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9일부터 22일까지 도착한 그림책 선물 정리합니다. 참고로, 매주 목요일 오후 2~3시 경에 사서함을 확인합니다. 이번 주에 발송했더라도 사서함 확인 이후 도착한 책은 다음 주 ‘그림책 선물’에 게재됩니다.

※ 아직 리뷰 전이라 그림책에 대한 설명은 출판사의 소개 내용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아! 병호

아! 병호

글 최우근 | 북극곰
(발행 : 2018/10/30)

※ 동화책입니다.

희곡집 “이웃집 발명가”, 소설 “안녕 다비도프氏”』 등 신선한 유머와 기발한 이야기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최우근 작가가 아홉 살 유년 시절의 추억을 담은 이야기책으로 돌아왔습니다. 작가는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진짜 웃기는 아이, 병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 병호”는 어린이 독자에게는 지금 내 옆에 있는 친구와의 관계를, 어른 독자에게는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전 세대가 함께 보며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할 수 있는 이야기책 “아! 병호”입니다.


힐다, 거인과 마주치다

힐다, 거인과 마주치다

글/그림 루크 피어슨 | 옮김 이수영 | 찰리북
(발행(2018/11/10)

힐다와 함께 떠나는 두 번째 모험 “힐다, 거인과 마주치다”

‘힐다의 모험’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인 “힐다, 거인과 마주치다”는 한층 더 깊어진 모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어느 날 힐다의 집이 조그마한 엘프들로부터 공격을 받습니다. 이 와중에 밤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거인이 자꾸만 힐다네 집 앞에 나타납니다. 엄마는 힐다에게 도시로 이사 가자고 하지만, 정든 집을 떠나기 싫은 힐다는 집을 지키기 위해 모험에 나섭니다. “힐다, 거인과 마주치다”는 힐다와 손톱만 한 엘프, 그리고 힐다와 큰 산만 한 거인의 대비를 통해 자신과 다른 이들에 대한 공감을 보여 줍니다.

우리 시대에 꼭 맞는 씩씩하고 용감한 소녀, 힐다

최근 영화와 드라마 등 대중문화에서 이전과는 다른 여성 캐릭터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여성 캐릭터들은 소극적이고 주변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당당하고 도전적인 성격을 가진 것이 특징입니다. 힐다는 스스로 모험가라 자부하며, 모험과 관계된 것이라면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주체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고 도전하는 용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힐다는 우리 시대에 꼭 맞는 여성 캐릭터이자, 오늘을 사는 아이들이 바라는 소녀 히어로입니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가슴 따뜻한 모험 스토리

힐다의 주위에는 인간이 아닌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아갑니다. 힐다의 집으로 불쑥불쑥 찾아오는 나무인간, 낮이면 돌로 변하는 트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엘프, 지구에 홀로 남은 거인……. 힐다는 이들을 배척하지 않고 언제나 편견 없이 대합니다.

그래서 힐다가 펼치는 모험에는 거친 액션이 난무하지도 않고 증오심이나 복수심이 깔려 있지도 않습니다. 힐다는 폭력보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며, 따뜻한 진심을 통해 상대방과 친구가 됩니다. 힐다의 모험은 어른들이 폭력성이나 선정성에 대한 걱정 없이 아이들에게 권해 줄 수 있는 이상적인 모험입니다.

재기발랄하게 펼쳐지는 신화와 상상의 세계 그리고 현실의 조화

‘힐다의 모험’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신화와 상상을 버무린 작가의 솜씨입니다. 엘프, 트롤 등은 북유럽 신화에서 익숙한 존재이며 사슴여우, 나무인간, 우프 등은 작가의 상상으로 새롭게 탄생한 존재들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동시에 ‘힐다의 모험’에는 보통 아이들이 평소에 흔히 겪는 경험과 감정도 담겨 있습니다. 힐다는 워킹맘이자 싱글맘인 엄마와 함께 살며 엄마에게 반항을 하기도 하고 엄마를 다독이기도 합니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장난을 치기도 하고 캠핑을 하기도 합니다. 덕분에 독자들은 마치 자신의 일상을 보듯 동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은 마라카스의 날

오늘은 마라카스의 날

글/그림 히카스 도모미 | 옮김 고향옥 | 길벗스쿨
(발행 : 2018/10/31)

‘쿠네쿠네 씨와 친구들’ 시리즈 제1탄 “오늘은 마라카스의 날”

쿠네쿠네 씨는 마라카스를 아주 좋아합니다. 오늘은 친구 파마 씨와 후와후와 씨와 셋이서 마라카스 발표회를 하는 날입니다. 쿠네쿠네 씨는 아침 일찍 일어나 빨래를 하고, 다 같이 먹을 빵을 굽고, 마라카스 무대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타이츠로 갈아입고 초록색 스카프를 매고 친구들을 맞이합니다. 친구들과 모여 우선 ‘챳 챳 챠챳 챳 챳 챠하-’ 하고 박자를 맞추어 봅니다. 자, 이제 마라카스 발표회가 시작됩니다!

