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도착한 그림책 선물 정리합니다. 참고로, 매주 목요일 오후 2~3시 경에 사서함을 확인합니다. 이번 주에 발송했더라도 사서함 확인 이후 도착한 책은 다음 주 ‘그림책 선물’에 게재됩니다.

※ 아직 리뷰 전이라 그림책에 대한 설명은 출판사의 소개 내용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내 고양이는 말이야

내 고양이는 말이야

글/그림 미로코 마치코 | 옮김 엄혜숙 | 길벗스쿨
(발행 : 2018/10/31)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진 그림책 작가, 미로코마치코가 그린
사랑하는 고양이 테츠조와의 소중한 나날을 그린 그림책 “내 고양이는 말이야” 
고단샤 출판문화상 그림책상 수상작 
미로코마치코는 동물과 식물을 생명력 넘치게 그려내는 화풍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화가이자,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진 그림책 작가 중 한 명이다. 데뷔작 “늑대가 나는 날”로 ‘일본 그림책상 대상’을 받았으며, “내 이불은 바다야”로는 ‘쇼가쿠간 아동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내 고양이는 말이야”는 작가가 직접 키우던 고양이 ‘테츠조’와의 추억을 담아낸 책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아 ‘제45회 고단샤 출판문화상 그림책상’을 수상했다.

사랑하는 고양이 테츠조와의 추억을 담은 감동적인 그림책
테츠조는 작가 미로코마치코와 함께 살던 고양이다. 난폭하면서도 조금은 엉뚱하고 사람도 고양이도 무척 싫어하는 덩치 큰 고양이, 테츠조. 작가는 테츠조와의 기억 하나하나를 책 속에 섬세하게 담아냈다. 강렬한 색채와 다소 거칠면서도 생명력이 넘치는 묘사는 당장이라도 화면 밖으로 테츠조가 튀어나올 것만 같다. 문장 하나하나에는 테츠조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녹아내려 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작가의 반려묘에 대한 사랑이 가슴 아플 정도로 전해져 독자의 마음을 적셔 준다. 강렬한 색채와 살아있는 고양이를 보고 있는 듯한 역동성, 그리고 섬세하고 따뜻한 작가의 시선이 어우러진 완성도 높은 그림책이다.

그림책을 통해 느끼는 관계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순환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언젠가는 죽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반려동물은 주인보다 짧은 생을 마감한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눈앞에 있는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한 번쯤 상상해보곤 한다. 아마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일일 것이다. 이미 이별을 경험한 사람들은 살면서 가장 슬픈 기억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주인공 테츠조도 생을 마감하며 사랑하는 주인과 이별한다. 첫 장에서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며 화면을 꽉 채웠던 녀석은, 삶을 마감하는 장면에서는 점점 작아져 아기 고양이처럼 되어 화면의 아주 작은 공간을 차지한다. 텅 빈 공간은 마치 작가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 빈자리를 새로운 형제 고양이 소토와 보가 채운다. 두 마리의 고양이는 테츠조가 사용하던 화장실에서 오줌을 싸고, 테츠조의 밥그릇에 밥을 먹고, 테츠조가 자던 곳에서 잠을 잔다. 이별의 아픔이 새로운 존재와의 만남을 통해 치유됨과 동시에, 함께했던 시간이 또 다른 존재를 통해 다시 기억되고 빛나는 장면이다.

“내 고양이는 말이야”는 작가 개인의 이야기를 뛰어 넘어 관계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순환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누구나 유한한 삶을 살다가 이별하는 과정을 겪는다. 이 세상 모든 존재가 그렇다. 하지만 함께했던 추억은 남겨진 사람의 가슴속에 남는다. 이 책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감동받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독자에게는 커다란 위로를 선사할 것이다.


