 민중사”“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를 토대로 만화로 각색된 책입니다. 만화지만 아이들이 보기는 쉽지 않아 보이고 최소한 역사와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중학교 2~3학년 정도는 되어야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국인으로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그들의 역사와 사회 문제를 다룬 책으로 우리의 영원한 우방 미국의 또 다른 이면을 솔직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가온빛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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