너무나 일상적이서 오히려 특별한 그림책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선물 같은 그림책

빈티지하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의 빨간색 표지. 표지 속 등장인물은 고개를 갸우뚱 기울인 자세로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있지요. 왠지 모르게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책장을 넘기면 은은한 베이지색 바탕에 마라카스 그림이 덩그러니 그려져 있습니다. ‘마라카스를 알고 있습니까?’라는 한 문장으로 어딘가 일상적이면서도 독특한 세계가 펼쳐집니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단한 사건이나 사고 없이 잔잔하게 흘러갑니다. 단지, 주인공이 좋아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즐기는 모습을 굉장히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지요.

예를 들어 주인공 쿠네쿠네 씨는 타이츠를 여러 벌 가지고 있습니다. 표지와 본문 사이에 있는 종이인 면지에 가득 채워진 타이츠 그림만 봐도 알 수 있지요. 게다가 집에서 혼자 쉴 때 입는 타이츠와 손님들을 맞이했을 때 입는 타이츠가 다릅니다. 마지막 모든 무대가 끝나고 주인공이 휴식을 취할 때도 타이츠를 갈아입지요. 보통의 그림책들과 달리 이 책은 이런 일상적인 장면을 눈에 띄게 강조합니다. 이 책에서 타이츠는 주인공을 대표하는 상징물이자 ‘행복’을 의미합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 있고, 그것을 누리며 행복감을 느끼지요. 하지만 일상 속에 묻혀있거나 너무 사소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합니다. 이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바로 이것, ‘일상 속 작은 행복’입니다. 일상 속에서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기쁨을 누리는 주인공의 모습은 독자에게 잔잔한 감동과 깊은 여운을 선사합니다.

묘한 지점에서 웃음이 터지는 걸작 그림책

마라카스 연주 장면 또한 이 책의 백미입니다. 대담한 성격인 파마 씨는 ‘챳! 챳! 챳! 챳!’ 박력 넘치는 리듬으로 마라카스를 연주합니다. 부끄럼쟁이 후와후와 씨는 무대 끄트머리에 서서 작게 ‘샤카 샤카 샤카 샤카’ 하고 연주를 하고 무대에서 내려오지요. 마라카스를 ‘아주’ 좋아하는 주인공 쿠네쿠네 씨는 기교가 넘칩니다. ‘챳 우- 챠챠 우-’ ‘캉 캉 캉 캉 캉 캉!’ ‘파-!’ 다양한 리듬과 난이도가 높은 동작을 구사하지요. 그런데 연주를 할 때 표정과 동작이 어딘가 절묘하고 너무나 진지해서 왠지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또한 다채로운 마라카스 연주 소리는 아이들을 웃게 해줍니다. 여러 번 읽을수록 매력이 있는, 묘한 지점에서 웃음이 터지는 걸작 그림책입니다.


후와후와 씨와 뜨개 모자

후와후와 씨와 뜨개 모자

글/그림 히카스 도모미 | 옮김 고향옥 | 길벗스쿨
(발행 : 2018/10/31)

‘쿠네쿠네 씨와 친구들’ 시리즈 제2탄 “후와후와 씨와 뜨개 모자”

후와후와 씨는 털실을 아주 좋아합니다. 뜨개질도 아주 잘하지요. 그래서 후와후와 씨는 털실 가게에서 일합니다. 후와후와 씨가 털실 가게에서 하는 일은 털실을 파는 일, 손님의 주문을 받아 여러 가지 것을 손뜨개로 짜는 일, 학생들에게 뜨개질을 가르치는 일입니다. 오늘도 후와후와 씨는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 준비를 합니다. 오늘은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즐기는 소박한 삶

“후와후와 씨와 뜨개 모자”는 전작 “오늘은 마라카스의 날”의 스핀오프 작품입니다. 이번 책에서는 쿠네쿠네 씨의 친구, 후와후와 씨가 주인공이지요. ‘후와후와’라는 이름만 봐도 작품 전체 분위기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후와후와는 일본어로 ‘가볍게 뜨거나 부드럽게 부푼 모양’을 뜻합니다.