갯벌 전쟁

갯벌 전쟁

글/그림 장선환 | 모래알
(발행 : 2018/10/26)

갯벌에서 벌어질 법한 상황을 유쾌한 상상력으로 그려내다
여러 가지 환경의 변화로 인해 갯벌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생활공간이 줄어드니 갯벌에 사는 생물들 사이에 다툼이 생길 수밖에 없겠지요.

그림책 “갯벌 전쟁”은 이러한 생태계 변화를 바탕으로, 실제 벌어질 법한 이야기를 작가적 상상력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작가는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생물들의 움직임을 ‘전쟁’이라고 표현했지만, 작품 속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은 아이들이 즐기는 ‘놀이’처럼 유쾌합니다. 만화처럼 칸을 분할한 기법, 작품 곳곳에 숨겨져 있는 유머러스한 표현 덕분에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창작 그림책입니다.

칠게, 방게, 말똥게, 방게, 세스랑게, 고둥, 개소갱, 꼬막, 쏙, 짱둥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익히는 갯벌 생물들의 특징
갯벌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고둥, 꼬막, 갯지렁이는 물론 칠게, 방게, 말똥게, 세스랑게 등 여러 종류의 게들, 개소갱이나 쏙처럼 생소한 생물들까지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고 있습니다.

장선환 작가는 이야기를 만들면서 각 생물들의 생김새와 생태적 특징을 살려 캐릭화했습니다. 한쪽 집게발이 색도 다르고 크기도 더 큰 칠게를 전투를 지휘하는 대장군으로, 몸집이 아담한 방게를 부관으로, 지름길로 다닐 수 있는 갯강구를 정찰병으로 그렸습니다. 이밖에도 꼬막, 갯지렁이, 개소갱, 쏙 등을 장군으로 명명하고 생태적 특성에 살려 전투를 준비하는 모습을 생동감 넘치게 표현했습니다.

따라서 독자는 전투를 준비하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갯벌 생물들의 생김새와 특성을 알게 됩니다. 갯벌 생물의 생태적 특성을 익혀야 할 때, 갯벌 체험에 참여하기 전후에 읽으면 자연스럽게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대문 접지 방식으로 1미터가 넘는 갯벌 풍경을 구현
갯벌이 어떤 공간인지 생각해보는 기회 
그림책 “갯벌 전쟁”은 인간들이 벌이는 간척 사업이나 해양 생태계 오염 등을 소리 높여 비판하지 않습니다. 조용히 갯벌 사는 생물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 공간이 과연 누구의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작품 전반에 전투를 준비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실제 전투 상황이나 승리 여부보다,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생물들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이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드넓게 펼쳐지는 갯벌을 선보이기 위해 대문 접지(양쪽으로 펼쳐지는 제본 방식)을 활용, 1미터가 넘는(1미터 8센티미터) 갯벌 풍경을 구현했습니다. 멀리서 보면 한없이 고요하고 평화롭게 보이는 이 공간에서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꿈틀거리는지 생각해 보자는 취지입니다.

“갯벌 전쟁” 리뷰 보기


1982 야구소년

1982 야구소년

김기정 | 그림 박정은 | 키다리
(발행 : 2018/11/05)

1982년 프로야구의 함성에 실린 한 소년의 꿈과 희망
1982년 동대문 구장의 함성!
2018년 현재,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 햇수로 36년이다. 다소의 부침은 있었지만 출범 당시나 지금이나 프로야구는 최고 인기 스포츠다. 다만 36년 전만해도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야구 역시 여성들에게는 그다지 인기를 얻지 못했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져 야구장에 가면 여성 팬이 결코 적지 않다. 한국의 여러 프로야구 선수들이 꿈의 무대인 미국 메이저 리그에 진출해 왔고, 그만큼 우리의 야구 실력도 크게 늘었고 프로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도 급증했다.