후와후와 씨는 털실 가게 일을 무척 좋아합니다. 일을 하거나 손님을 대할 때의 행복한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지요. 완성한 뜨개 물건에 부족한 점이 없는지 세심하게 살피는 장면에서는 후와후와 씨의 친절한 성격과 직업의식이 보이기까지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후와후와 씨를 보면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지극히 소소하고 일상적인 이야기지만 아이와 어른 둘 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일상 속 따뜻함과 배려가 빛나는 그림책 

전작 “오늘은 마라카스의 날”과 마찬가지로 “후와후와 씨와 뜨개 모자”에서도 작품을 관통하는 기본 메시지는 ‘일상 속의 작은 행복’입니다. 아침마다 맛있는 밀크티를 마시고, 집 안에서는 파란색 후화후와(후와후와 씨가 직접 짠 재밌게 생긴 뜨개 모자의 이름)를 쓰고 있다가 외출할 때는 회색 후와후와를 쓰고, 일터에 와서 빨간색 후와후와로 바뀌 쓰는 장면에서는 왠지 모를 익숙함에 웃음이 터집니다. 여기에 더해 “후와후와 씨와 뜨개 모자” 편에서는 등장인물 간의 따뜻한 배려가 더욱 돋보입니다.

후와후와 씨가 쿠네쿠네 씨와 부티크시마 씨에게 뜨개질을 가르치던 중, 뜻밖의 사고가 터집니다. 한 손님이 주문한 뜨개 모자가 맞지 않는 것이었죠. 그 손님은 바로 다음날 모자를 쓰고 해외로 가야했기 때문에 난감한 상황입니다. 손님은 괜찮다고 했지만 후와후와 씨는 곧바로 모자를 고치기 시작했습니다. 뜨개질 교실은 까맣게 잊고 말이죠. 하지만 쿠네쿠네 씨와 부티크시마 씨는 후와후와 씨의 일을 자기 일처럼 걱정하고 옆에서 가만히 도와줍니다. 도중에 배가 고파져서 빵을 먹을 때는 후와후와 씨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조심 먹습니다. 등장인물 그 누구도 본인이 겪은 불편함을 내색하기보다는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합니다. 마지막, 사건이 해결되고 후와후와 씨가 홀로 남은 장면에서는 행복한 얼굴로 빵을 먹습니다. 친구들의 배려를 떠올리며 또르르 행복한 눈물을 흘리지요. 한겨울의 스웨터처럼 폭신폭신하고 따뜻한, 아이는 물론 어린이 봐도 좋은 책입니다.


오늘은 파티의 날

오늘은 파티의 날

글/그림 히카스 도모미 | 옮김 고향옥 | 길벗스쿨
(발행 : 2018/10/31)

‘쿠네쿠네 씨와 친구들’ 시리즈 제3탄 “오늘은 파티의 날”

쿠네쿠네 씨는 빵가게 주인입니다. 가게에는 여러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오늘도 부티크시마 씨는 고구마빵을 살지, 콩빵을 살지 한참을 고민합니다. 쿠네쿠네 씨는 늘 묵묵히 기다려 줍니다. 잡화점 가게 주인 부티크시마 씨는 이번에 가게를 연 지 7년이 되어 축하 파티를 엽니다. 그 파티에 쿠네쿠네 씨를 초대했습니다.

드디어 파티의 날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따뜻한 배려가 넘치는 쿠네쿠네 씨와 친구들

손꼽아 기다리던 파티의 날. 쿠네쿠네 씨는 일찍 일어나 선물용 빵을 굽고, 초록색 스카프를 두르고 타이츠를 갈아입고 집을 나섭니다. 파티에 가는 길은 사건과 사건의 연속입니다. 카레 가게 간판이 갑자기 날아오는가 하면, 공원을 지나는 길에 바람이 불자 갑자기 동상이 쓰러지려 하지요. 쿠네쿠네 씨는 바쁜 와중에도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도와줍니다. 설상가상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혹시라도 선물 상자가 젖을까 쿠네쿠네 씨는 목에 두른 스카프를 벗어서 선물 상자를 쌉니다. 자신이 무척 좋아하는 스카프인데도 말이지요. 이런 쿠네쿠네 씨의 타인을 생각하는 따뜻함 마음씨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작품 속의 온기를 만들어냅니다.

“오늘은 마라카스의 날”, “후와후와 씨와 뜨개 모자” 편이 잔잔한 분위기였다면 “오늘은 파티의 날”은 좀 더 왁자지껄하고 활기찹니다. 또 전작에 등장했던 주요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해서 즐거운 피날레를 완성합니다. 전작을 읽어 본 독자라면 놓쳐서는 안 될 대망의 3탄입니다.


야, 그거 내 공이야!

야, 그거 내 공이야!