프로야구의 인기는 출범 첫해 1982년부터 시작됐다. 소년들에게 야구가 꿈과 희망이었던 시절이다. 갖고 싶은 것 목록에는 야구 글러브에 알루미늄 배트가 있었다. 하지만 값비싼 야구 장비들을 부담 없이 가질 수 있을 만큼 그때는 집집마다 주머니 사정이 그리 넉넉한 시절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야구에 대한 열정이 작은 것은 아니었다. 야구 경기에 빠져들어 날이 저물도록 골목 어귀, 공터, 운동장 등 공간이 있는 곳은 어디든 공 던지고, 받아치고, 달리는 소년들이 가득했다.

야구는 소년들에게 가장 큰 함성
“1982야구소년”은 당시를 살았던 소년들의 야구를 향한 열망과 꿈에 관한 이야기다. 글을 쓴 김기정 작가의 실제 소년기의 경험이기도 할 터이다. 작가는 프로필에 이렇게 적었다.

“그 시절 야구는 내 소년기에서 가장 큰 고함 소리였습니다.”

그랬다. 어둑해지도록 동네 어귀는 늘 야구하는 아이들로 시끌벅적했고, 유리창 깨지는 소동에, 날아간 공을 찾으러 남의 집 담을 넘기 일쑤였고, 공에 맞아 눈두덩이 시퍼렇게 멍이 드는 일은 다반사였다.

어느 운동보다 다양한 장비가 필요했기에 소년들의 소망 중 하나는 가죽 야구 글러브, 공을 때리면 깡 소리가 나는 알루미늄 배트를 갖는 것. 그렇게 1982년 이 땅의 숱한 야구소년들은 야구 붐의 한 가운데 있었다. 글러브가 없다고 배트가 없다고 야구를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마대 자루로 글러브를 만들고 나무를 깎아 야구 방망이를 대신했다.

야구에 빠져 사는 아들을 탐탁해 할 부모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하물며 드물지 않게 열사의 중동 지방으로 돈 벌러 간 아빠들의 부재 속에서도 꿋꿋하게 아이들을 건사해야 했던 엄마들에게 야구는 애물단지와도 같았을 터이다. 그러면서도 슬며시 생일 선물로 야구장 입장권을 권하는 엄마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뭐든 풍족하게 해줄 수 없는 형편이지만 최소한 생일날 하루 그 간절함을 풀어주고자 했던 마음이었을 것이다. 아들의 열망과 꿈을 모르지 않았던 것이다.

뜻하지 않았던 한국시리즈 경기 관람권과 함께 찾아온 동네 야구 경기 첫 승리의 짜릿함! 열 살 야구소년에게 인생 최고의 시간은 그렇게 찾아왔다. 하지만 구름 위를 걷는 기분으로 야구장으로 향하는 야구 소년에게 다가올 불운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것. 꼼꼼히 싸매듯 점퍼에 주머니에 넣어둔 야구장 입장권을 잃어버리고, 마치 거대한 성처럼 고고하게 서 있는 경기장에 발조차 들여놓지 못하고 눈물을 삼켜야 했다. 꿈은 좌절 되었을까? 아니다! 시련은 있을지언정 좌절은 없다. 어떤 시련이 있어도 장차 프로야구 선수가 될 몸이니까!

소년은 입장권을 잃어버린 사실을 결코 엄마에게 이야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자기가 경기를 보지 못한 것보다 엄마가 겪게 될 안타까움이 두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집에 돌아온 소년은 보지도 않은 야구경기를 침을 튀어가며 호들갑스레 읊어 댔을 것이다. 그리고 소년의 이야기에 동감하며 동생도 엄마도 행복했을 것이다.

“1982 야구소년”은 2018년 플레이 오프전이 한창인 때에 출간되었다. 곧 한국시리즈가 시작된다. 1982년을 살았던 숱한 야구소년들은 이제 아들과 딸을 대동하고 2018한국시리즈가 벌어지는 경기장에서 커다란 응원의 함성을 지를 것이다. 그 함성은 고스란히 아이들의 가슴에 전달될 것이다. 시대는, 세대는 이렇게 연결되고 이어지고 전달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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