글/그림 조 갬블 | 옮김 황정혜 | 후즈갓마이테일
(발행 : 2018/11/12)

공차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꿈꿔 봤을 듯한,
달콤하고 아름다운 축구 판타지

“그거 혹시 내 공 아니야?” 집마당에서 공차기를 좋아하는 앨리스는 어느 날 공을 너무 세게 뻥- 차서 공을 잃어버립니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공은 보이지 않아요. 공을 차고 있는 옆집 아이에게 물어 보지만, 퉁명스러운 답만 되돌아 올 뿐입니다. 축구하는 아이들로 가득한 동네 골목에도 가보지만, 역시 앨리스의 공은 아니었죠. 앨리스는 이제 본격적으로 공을 찾아 나섭니다. 가까운 공원부터 해변, 그리고 지하철을 타고 시내까지 나가서 빌딩 옥상에 있는 풋살 경기장에도 가보지만 공은 찾을 수 없었죠.

“옆에 있는 큰 경기장에서 네 공을 봤어!” 그런데 갑자기 앨리스의 공을 봤다는 아이가 나타납니다. 큰 경기장에서 앨리스의 공을 가지고 축구 경기를 하고 있다네요! 앨리스와 아이는 황급히 그 경기장으로 뛰어 가는데…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앨리스는 공을 찾을 수 있을까요?

공차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공을 잃어 버려 봤을 거예요. 내가 잃어버린 그 공은 어디로 갔을까? 혹시 내 공을 누군가가 차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누구나 해보기 마련이죠. [야, 그거 내 공이야!]에서 작가는 축구하던 어린 시절의 판타지를 떠올려 아이들에게 통쾌하고 유쾌한 경험을 선사해 줍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구를 소재로
고정된 성관념을 자연스럽게 깨는 그림책

이 책은 평범한 그림책입니다. 아니 어쩌면 평범하지 않은 그림책일 수도 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이지만, 그 아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남자아이가 아닌 여자아이기 때문이죠. 로봇과 스포츠는 남자의 놀이로, 요리는 여자의 놀이로 묘사되는 그림책에서의 고정된 성관념을 아이들에게 친숙한 축구라는 소재를 통해 자연스럽게 깨는 책이기도 합니다. 작가 조 갬블은 축구 그림책을 만들 때, 처음부터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으로 여자아이를 설정해 두었습니다. 작가는 영국에서는 최근 축구에서 여자를 배제하지 말자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하면서, 축구라는 스포츠를 소재로 한 그림책에서 여자 아이가 주인공이라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나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의 경우에는 말이죠. 축구는 남자아이뿐만 아니라 여자아이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어릴 때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하는 축구는 팀 플레이를 통해 협력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아이들에게 좋은 운동입니다.

그림책을 통해 엿보는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축구 문화

앨리스가 공을 찾아 가는 곳들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즐기는 다양한 축구 문화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동네 골목 담장에 분필로 골대를 그려 친구와 축구를 하거나, 공원에서 점퍼 두 개를 벗어 놓고 그것을 골대 삼아 가족이 축구를 하는 모습은 영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합니다. 앨리스가 해변에서 본 축구는 브라질에서 보편적으로 즐기는 비치 사커를 표현하고 있으며,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나가 만난 길거리 축구는 세계 최대의 도시 놀이터라고 불리는 뉴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또한 빌딩 옥상에 마련된 풋살장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쉽게 볼 수 있죠. 작가는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다양하게 즐기는 축구의 모습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유쾌한 작가, 조 갬블의 두 번째 축구책 

작가 조 갬블은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축구를 열렬히 사랑하는 축구 팬입니다. 작가는 첫 번째 축구책인 축구 액티비티북 “킥오프!”에서 축구에 대한 지식과 독특한 그림체를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선보였으며, 두 번째 책 “야, 이거 내 공이야!”에서는 강렬한 색감과 귀여운 판타지 이야기로 축구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였습니다. 특히 작가는 전작 “킥오프!”에서 남자들로만 이루어진 그림들에 대해 아쉬워하며, 이번 그림책은 남자와 여자, 가족과 친구들 모두가 즐기는 모습을 그리는 데에 집중하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책 속에서 축구를 즐기는 사람들은 모두 남자와 여자가 골고루 섞여 있으며, 각자 다른 모습으로 행복하게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엄마 아빠, 동료 선수들과 함께 해변에서 길거리에서 빌딩 옥상 풋살장에서 모두 함께 축구를 즐기고 있죠. 여러분들도 이 그림책을 보면 당장 축구를 하러 나가고 싶어지지 않을까요?


나의 둔촌아파트

나의 둔촌아파트

글/그림 김민지 | 이야기꽃
(발행 : 2018/11/15)

나는 지금 잃어버린 고향을 찾아 갑니다. 

누구에게나 고향이 있습니다. 나고 자란 곳, 살던 흔적과 익숙한 풍경, 친숙한 사람들이 남아 있는 곳. 운이 좋은 경우라면, 언제든 돌아가 지친 마음을 부려놓을 집과 웃으며 나를 반겨 줄 어버이가 기다리는 곳. 하지만, 모두가 고향을 간직하는 건 아닙니다. 고향을 등진 사람도 있고, 고향으로부터 버림받은 사람도 있으며,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도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나고 자란 곳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고향이 무엇이기에 우리를 행복하게도 불행하게도 할 수 있는 걸까요? 존재의 근거, 삶을 이루는 기억의 공간이기 때문 아닐까요. 이 그림책은 그 기억의 공간, 고향을 잃어버린 ‘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나를 이루는 기억의 장소들을 찾아서…

해마다 라일락 꽃 필 때면 내 마음은 그곳을 서성입니다. 바람이 실어 오는 꽃향기에 취해 학원 가던 발길을 멈추고 늦는 줄도 모른 채 한참 서 있던 곳, 유리창을 지나오는 오후의 햇빛 속에서 사내애들, 여자애들 뛰노는 소리에 엉덩이가 절로 들썩이던 곳, 저녁 먹으라고 부르는 엄마들 목소리와 우르르 몰려오는 아이들 발소리가 긴 복도를 가득 메우던 곳, 노을이 물든 복도에 도마소리와 따뜻한 밥 냄새가 흐르고, 창문들 하나둘씩 노랗게 불 켜지던 곳, 삐걱거리는 시소소리, 두부장수 종소리, 어느 땐가는 노란 가로등 아래서 나를 기다리던 그 사람도 거기 있던 곳… 나는 그곳이 그립습니다. 그래서 그곳을 찾아갑니다. 둔촌주공아파트.

하지만 그곳은 사라진 고향. 댐을 가득 채운 물에 잠겨버린 마을처럼. 아직 거기 있지만, 이제 거기 없습니다. 나는 거기 있는 고향을 만나고 싶어 물속으로 들어가지요. 깊이깊이 내려가 기억 속을 거닙니다. 라일락나무 꽃 피운 화단을 지나 현관 우편함을 열어 옛날의 편지들을 찾아보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 내려 아이들 뛰어다니고 엄마들 한담을 나누는 복도를 지나, 505호 우리 집 문을 엽니다. 우리 가족의 손때가 묻은 익숙한 물건들, 가로수 꼭대기가 보이는 창밖의 풍경, 여섯 살 생일파티를 하던 아련한 기억, 아! 그 생일에 받은 곰돌이 인형…! 곰돌이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문틀 가에 키 잰 흔적이 남아 있는 내 방 문을 엽니다. 거기 아직도 가만히 누워 있는 곰돌이. 눈이 마주치자 나는 곰돌이만한 작은 아이가 됩니다. 작은 아이가 되어 곰돌이를 힘껏 끌어안습니다.

그렇게 기억의 여행을 하고 돌아온 나는 생각합니다. 두고 온 것이 어디 곰돌이뿐일까. 가져오지 못한 것이 너무 많은데…

재개발의 호수에 잠겨버린 아파트단지도 간직하고 싶은 고향입니다.

이 그림책의 화자인 ‘나’는 고층 아파트로 재개발 공사 중인 둔촌주공아파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 자신입니다. 1970년대 말 이후 대단지들이 들어서면서부터 아파트는 이 시대의 보편적인 주거형태가 되어 왔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아파트에서 나고 자라게 되었으니 아파트가 ‘고향’인 세대가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 시기에 지어진 단지들이 속속 재개발에 들어선 이즈음, 그 세대는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이 철거되어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실향’의 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래된 단지가 철거되는 것은 건물만이 아니라 그 세월 동안 무성하게 자란 나무도 손때 묻은 놀이터도 숱하게 발길이 닿았던 길마저도 사라지는 것이니까요. 또한 그렇게 고향이 사라졌다는 것은 단지 돌아갈 곳이 없어졌다는 뜻만이 아닙니다. 개개인의 정체성을 이루는 기억과 경험의 거처, 정서의 근거지를 잃어버렸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기억과 정서처럼 비물질적인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는 오래된 건물이나 마을을 새로 지어야만 할 때 거기 살던 사람들이 그 공간의 기억을 되새기고 어루만지며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아카이브 사업에 공을 들인다고 합니다.

우리의 경우는 공적영역에서의 인식과 노력이 부족하여 주로 개인들이 그러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에스엔에스와 독립출판물로 아카이빙 작업을 하고 있는 ‘안녕, 둔촌주공아파트’ 프로젝트나 최근 개봉된 다큐 영화 “집의 시간들” 같은 경우가 그러하며 이 그림책 “나의 둔촌아파트” 또한 그 맥락 위에 있습니다.

그림책을 만든 김민지 작가는 공간이 있던 곳으로서 그 자리는 거기 있으나 사람이 살던 곳으로서 그 장소는 거기 없는 고향을 대형 댐의 건설로 물에 잠긴 수몰마을에 빗대어 실향의 아픔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수몰마을이 독재적 개발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라면 재개발로 사라진 아파트단지는 맹목적 자본논리의 제물이라는 점에서 적절한 비유라 할 수 있겠습니다.

낡아져 불편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건폐율이니 용적률이니 투자가치, 시세차익이니 하는 경제논리에만 함몰되어 정말 소중한 것들을 하찮게 여기고 쉽게 폐기처분하는 재개발이라면, 신중하게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 애틋하게 아름다운 그림책이 우리 사회에 그러한 사유의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갖게 만들고 고향을 잃은 이들에게 작은 위안이마나 전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 ] 배웁니다

나는 [ ] 배웁니다

(원제 : Toute une vie pour apprendre)
가브리엘레 레바글리아티 | 그림 와타나베 미치오 | 옮김 박나리 | 책속물고기

(발행 : 2018/11/22)

배움이 전하는 행복 하나,
오늘을 소중히 여기고 내일을 기다리게 됩니다

주인공은 씨앗을 심고 가꾸며 오늘을 보내고, 아름다운 정원을 꿈꾸며 내일을 기다립니다. 자전거 타는 법을 익히며 오늘을 보내고, 조금만 더 연습하면 잘 탈 수 있게 될 거라는 희망을 품으며 내일을 기다립니다. 이처럼 배움은 오늘을 허투루 보내지 않게 합니다. 더불어 배움이 쌓이면서 좀 더 행복한 내일이 올 거라는 기대로 우리를 설레게 하지요. 이 그림책은 작은 배움들을 디딤돌 삼아 내일로 천천히 발을 내딛는 모습을 아름답게 보여 줍니다.

배움이 전하는 행복 둘,
나를 사랑하게 됩니다

이 그림책은 온전히 주인공의 삶에 집중합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잘한다 못한다 평가하지도 않습니다. 오직 주인공이 좋아하는 일, 주인공이 잘 해내는 모습을 또렷이 보여 주지요. 그렇게 주인공은 배우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만족스러워하면서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도 배웁니다. 나를 사랑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주인공이 가족을 위해 뜨개질과 심벌즈를 배운 것처럼요. 더불어 누구한테나 배울 수 있다는 넉넉한 마음도 가지게 됩니다. 물속에서 숨 쉬는 방법을 물고기한테 배운 것처럼 말이에요.

배움이 전하는 행복 셋,
배우기에 늦은 때는 없습니다, 평생 배워야 하니까요

주인공은 늘 활기찹니다. 배우고 싶어 하는 마음도 크고, 열심히 배우고자 노력합니다. 어쩐지 주인공은 아이 혹은 젊은 사람처럼 비추어지지요. 그런데 마지막에 주인공의 생일잔치가 열리면서 할머니였음이 밝혀집니다. 그렇게 작가는 배움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유쾌하게 풀어냅니다. 배우기에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배움에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고 넌지시 말해 주지요. 우리는 모두 평생 배우며 살아갑니다. 커다란 일, 특별한 일만 배워야 하지 않습니다. 작은 일, 평범한 일을 해내는 것 또한 배우는 일이지요. 배움을 일상으로 받아들인다면 배우기에 늦은 때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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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할머니

편지 할머니

이상배 | 그림 김도아 | 키다리
(발행 : 2018/11/20)

편지 한 장에 실어 보내는 마음 한 조각

편지는 아날로그의 대표주자

먼 해외로 여행 중, 아름다운 경치를 만나면 사랑하는 사람, 그리운 사람, 고마운 사람에게 엽서 한 장 띄우고 싶은 마음이 든다. 세계 어디에 있든 실시간으로 통화할 수 있고, 문자며 사진을 전송할 수 있는 시대인데 직접 손으로 사연이나 감흥을 적은 엽서, 편지 한통을 보내고 싶어지는 것은 어떤 마음일까?

그렇다, 오늘날 편지는 사실 잊혀가는 소통수단이다. 그 이유야 두말할 것도 없이 공간의 제약을 허물어 실시간 소통을 가능케 한 기술의 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순간, 사람들은 직접 손으로 쓴 손편지의 유혹을 느끼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편지에는 문자, 이메일, 전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추억의 향기, 사람의 향기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기술은 빠르고 편리하지만 휘발성, 일회성의 성질이 강하다. 사람들은 그 덕에 편리한 세상을 살고 있지만 반면에 넘치는 정보와 소통 속에서 급격한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즉흥성이 대세인 디지털 세상에서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아날로그를 추억하며 정이 깃든 느림을 찾기도 한다. LP 판이, 필름 카메라가 다시 유행하는 일이 생판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편지는 아날로그 중에서도 가장 아날로그다.

멀리 사는 친구, 친지, 애인에게 소식을 전하는 편지 한 통 쓰는 일을 상상해 볼까? 잘 지내시냐, 별고는 없으신지, 먼저 안부를 묻는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낸다. 별것 없는 소소한 일상을 떠올리고 생각을 정리하여 한 줄 한 줄 사연을 적는다. 사연에는 느낌, 감회, 소회, 생각이 담긴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는 일들을 적는 일도 그렇게 쉽지 않다. 어떤 단어로 어떤 감정으로 써내려갈 것인지 심사숙고한다.

그렇게 쓴 편지가 당사자에게 배달되고 읽혀지면 보낸 이의 감정은 어떻게 전달될까? 편지를 읽는 이는 단어마다 담긴 상대방의 마음과 생각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편지는 느리고, 생각이 깊게 담기는 그런 매체이다.

편지의 시대를 추억하며

“편지 할머니”는 우리의 아름다웠던 시절을 추억하는 그림책이다. 볕 잘 드는 카페에서 이동순 할머니가 손주 승민에게 편지를 쓰면서 열 살적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이다.

편지 할머니의 어릴 적 가장 소중한 추억의 편지 상대는 군대 간 큰오빠다. 하루가 멀다 않고 열 살 동순이는 큰오빠에게 위문 편지를 보낸다. 그리고 오빠의 답장을 기다리는 것도 즐거운 일과 중 하나다. 그 즐거움은 역시 동순의 모든 가족, 교동 목수집 가족들 모두의 일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작은오빠 이동준에게는 형의 편지보다 더 관심가는 편지가 있다. 좋아하는 이성친구 혜옥과의 편지다. 한복 디자이너가 꿈인 혜옥을 위해 한복 시리즈 우표를 대신 사기 위해 추운 겨울도 마다않고 우체국 앞에서 긴줄을 서는 것은 예삿일이다. 그런 작은오빠의 쪽지편지를 엿보고 흉보는 것도 막내 동순에게는 소소한 즐거움이다.

이상배 작가는 교동목수집 가족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지만, 그 안에 7~80년대의 편지에 대한 전반적인 모습들을 빼놓지 않고 작품 전체에 잘 녹여냈다. 온 동네의 대소사며 시시콜콜한 사연까지 다 알고 있는 우편 배달부, 고된 훈련 후에 편지 쓰는 국인들, 국군의날이나 연말의 연례행사 국군장병 위문편지 쓰기, 기념우표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던 풍경.

그리고 김도아 작가는 빈티지한 스타일의 그림으로 이 추억의 풍경들을 생생하게 그려놓았다. 책장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어느 것 하나 아련하지 않은 추억이 없다. 누구에게나 집안 구석 어딘가에 묵혀 둔 편지 다발이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그 편지들을 꺼내어 과거를 추억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편지 쓰는 풍습은 많이 사라졌다. 편지를 애정하는 이들이 물론 있기는 하지만 확실히 편지는 대세는 아니다. 그렇다고 느려서 불편하고 없어져야 할 구물은 결코 아니다. 지금의 어린이들이 자라서 10년 후, 20년 후 또는 더 먼 미래에 장년이 되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을 때 빛바랜 편지를 꺼내어 과거의 향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추억은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행복을 소환하는 마법이다. 지금 주고받는 편지 한 통은 미래 언제고 꺼내 놓을 수 있는 행복을 예약해 놓는 것과 마찬가지다. 교과서에 나오는 학습 단원으로서의 편지글만 아니고 실제로 현실에서도 편지 쓰는 일이 흔해졌으면 좋겠다.


멸치 챔피언

멸치 챔피언

글/그림 이경국 | 고래뱃속
(발행 : 2018/11/16)

‘건강한 배’ 챔피언 자리를 두고 벌이는 한판 승부 

스몰치 선수와 빅크 선수가 링 위에 오르자, 뜨거운 함성 소리와 함께 ‘건강한 배 결승전’ 경기가 시작된다. 당근 아나운서와 햄 해설 위원의 감칠맛 나는 중계가 경기의 재미를 더한다. 작고 가냘픈 스몰치 선수와 엄청난 몸집의 빅크 선수, 언뜻 보면 이미 승패가 결정된 듯하다. 역시나 초반부터 빅크 선수가 강력한 펀치를 날리며 쉴 틈 없이 스몰치 선수를 몰아붙인다. 두 번이나 녹다운된 스몰치 선수! 카운트가 끝나기 전에 일어나긴 했지만, 경기를 관람하는 자연식품들의 표정이 점점 우울해진다. 한편 탄산음료, 사탕, 크래커 등 정크푸드들의 환호성과 응원 소리는 커져만 간다. 빅크 선수는 끝까지 여세를 몰아, 챔피언 타이틀을 얻을 수 있을까?

자연식품 vs. 정크푸드 

결승전 답게 스몰치와 빅크를 응원하는 식품들의 응원 열기도 만만치 않다. 각종 과일과 채소 등 자연식품들은 스몰치를, 탄산음료와 과자, 패스트푸드 등 정크푸드들은 빅크를 응원한다. 정크푸드는 고열량의 한 끼 식사를 간편하게 할 수 있고 대량생산을 통해 싸게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우리 생활에 널리 퍼져 있다. 비스켓 가문의 빅크는 정크푸드의 대표선수답게 나트륨, 포화지방, 당 등을 많이 섭취해 커다란 몸을 만들어 경기에 나섰다. 이에 맞서는 멸치 가문의 스몰치는 햇빛과 바람을 맞으며 자연적으로 성장해서 작지만 인, 철분, 비타민, 칼슘, 칼륨 등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했다.『멸치챔피언』은 스몰치와 빅크의 생동감 있는 권투 대결을 통해 자연식품과 정크푸드에 대해 얘기한다. 스몰치와 빅크의 흥미진진한 대결에 이끌려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멸치와 과자의 차이점, 곧 자연식품과 정크푸드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햄과 과자만 좋아하는 아이에게 슬쩍 이 책을 권해 볼 것을 추천한다. 밥상 위의 멸치를 새롭게 바라보게 될 것이다. 편식하지 않고 멸치 반찬도 씩씩하게 먹을 줄 아는 아이라면 이 책을 보며 자신감과 뿌듯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키워야 할 힘!

빅크의 무시무시한 몸집은 마치 작은 멸치를 쉽게 제압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작은 멸치는 빅크의 거대한 몸집에 밀려 위기에 처하지만 끈기 있게 마지막까지 지치지 않고 버텨내 마침내 챔피언이 된다. 이 둘의 승부를 가른 건 힘을 키우는 훈련방법에 있었다. 정크푸드의 대표주자로 결승전에 나온 빅크는 고칼로리로 빠른 시간에 칼로리를 늘려 몸집을 키운다. 이에 반해 멸치는 햇빛과 바람을 맞으며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하며 자연스럽게 체력을 기른다. 결국 몇 번 쓰러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체력을 키운 스몰치와는 달리 빅크는 한 방의 펀치에 쓰러져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

비단 이 이야기는 우리의 먹거리에만 머물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키워야 할 여러 가지 힘들에도 적용될 수 있다. 체력뿐 아니라 지식이나 인성 같은 우리의 마음 속 힘을 키우는 방법도 다르지 않다. 급하게 갑자기 키운 힘이 아니라 오래도록 꾸준히 갈고 닦아서 자연스럽게 키워낸 힘만이 진정한 힘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진정한 힘이란 쓰러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생활 속에서 발견한 이야기 

작가는 전작 “참! 잘했어요”에서처럼 생활 속의 작은 단서를 놓치지 않고 그림책으로 풀어냈다. 이 책은 멸치를 먹다가 문득 떠오른 ‘뼈대 있는 가문’이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뼈대 있는 가문의 멸치에서 시작해서 자연식품과 정크푸드의 대결로 생각을 이어가고, 이 대결을 권투라는 스포츠와 접목하여 역동적인 그림을 통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스피드와 박진감이 느껴지는 그림과 등장인물들의 실감 나는 대사가 어울려, 실제 경기를 관람하듯 책 속에 흠뻑 빠지게 된다. 이에 더해 장면마다 울고 웃는 다른 식품들의 모습들과 아나운서와 해설가의 표정은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해 준다. 식탁에서 ‘멸치 좀 먹어!’라고 얘기하기보다 이런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을 생기게 하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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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증정 그림책

가온빛지기

그림책 놀이 매거진 가온빛 에디터('에디터'라 쓰고 '궂은 일(?) 담당'이라고 읽습니다. -.- ) | 가온빛 웹사이트 개발, 운영, 컨텐츠 편집, 테마 및 기획 기사 등을 맡고 있습니다. | editor@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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